[나노과학기술대학원 김용현 교수팀]기존 AFM, STM 보다 더 빠르고 자세히 관찰 가능… 전자 상태의 에너지 미분값을 얻어 높은 민감도와 해상도 가능해

우리 학교 나노과학기술대학원 김용현 교수팀이 열전현상을 이용해 기존 현미경보다 넓은 범위를 더 정교하게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 이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여호기 박사가 발견한 현상을 물리학적으로 설명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 온라인판 7월호에 게재되고 이후 이번 달 지면에 게재되었다.

관측 범위와 크기에 한계가 존재했던 기존의 현미경

현재 활용되고 있는 원자간력 현미경(Atomic Force Microscope, AFM)은 탐침과 시료 사이에 작용하는 전자기력 등 다양한 힘의 크기를 측정하여 시료의 정교한 모습을 관찰하는 현미경이다. 탐침은 작은 물질을 관찰할 때 전류나 힘 등으로 시료의 특성을 측정할 수 있게 한다. 이 현미경은 실용성이 높고 빠르게 시료의 이미지를 빠르게 얻을 수 있지만, 원자와 원자사이의 힘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자단위까지의 관찰은 불가능하다. 반면 주사터널링 현미경(Scanning Tunneling Microscope, STM)은 전자를 시료에 쏴 시료의 모습을 보기 때문에 전자단위까지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탐침과 시료 사이에 흐르는 전류 때문에 관찰 결과가 왜곡될 수 있고 열로 인해 발생하는 잡음보다 신호가 약해지면 의미있는 결과를 얻기가 까다롭다. 게다가 주사터널링 현미경은 넓은 범위를 관찰하기도 어렵다.

열전압을 이용해 시료를 빠르고 자세하게 관찰 가능해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열전압을 이용해 시료를 관찰하는 방법이다. 전자는 기체처럼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경향 때문에 전압이 생기는 것을 열전현상이라고 한다. 열전압을 발생시키기 위해 탐침과 시료 사이에 온도차이를 만들면 탐침은 시료 위를 이동하며 각 부분에서 열전현상에 의한 전위차를 기록한다. 김 교수팀은 여 박사가 고안한 이 장치에서 도출된 결과가 전자 상태의 에너지 미분 값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열전압 현미경에서는 미분 값을 얻기 때문에 원자간력 현미경에서는 관찰할 수 없던 그래핀의 결점, 특징들을 관찰할 수 있다. 

 
▲ (a), (c) 그래핀을 AFM으로 찍은 사진. (b), (d) 열전압 현미경으로 찍은 사진=열전압 현미경으로 찍은 사진의 원자 배열과 구조가 더 뚜렷히 보인다/ 김용현 교수 제공
 

전자 상태의 에너지 미분 값을 자연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의 의미는 크다. 기존에 사용되던 주사터널링 현미경은 에너지 미분 값을 얻으려면 각각의 전자 상태 값을 구해 컴퓨터로 계산을 해주어야 했지만, 열전압 현미경은 바로 에너지 미분 값을 측정할 수 있다. 이는 마치 기존 방법은 차량의 위치밖에 기록하지 못해 속도를 구하기 위해서는 위치와 시간을 따로 기록해 계산을 해주어야 했다면 새로운 방법은 차량의 속도를 바로 구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컴퓨터를 통해 계산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열전압을 이용해 관찰하는 방식은원자간력 현미경처럼 넓은 영역을 빠르게 스캔할 수 있고, 주사터널링 현미경처럼 전자단위까지 관찰할 수 있다. 그리고 주사터널링 현미경처럼 전류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압을 사용하여 관찰하기 때문에 큰 저항을 사용하면 시료에 미치는 영향도 적다. 옴의 법칙으로 인해 같은 전압이라도 저항이 커지면 큰 전기장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또, 신호의 강도가 충분히 세 열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한 극저온을 유지할 필요 없이 상온에서 관찰이 가능하다.

후속 연구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

주사터널링 현미경은 전자의 양자 상태 등을 보기 위해서 극저온을 유지해야 하고 유의미한 결과를 얻는 것도 힘들어 사용이 제한적이다. 이와 달리 열전압 현미경은 사용 폭이 넓다. 상온에서 사용이 가능하고 전자의 양자 상태 등을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주사터널링 현미경에서는 감지하지 못했던 그래핀 상의 구겨짐 등을 관찰할 정도로 민감도가 높아 그래핀을 이용한 전자소자나 반도체 연구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열전압 현미경은 최초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향후 다양한 후속 연구가 행해 질 수 있다. 김용현 교수는 “이번 실험은 고진공에서 진행되었으나 저진공, 나아가서 공기 중에서 열전압 현미경을 이용할 수 있을지 확인하는 것도 기대되는 과제다”라고 말했다. 또, 수중에서 관측이 가능하다면 생체물질에 적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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