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영화 ‘나우유씨미: 마술사기단’이 개봉했다. 이 영화는 예고편부터 환상적인 마술의 향연을 선보이며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다. 계속해서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나우유씨미’를 만나보자.
다니엘(제시 아이젠버그 분)을 비롯한 네 명의 길거리 마술사는 우연한 계기로 마술팀 ‘포 호스맨’을 결성한다. 1년 후 ‘포 호스맨’은 라스베가스에서 3초 만에 파리 은행의 돈을 털어 관객에게 뿌리는 마술쇼를 성공시킨다. 곧이어 FBI 수사관 딜런(마크 러팔로 분)은 도난 혐의로 ‘포 호스맨’을 쫓는다. 이들은 FBI의 수사망을 교묘히 피해가며 다음 마술쇼를 예고한다.
‘나우유씨미’는 반전이 있음을 초장부터 슬쩍 알린다. FBI 내부에 ‘다섯 번째 호스맨’이 있다는 것을 여러 인물의 입을 통해 강조한다. 흔히 반전영화에서 복선은 인물의 행동으로 드러난다. 사소한 행동의 스펙트럼이 거대한 반전을 이룰 때, 관객은 전율에 빠진다. 더 은밀히, 교묘히 표현할수록 영화는 대작의 반열에 오른다. 관객은 복선을 찾으며, 누가 ‘다섯 번째 호스맨’일지 추리한다. 아쉽게도 그들은 절대로 배신자가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 영화 내내 복선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전이 공개되면 상당히 황당하다. 이쯤 되면 반전이 아니라 ‘뜬금포’다.

또한 반전을 구성하는 인물의 구도가 진부하다. 영화는 반전의 인물을 숨기기 위해 다른 인물을 배신자로 몰아간다. 하지만 수법이 상당히 솔직해서 단번에 저 인물이 배신자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얼마전 비슷한 구도를 가진 ‘숨바꼭질’이 영화계를 휩쓸고 난 후라 예측이 더욱 쉽다. 이런 구차한 클리셰가 영화를 단조롭게 만들어 지루하다.

그럼에도 영화가 좋은 이유는 담고 있는 유쾌한 메시지 때문이다. 좋은 마술은 두 조건을 전제로 한다. 바로 좋은 관객과 좋은 마술사다. 좋은 관객은 마술을 있는 그대로 즐긴다. 그들은 마술을 ‘교묘한 속임수’로 이해하지 않고, ‘소소한 유쾌함’으로,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좋은 마술사는 사심 없이 순수하게 마술을 사랑한다. 하지만 순수함에 외적인 요소가 개입되면 마술의 가치가 퇴색된다. 다른 이의 마술을 까발리며 돈을 버는 마술사, 마술을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사업가 모두 대가를 치르게 된다.

마술사와 관객 사이의 진솔한 소통으로 마술의 참의미가 빛을 발한다. 이는 영화처럼 관객과 함께하는 모든 매체가 가지는 공통점이다. 그들이 열정으로 준비하면 관객은 즐거움으로 보답한다. 그러니까 ‘나우유씨미’는 그저 보이는 그대로 즐기면 되겠다. 그것이 바로 이 영화를 감상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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