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특이한 현상을 볼 수 있다. 10개의 도서 안에 최근 흥행영화 같은 이름을 가진 소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로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다. 이처럼 유명세를 타게 된 이유는 동명의 영화 <위대한 개츠비>가 지난 16일 개봉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나 캐리 멀리건 같은 굵직한 배우가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위대한 개츠비> 같이 소설이 원작인 영화에는 여러 문제점이 있다. 하나는 원본의 방대한 내용을 2시간 내외의 짧은 러닝타임에 우겨 넣기 어렵다는 점이다. 빠른 전개속도와 에피소드 간의 이질감은 관객의 이해를 흐린다. 그러므로 원작을 읽지 않은 사람이 영화의 흐름을 따라가기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위대한 개츠비>는 원작 소설의 분량이 적어 흐름을 따라가기 어렵지 않았다. 또한 중간중간 넣은 등장인물의 독백도 이해를 도왔다.
또다른 문제점으로, 관객이 소설에서 느끼는 긴장감을 느낄 수가 없다. 책을 읽는 독자는 능동적이다. 독자는 등장인물의 얼굴, 공간적 배경을 상상한다. 동시에 앞으로 일어날 일을 추리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반면 영화를 보는 관객은 수동적이다. 스크린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영화는 관객들이 상상할 틈을 주지 않는다. 끊임없는 정보의 흐름에 관객의 사고는 멈춘다. 그래서 소설을 읽으며 느끼는 긴장감을 느끼기 어렵다.
이는 <위대한 개츠비>에 특히 중요하다. 이 책의 두께는 새끼손톱 정도로 얇다. 이 얇은 책 안에서 독자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무수하다. 술과 도박에 찌든 뉴욕의 광기도, 비밀스러운 개츠비의 정체가 자아내는 호기심도, 개츠비의 비열한 첫사랑 상대에게 치솟는 구토감도 모두 책 한 권에서 느낄 수 있다. <위대한 개츠비>가 자아내는 감정은 유독 강렬하다.
영화로 다시 태어난 <위대한 개츠비>도 원작의 긴장감을 놓치지 않았다. 강렬한 색채감, 비트가 강한 배경음악, 재빠른 편집방식, 심지어 배우들의 외모조차 계획된 듯하다. 이런 치밀한 연출이 소설의 긴장감을 생동감 있게 전해준다.
이 영화는 단점을 찾기 어려운 영화이다. 연출이면 연출, 스토리면 스토리, 연기면 연기, 영화의 모든 구성이 완벽하다. 장점이 무수히 많은 ‘위대한 영화’ <위대한 개츠비>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 위너스브라더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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