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하시는 만큼 이 바닥이 객쩍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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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하시는 만큼 이 바닥이 객쩍진 않습니다
  • 박소연 편집장
  • 승인 2013.06.03 2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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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과속스캔들’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과속했다는 것을 숨기려 한다. 악당은 기자들의 자신의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기자들을 도구로 사용하며, 기자들을 통해 주인공의 사생활을 만천하에 알린다. 

매스컴에 등장하는 기자들은 이렇듯 보통 정보 물색꾼이나 특종에 도착하는 사람 등 탐욕스러운 직업군으로 비치곤 한다. 전엔 나도 매스컴에 비친 기자들의 이미지를 곧이곧대로 받아 드린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취재부 기자 시절 기자회견 다니는 일이 많았는데, 나는 주요인물이 지나가더라도 다른 기성언론 기자들처럼 따라붙어서 질문하는 행위는 하지 못했다. 그때는 기자들과 같은 무리에 속해서 그들과 같은 부류에 속하기가 싫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학교 직원 중 한 명은 늘 우리 학보를 주요 언론 틈에 껴 있는 오징어 땅콩 같은 존재였다. 그날도 어김없이 그 직원은 우리를 심심풀이로 놀릴 심산으로 다가왔다. 너희는 회의실 개방 때 들어오지 말라는 것이다. 설전을 벌이다가, 난 어느 정도 포기하고 있었고, 어느정도 우리가 들어가지 못하는 걸로 결론이 났다.  그때 갑자기 뒤에서 여러 사람이 우리를 들여보내라고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는데 바로 다른 언론사들의 기자들이었다. 보도의 자유를 탄압받고 있는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해 한마음 한뜻으로 우리를 도운 것이다.   

기자들은 티비나 영화에서 보이는 것처럼 탐욕적인 존재는 아니었다. 생각보다 똑똑하고, 자기 생각이 투철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기자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절대기준이 있다. 내가 문화부 기자 시절 만난 한 PD에게 언론철학을 물어보자 그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쉬운 기준은 휴머니즘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것을 묻지도 따질 필요도 없이 객관적인 기준이라는 것이다.   

“선배님”이라 부르면서 질문을 할 때 살갑게 받아주며, 기꺼이 취재 정보와 사진을 공유하는 주는 것이 기자들의 세계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기자가 악역 혹은 악역이 음모를 꾸미는데 도구가 되곤 하지만 기자들이 밤새 회의장 앞을 지켜내면서 얻은 정보는 곧 우리를 위한 것이었음을 알아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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