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산책] 런닝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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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산책] 런닝맨
  • 김동우 기자
  • 승인 2013.04.10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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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개봉한 <런닝맨>은 전날부터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큰 기대를 모았다. 신하균의 첫 액션작품이자 미국 메이저 스튜디오 20세기 폭스사가 처음으로 투자한 국내산 영화다. 그러나 줄거리가 탄탄하거나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은 단순한 오락 영화라는 점은 아쉬웠다.
<런닝맨>이라는 제목 그대로 영화 내내 쫓고 쫓기는 내용이다. 영화의 시작부터 도심 한복판을 자동차가 질주하며 영화의 느낌을 잘 표현한다. 도주하고 싸우는 이 영화는 다른 액션영화와는 다른 점이 있다. 주인공이 특수 요원이거나 비범한 영웅이 아니라는 것이다. 주인공 차종우(신하균 분)는 차량 절도 등의 전과가 있지만, 낮에는 카센터 직원, 밤에는 콜 전문 기사로 사는 평범한 시민이다. 어느 날 차종우는 거금을 받고 공항까지 빨리 가달라는 대박 손님을 태우게 된다. 그러나 도착하고 보니 손님은 싸늘한 주검으로 변해있다. 경비원이 오자 당황한 차종우는 본능적으로 도망치면서 용의자로 몰리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손님이 죽기 전에 보낸 알 수 없는 사진 때문에 정체 모를 사람들로부터도 쫓기게 된다. 경찰서부터 종로, 동작대교까지 서울 곳곳에서 구르고 건물에서 떨어지는 등 ‘도망 전문가’의 무모함은 짜릿함을 선사한다. 물론 차종우가 도망만 다니는 것은 아니다. 아들 차기혁(이민호 분)을 위해서, 또 자신을 위해 죽었던 한 목사의 복수를 위해서 상암 월드컵 경기장, 공항 물류 창고 등을 누비며 고군분투한다.
훈훈한 가족애 역시 주목할 만하다. <런닝맨>의 주요 내용 역시 한 가족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가족애를 회복한다는 것이다. 차종우가 용의자로 몰려 경찰이 오자 “확실해요? 그 인간이 한 게?”라는 아들의 첫 마디는 냉랭한 부자 관계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아들이 도망갈 시간을 벌어주는 아버지나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계책을 세우는 아들의 모습은 훈훈하다. 특히 버스 안에서 죽음을 직감하고 아들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감명 깊다. 지령을 받은 국정원의 직원이 주는 긴장감과 다시금 확인하는 가족애가 뒤섞여 전해온다. 아들을 위해 자기희생을 보여주는 차종우의 모습과 아버지를 버리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차기혁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더한다.
하지만 영화 속의 액션이나 감동 모두 신선하지는 않았다. 근래 개봉한 <베를린>을 비롯해 대부분의 우리나라 액션영화처럼 자신을 위협하는 세력으로부터 도망치다가 복수하는 뻔한 줄거리가 전개된다. 싸우는 장면이나 추격전 역시 낯익다. 죽음을 앞두고 아들에게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클리셰에 가깝다. 익숙한 이야기 전개와 장면에도 지루하지는 않았다. 시종일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상황과 시원스런 액션 연기 때문이다. 충무로의 대표배우로 꼽히는 신하균의 연기는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에 몰입하게 했다.
이렇다 할 내용이 없는 영화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달리고 넘어지고 부딪히는 시원한 액션이 허전함을 달래준다. 아슬아슬한 위기와 통쾌한 반격으로 긴장감과 짜릿한 쾌감도 선사한다. 연기력이 돋보이는 신하균을 따라 온종일 도주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해보는 것은 어떨까?

▲ 20세기 폭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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