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를 보여주는 영화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운명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 영화‘관상’에 서 관상쟁이 송강호는 사람들의 얼굴을 통해 그들의 운명을 읽는다. 대물급 캐스팅과 더불어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독특한 소재 덕분에 영화는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영화‘관상’이 어떤 면모를 지녔는지 살펴보자.

관상쟁이 내경(송강호 분)은 양반집안 출신이다. 아버지 때문에 역적 집안으로 몰린 이후 처남 팽헌(조정 석 분), 아들 진형(이종석 분)과 셋이서 한적한 시골에서 살아간다. 기방의 주인 연홍(김혜수 분)은 용하다는 관상쟁이 내경을 찾아와 한양에서 함께 일하자고 유혹한다. 아들을 끔찍하게 사랑하는 내경은 아들을 위해 한양에 올라갈 결심을 하게 되지만 아들 진형은 벼슬에 오르기 위해 출가한다. 

세상물정 모르고 상경한 이들 앞의 한양은 어지럽기만 하다. 중병을 앓고 있는 임금과 어린 왕자는 권력을 탐하는 수양대군(이정재 분)의 표적이 되어있었다. 내경은 용한 관상쟁이로 소문이 나게 되고 역모를 막는데 힘써달라는 임금의 부탁을 받기에 이른다. 내경은 수양대군을 견제할 수 있는 가장 큰 세력인 김종서 (백윤식 분)의 편에 서서 수양대군의 역모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관상’은 2시간이 넘는 긴 상영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했다.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확실했지만 불필요한 장면들이 많아 산만했다. 중간 중간 세부적인 내용을 담은 짧은 장면들은 줄거리의 집중도를 흩트렸다.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 내용 을 담아야 하는 영화를 제작하는 입장에서 욕심을 줄이고 더 신경을 썼더라면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중심 소재인 관상과 사람의 인생 사이의 관계에 대해 뜬금없이 결론을 내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럼에도 끝까지 영화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아들을 끔찍이도 아끼는 내경의 진솔한 모습 덕분이었다. 혹여나 역적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들킬까 아는 척도 못하고 멀리서 바라보며 몰래 아들을 챙기는 모습 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소재인 가족애를 내세워 정해진 운명을 막기 위한 내경의 모습을 그려 영화의 몰입도를 높였다. 여유를 갖고 익숙한 가족애라는 소재 와 생소한 관상이라는 소재를 결합 한‘관상’만의 독특한 매력을 느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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