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외면 받는 근대유산이지만, 그것을 지키려는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자체와 연구기관이 협력해 근대유산을 연구하고 예술가들이 공연을 열기도 한다. 또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문화재청의 프로그램도 있다. 주위를 조금만 둘러보면 근대유산을 보호 할 수 있는 방법이 아주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관사주택 42호의 재발견
철도 관사촌을 가로지르는 솔랑시울길 한편에 관사주택 42호가 있다. 이 관사주택은 다른 관사주택에 입주한 대전의 젊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들을 전시하는 장소로 사용하고 있다. ‘소제관사 42호’ 현판 아래에는 지금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 전시회가 소개되어 있었다.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많았던 관사촌을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만드는 소중한 시도로 보인다.

죽어가던 소제동 관사촌을 되살리는 시도는 ‘대전 근대 아카이브즈 포럼’에서 진행한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지역문화컨설팅사업’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대전 근대 아카이브즈 포럼에서는 교수들이 모여 건축, 미술, 역사 등 다방면으로 대전 시내에 위치하는 근대유산을 재조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포럼의 연구와 활동은 단순히 대전의 근대사 자료들을 수집하는데 그치지 않고, 근대유산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전시회 등을 개최하면서 우리의 삶으로 가져오려는 시도까지 이른다.

‘한문화재 한지킴이’ 활동
문화재청에서 모든 문화유산을 관리하기에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예산도 많은 편이 아니므로 행정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한문화재 한지킴이’ 활동이다. 시민 각자가 자신이 원하는 문화재의‘문화재 지킴이’가 되어서 문화유산이 훼손되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살피고, 주변을 정화하는 활동도 펼친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문화재 지킴이’가 되어 소중한 문화유산들을 주변에 알리는 일까지 하는 참여 위주의 제도다. 대부분이 사는 곳과 가까이에 있는 근대유산을 보살피기에 딱 맞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활동들은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고 소규모로 이뤄진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이론적 연구를 잘 갖추고 실생활에서는 사람들이 스스로 근대유산을 아끼려는 노력을 하면 많은 사람이 근대유산의 중요성을 깨달을 날이 오지 않을까. 우리의 역사를 아는 것은 우리 주변에 깃들어 있는 역사를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우리나라 근대유산의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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