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선택 과목 수강난 해소, 의지와 예산이 선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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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선택 과목 수강난 해소, 의지와 예산이 선결돼야
  • 카이스트신문
  • 승인 2013.07.2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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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학기 수강 신청 및 변경 기간 때마다 학부 학생들은 인문사회선택 과목 수강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수강 정원을 초과하는 과목은 추첨으로 수강 학생을 선발하기에 추첨에서 탈락할 경우를 대비해 꼭 듣고 싶은 과목이 아니더라도, 전공 시간과 겹치지 않는 인문사회선택 과목은 일단 수강 신청부터 하고 본다. 그렇게 허수가 늘어나다 보니 경쟁률은 더 높아지고, 추첨에서 당첨되기는 그만큼 더 어려워진다. 

하지만 추첨에서 떨어졌다고 낙담하기는 이르다. 담당교수에게 메일을 보내 추가로 수강을 허용해 달라고 조르거나, 수업 시간에 무작정 들어가서 수강변경원에 사인해 달라고 읍소하면 담당교수 재량에 따라 어쩌면 수강을 허락받을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인문사회선택 과목은 수강 정원을 초과하기 일쑤고, 심한 경우 개설 당시 수강 정원의 갑절을 넘기도 한다. 

인문사회선택 과목을 충분히 개설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 학교가 종합대학이 아니라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종합대학의 경우 인문사회과학 전공 학과 소속 전임교원이 전공과목 외에 교양과목을 한두 과목만 개설해도 학부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교양과목 수요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학교는 학부 학생 규모에 비해 인문사회과학 전공 교수가 턱없이 부족하고,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인 만큼 강의 수요만큼 전임이나 초빙교수를 늘리기도 어렵다. 

인문사회선택 과목 수강난이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닌 만큼, 강성모 총장 부임 이후 새로운 학부 교육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는 이제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 가정 먼저 선결되어야 할 과제는 인문사회선택 과목이 어느 규모로 확대되어야 하는지 적정 규모를 산출하는 것이다. 교육 수요에 비해 공급이 어느 정도 부족한지 정확히 파악되어야만 수강난 해소를 위한 체계적인 연차 계획이 수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문사회선택 과목의 적정 규모가 파악되면, 어떤 방식으로 과목을 늘려가야 할지 학내 구성원들 사이의 합의가 필요하다. 강의가 부족한 만큼 해당 분야의 전임교수를 초빙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안이겠지만,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에서 인문사회과학 분야를 전공한 전임교수를 강의 수요만큼 초빙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우교수를 초빙하는 것이 가장 적은 예산으로 과목을 늘리는 방안이지만, 그렇다고 강의 수요가 생길 때마다 대우교수를 늘려가는 것도 바람직한 해법은 아니다. 

논의만 무성하고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아직 모색된 바 없는 인문사회선택 과목 수강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산과 교원을 어느 정도 확충할 것인지 학내 구성원 사이의 합의가 필요하다. 학생들은 당장 다음 학기부터라도 수강난이 해소되기를 바라고, 인문사회과학과에서도 학생들의 요구만큼 강의를 늘릴 준비가 되어 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수강난 해소를 위해 예산과 교원을 어느 정도 확충해야 하며, 또 확충할 수 있는지, 학내 구성원 사이의 합의 과정을 거쳐, 의지를 가지고 실행에 옮기는 일이다. 학부 교육의 혁신 없이 세계 초일류 연구 중심 대학으로 성장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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