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과학 보도의 양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보도를 실을 수 있는 매체가 지면, 혹은 정해진 방송 시간으로 한정되었던 옛날과 달리, 온라인 상으로 얼마든지 기사를 배포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홍보 자료가 배포되고, 논문에 접근하기도 쉬워졌다. 하지만 양적 성장이 곧 질적 성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홍보 자료를 그대로 베끼 는 언론의 잘못된 관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두된 신조어 ‘처널리즘’은 이러한 관행을 정면으 로 비꼬고 있다.

처널리즘은 대량으로 찍어낸다는 뜻을 가진 영어단어‘churn out’ 과‘journalism’의 합성어다. 문자 그대로 기사를 양산한다는 뜻이다. 이 단어는 영국 일간지 자유기고가인 닉 데이비스가 자신의 저서 <평평 한 지구>에 언급하며 널리 유행했다. 처널리즘은 2009년 세계과학저널리스트 회의에서 한 꼭지로 다뤄지며 화두로 떠올랐다. 영국에서는 기사와 홍보 자료의 일치도를 보여주는 처널리즘 닷컴(churnalism.com)이라는 누리집까지 생겼다.

/처널리즘 닷컴(churnalism.com) 누리집 갈무리

우리 학교 의 연구성과 보도에서도 처널리즘을 확인할수있다. 지난한달간발표 한 4개의 연구성과 보도자료를 기사 와 비교한 결과 모두 일치율이 70% 가 넘었다.

홍보자료를 베끼면 취재 내용을 다층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홍보자 료는 어디까지나 좋은 측면을 강조 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다. 의미의 확대나 축소,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 비교적 일상적인 과학 보도에서도 왜곡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예를 들어, 한국천문연구원이 발표한 ‘강력한 태양폭발 현상 발표’라는 홍보 자료에서 일상 생활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명시했지만 통신 장애가 올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경우가 있다.

부산일보 박종인 기자는 “보도자료는 대체로 비판이나 문제점 지적보다 (사안을) 극찬하는 형식으로 홍보한다” 라며 “곧이 곧대로 기사화 하다가는 비판기능이 죽은 기사가 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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