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을 하다가 동료기자와 평범하게 아침에 순대국밥을 먹으러 갔을 때의 이야기다. 맛있게 순대국밥을 먹고 있는데 테이블 건너편에서 최신 유행곡 ‘빠빠빠’를 가사에 서남표 전 총장의 이름을 넣어(!) 부르고 있었다.

“남표! 남표! 남표! 남표!”

어떤 맥락에서 그랬는지도 모르고, 무엇이 그렇게 즐거웠는지도 모르겠지만 (우리 학교 학생이라고 생각되는) 그들은 곧 떠들석하게 다음 주제로 대화를 옮겨갔다.

서 전 총장에 대해서는 논란도 많았고, 그를 보는 시각도 다양했던 만큼, 그들이 정확히 어떤 의도로 그런 노래를 불렀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서 전 총장이 우리에겐, 그리고 학내 구성원에겐 단순히 연임에 실패해 쫓겨난 총장,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뜬금없이 순대국밥을 먹다가 전 총장을 부르짖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누군가에겐 서 전 총장이 ‘실패한 개혁가’지만 누군가에게는 ‘지나친 경쟁주의자’일 수도 있다. 이러한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시각과 평가가 모두 서 전 총장이라는 키워드 안에 담겨있다. 좋든 싫든간에 서 전 총장 임기동안의 카이스트 사회는 서 전 총장으로 상징된다.

요즘 택시를 타고 택시기사에게 우리 학교로 가달라고 하면 둘에 꼭 한 번 꼴로 받는 질문이 있다. “새로 온 총장은 잘 해요?”

지금까지 신문사에서 일하면서 보아온 바로는 ‘아직 잘 모르겠다’는 것이 필자의 대답이다. 강성모 총장은 이제 취임한 지 7개월째에 접어들었다. 아무래도 이 짧은 기간만으로 평가하기는 힘들다. 본격적으로 일을 추진하기 위해 조직 개편도 이제 막 진행되고 있는 참이다(관련기사 1면)

하지만 필자는 강 총장과 우리 학교의 미래를 아직까지는 긍정적으로 보고있다. 소통을 향한 의지와 제스쳐는 확고하며, 전임 총장을 교훈삼아 문제는 바로잡고, 좋은 점은 이어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도가 성공할지는 미지수이며, 여전히 많은 비판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우리 학교를 위해, 우리 모두를 위해 강 총장과 우리 학교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강 총장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사람으로 남을것인가. 앞으로 강 총장으로 기억될 카이스트의 4년간이 행복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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