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교 입학 후, 정치색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대선이 있기도 했거니와 내가 들어간 동아리의 성격이 꽤나 왼쪽으로 치우친걸 보고 컬쳐 쇼크를 받은 것도 내 고민에 한 몫 했으리라.

진보와 보수의 싸움은 시대를 막론하고 정치계의 뜨거운 감자이다. 조선시대 훈구와 사림의 대립부터 시작해서 야당과 여당의 갈등,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베와 오유의 대립, NLL사건과 주한미군 철수, 기득권과 비기득권의 대립, 최근에는 한 국회의원이 종북 세력이라는 의혹이 불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 광경을 보며 의문을 가진다. ‘갈등사이에서 과연 정의는 존재하는 것일까?’ 사실에 대해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고 생각이 다를 뿐인데 양쪽은 서로 자신이 옳다며 서로를 깎아 내린다.

최근 이석기 의원 사건을 보고도 생각이 복잡했다. ‘보수측의 사람들은 약간의 빌미를 잡아 마녀사냥을 하는 것이 아닐까, 본인이 시인한 것도 아닌데.’ ‘진보측의 사람들은 뭘 믿고 무조건 자신들의 수장을 두둔하는 것일까, 혹시 정말 간첩이면 어쩌려고.’

제 3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이 둘의 싸움은 대부분 무의미해 보인다. 조금만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상대방의 주장이 나온 이유를 생각한다면 고래싸움에 등터지는 새우들의 삶이 조금이나마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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