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를 검거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수사관이 피의자를 신문하게 된다. 신문은 수사관과 피의자의 진실 게임이다. 수사관은 피의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분석해 진범인지 아닌지와 사건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 피의자의 완벽하지 않은 기억과 거짓말을 피해 사건의 진상과 마주치기 위해서 수사심리학이 이용되고 있다. 수사관은 신문에서 일어나는 피의자의 즉각적인 반응을 심리학으로 분석해 진실을 구별한다.  

신문 과정 중 피의자의 행동을 관찰할 때 수사관은 5가지의 기본원칙을 지켜야 한다. 첫째, 질문 후 3~5초간 피해자를 주목한다. 피의자는 내적인 정보처리과정을 거치면서 동작이 순간적으로 변화하는데 이를 주목해야 한다. 둘째, 거짓말을 할 때 나타나는 행동징후들이 드러나는지 확인한다. 셋째, 피의자의 일반적인 행동패턴을 기본으로 잡고 피해자에게서 나타나는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넷째, 행동관찰은 상호적이다. 피의자 역시 수사관의 행동에 따라 반응하기 때문에 수사관 자신의 행동에도 유의해야 한다. 다섯째, 피의자가 진범일 경우와 무고할 경우에 각각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예측하면서 질문을 던진다. 피의자의 행동은 순간적으로 이뤄져 이를 염두하지 않으면 중요한 행동징후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사관은 신문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리드 테크닉도 사용한다. 우선 직접 대면해 피의자가 범인임을 명백히 밝힌다. 피의자의 성격에 따라 적절한 수사 화제를 개발해, 피의자에게 사실대로 진술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신문 초반에 수사에 대한 상황이 어떠한지 설명해 준다. 제삼자를 도입해 경계를 줄이기도 한다. 피의자를 피해자의 입장에 서도록 한 후 두 명의 가상적인 범인을 설정해 입장을 바꿔보기도 하며, 피의자를 동정하는 화제를 사용하거나 어느 정도의 책임을 지울 수 있는 타인을 비난해 피의자와 소통한다. 범죄 행동을 계속하면 피의자에게 무익하다는 점을 강조해 진실을 털어놓게 한다. 또한 피의자가 반대논리를 펼칠 때는 이를 막고 바로 수사화제로 돌아가야 한다. 피의자에게 양자택일적 질문을 제시해 피의자로 하여금 사건의 세부사항을 말하게 해 정보를 얻어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자백 후 면담을 통해 피의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수사를 마무리한다.
지금까지는 피의자의 신문을 통한 진범 여부 확인은 수사관의 경험과 직관적 판단에 따랐다. 따라서 피의자로부터 자백을 받은 것이 진실인지에 대한 의문이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심리학을 통해 정립된 수사기법은 보다 정확한 피의자 분석을 도와 앞으로의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표현 하나, 손짓 하나까지 분석하는 수사심리학으로 실체적인 진실 발견과 인권보장의 조화가 실현될 것이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