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관에서 태국 음식을 팔고 교내에 성심당 튀소가 들어왔다? 이번 학기 경영학 개론 스페셜 프로젝트의 예들이다. 

축제 전에 창의관 1층 홀에서 ‘이거 사세요’ 라고 외치던 학생들, 아라에 광고를 올려서 스펨아닌 스펨으로 학교를 조금 소란스럽게 만든 학생들이 경영학 개론 스페셜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학생들이다.  관점에 따라서는 신성한 캠퍼스에 왠 학생 앵벌이가 등장해서 이 소란을 피는가 눈살을 찌푸리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지만, 아직 학생회 또는 본부에서 공식 항의가 들어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서는 대체적으로 귀엽게 보아 주시고 이해해 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다.

경영학 개론 과목을 담당한지 올해로 만 6년이 되었다. 처음에는 BEP 라는 프로그램의 한 과목으로서 이공계 전공인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비즈니스 경영이라는 것이 대체적으로 어떤 것인가를 소개하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경영과학과 부전공 복수전공 과목을 위한 필수 과목으로 진화를 했다.  그 과정에서 비즈니스 실습을 위한 스페셜 프로젝트를 하기 시작한 것이 대략 4, 5년 된 것 같다.

소프트웨어 과목에서 코딩을 안 해 볼 수 없듯, 비즈니스를 가르치는 과목에서는 비즈니스 실습을 안 하면 학습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실험적으로 시작한 것이 나름 교육효과도 좋고, 또 학교의 재미있는 행사중의 하나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


경영학 개론의 스페셜 프로젝트는 4-5명의 학생이 한 조를 이루어 소액의 투자금을 받아 대략 열흘간의 시간 동안 자신들이 구상한 비즈니스를 해서 돈을 벌어보는 프로젝트이다. 대략 수강생이 100명 언저리이니 20팀 남짓이 각 비즈니스를 행하는 것이다. 프로젝트 후 모이는 수익금의 절반은 학기말 종강 파티용 자금으로 쓰이고, 나머지 반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기부 등의 행위에 쓰인다. 가난한 이웃들을 위한 연탄 기부나 학교내의 화장실에 가글액 비치등이 그것들이다. 이는 사회에서 좋은 비즈니스를 하여 이익을 남겨 자기 자신을 위해 쓰고, 일정량은 사회에 환원하는 굿 비즈니스의 모델을 연습해 보는 것이다. 

지난 몇 해 간의 스페셜 프로젝트 중에 우여 곡절도 없지 않았다.  언젠가 한 팀이 돈을 벌기 위해 식권을 이용한 카드깡 비즈니스를 하다가, 학생 처장님에게 경고 전화를 받은 적도 있고, 어느 학과 사무실에서 과다한 광고물 부착에 대한 항의 전화를 받은 적도 있다.  어떤 학기에는 물방개 경주를 하는 야바위 비즈니스가 이슈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이슈들조차 학생들의 학습 포인트로 이용되었다. 좋은 비즈니스는 가치 창출이 되어야 한다는 점, 기업 윤리에 대한 고찰 등이 프로젝트 후 토론 거리가 되곤 했다.

전통 쌓는 것에 별 관심이 없는 우리 문화이지만, 개인적인 바람은 경영학 개론의 스페셜 프로젝트가 학교의 작은 전통으로 자리잡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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