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눈으로 과학을 보다, 아티언스‘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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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눈으로 과학을 보다, 아티언스‘공존’
  • 김하정 기자
  • 승인 2013.09.17 2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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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융합의 시대다. 사회 이곳저곳에서 다양한 융합을 시도한다. 수많은 시도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보통‘그들만의 리그’로 인식되는 예술과 과학의 융합이다. 가장 멀리 떨어져있다고 알려진 예술과 과학이지만, 본질을 찾아서 헤매는 인간의 행위라는 점에서 가장 가까운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대전예술과학레지던시 프로젝트의 일부로 예술가들이 연구원에 입주해 생활하 면서 과학을 접하고, 영감을 얻어서 창작한 작품을 대흥동의 대전창작센터에서 <공존>이라는 이름으로 전시 한다. 과학과 가장 가까운 곳에 서있는 입장에서 잠깐이나마 벗어나 예술가의 눈으로 과학을 바라보는 새로운 만남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양아치

'나는 특히‘구운몽’에 관심이 간 다' 이짧은한마디가작품을설명하고있다. 두 가지 색의 화면이 구운몽 속 한 문단과 나란히 놓여있다. 현세와 내세를 오가는 듯 한 몽환적인 화면 속에서 내가 나비가 되었는지, 나비가 내가 된 것인지 모르겠다는 장자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의미 없이 흘러가는 화면 위에 렌즈를 올려놓은 듯 전체가 일렁거린다. 한 편의 화려한 꿈과 같은 작품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는지는 그 꿈을 꾸는 사람의 몫일 것이다. 기술을 과시하기 보다는 필요한 부분에만 최소한으로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한유주와 이다영

소설가 한유주와 시각디자이너 이다영이 만났다. A4 세 장 정도의 짧은 소설‘다섯 개의 시간 다섯 개의 공간’을 한유주가 쓰고, 문장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한유주의 문장을 재구성해 CHP 필름에 프린트 한‘본 연의’원형, 그것을 벽에 투영해 만들어낸‘상’과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그림자까지 모두 작품이 된다. 융합의 시도가 처음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내더라도, 이 결과물은 새로운 그 자체가 된다. 예술과 과학의 융복합을‘무언가를 구성해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여기는 이다영의 속내를 엿볼 수 있다.

문준용

자기장은 자석을 배치하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모양으로 나타난다. 자기장이 있는 곳에 나침반을 놓으면 자기장의 모양을 바늘의 방향으로 도식화 할 수 있다. 디지털 아티스트 문준용은 자기장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도식화했다. 자석이 만드는 자기장을 부드러운 자기력선으로 표현하 고, 자석을 다양한 방법으로 움직이며 나타나는 변화를 보여준다. 극에 따라 다른 색을 입히기도 하고 자기 장의 세기에 따라 채도의 차이를 둬 화면 전체가 생동감 있게 움직인다.

한승구

책상 위에 아두이노(Arduino)라 는 전자기판과 여러 가지 회로가 놓여있다. 벽에는 회로와 전선으로 연결된 커다란 톱니바퀴가 걸려있다. 톱니바퀴는 천천히 원운동을 하다 무엇인가에 걸려 멈추고, 풀림과 조임을 반복한다. 그는 원운동을 하는 물체의 방향을 바꾸는 과정으로‘변화’는 완벽한 구조에서 올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타인과 나의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도와 나아가는 것이 진정한 공존이라고 주장한다.

전병삼

어두운 방 안으로 들어가면 커다란 스크린 가운데 작은 눈 하나가 눈동자를 굴리며 관객을 응시한다. 스크린에 가까이 다가가면 하나의 눈이 수백 개로 변해 화면을 가득 채우고, 눈동자들은 내가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서 움직인다. 불규칙하게 깜빡이는 눈들을 멀리서 바라보면‘점’ 이라는 커다란 글씨가 화면에 생긴다. 점과 점이 만나고 관찰자의 움직임과 소통하며 모든 조형의 시작인 ‘점’을 강조한다.

박형준

박형준은 한국기계연구원의 나노 자연모사연구실에서 진행하는‘물’ 에 대한 연구를 관찰해 영감을 얻어 작품을 만들었다. 물 분자를 추상적으로 단순화한 육각형 모형을 종이에 그려내고, 사람의 몸에 문신을 새기는 행위예술을 펼치기도 한다. 또, 연구원들과 직접 소통하며 제습기를 미적으로 가꾸는 과정도 도안부터 디자인까지 상세히 소개되어있다. 작품을 통해 자연에 대한 인간의 기술적 태도를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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