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대 대학원총학생회 <두런두런> 최수용 회장·함주연 부회장

 

<편집자 주>
밤낮으로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실, 그 옆에서 대학원생의 삶을 돌보는 ‘엄마’와 같은 존재가 있다, 대학원총학생회의 새 얼굴 <두런두런>을 만나보았다.   
 
어떤 계기로 출마를 결심했나
아무도 출마 안한 것을 보았다.(웃음) 타 대학에 있다가 KAIST에 오니까 혜택이 참 크게 느껴졌다. 다른 대학교에서는 전액 장학금을 500명 중에 3명 정도 준다. 그 장학금을 받으려고, 그리고 KAIST에 오기 위해 3,4년을 목숨 걸고 공부했다.
 
그런데 KAIST에 와 보니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재밌게 하는 것만으로 전액 장학금이 나와서 너무나도 고마웠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학교를 위해 일하고 싶었다. 그러다 원총의 존재를 알았고, 제40대 대학원총학생회 박찬 선배가 원총을 꾸려왔던 방향이 내가 생각했던 방향과 많이 비슷했다.
 
하지만 대학원 생활이 너무나 바쁘다 보니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 지도교수님께서 신문에서 원총 후보가 없다는 기사를 보시고 해보지 않겠냐고 권하셨다. 평소에도 (원총 회장직에) 마음이 있어서 부회장과 함께 출마했다.
 
지금까지의 원총, 아쉬웠던 점은
사실 학부 때는 원총의 활동이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대학원생의 생활에 관심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고, 07학번이다 보니 ‘징벌적 등록금 제도’를 겪으며 학부생이 제일 피해자라는 생각이 강했다. 막상 대학원에 오니 학부생보다 심한 대우를 받는 부분이 많았다. 대학원생은 기초생활 부분에 있어서 많은 문제가 있다. 학부생은 수업, 동아리 등을 통해 모이는 자리가 많아 문제를 함께 얘기할 수 있는데, 연구실 중심으로 생활하는 대학원생들 사이에는 소통이 거의 없다. ‘선배들도 겪은 것인데…’라고 생각하며 저런 것을 문제라고 깨닫지 못한 분도 많다고 본다. 원총의 역할은 이런 부분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원총 선거 투표율 높지 않다. 무관심을 나타내는 지표는 아닌가
문제점을 알면서도 이해가 된다. 대학원생은 정신이 없어도 너무 없다. 대학원을 오면 (학부 때보다) 책임감을 느낀다. 그 책임감을 지고 생활하다 보면 주변 일들에 관심을 많이 못 가진다. 이번 투표율 34%도 역대 신기록이라고 주변 분들이 말해줬다. 그렇지만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
 
공약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지
타대학 학생생이었던 입장에서, 이 학교에 처음 왔을 때 KAIST가 KAIST다운 운영이 안되고 있다고 느꼈다. 대학원생의 생활방식이 있는데 그것을 보조해 주는 운동시설, 버스 운영 등은 전혀 별개로 운영되고 있다. 원생의 일과는 밤 늦게 끝나는 반면 시설들은 다섯 시 땡 치면 문을 닫는 식이다. 모든 정책이 학생 위주로 되어야 하는데 직원위주로 결정되는 게 보였다. 그래서 학우의 생활에 맞춰 무게중심을 학우 쪽으로 옮기겠다는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충분히 의대·약대에 갈 수 있는 사람이 과학기술의 미래를 위해 연구를 하고 있는 만큼 지원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돈 문제를 언급했다. 연구환경실태조사 보고서를 봤는데 생각보다 심각했다. (겨우) 이렇게 지원을 하면서 이공계 기피 현상을 논할 수 있고 (우리학교가) 대한민국 최고의 이공계 대학이라 할 수 있나. (학생 위주의 정책과 기초생활비 해결) 그 두 가지 관점에서 공약을 선정했다.
 
연구환경 실태조사 결과가 별로 좋지 않았는데 원생들은  ‘늘 그래 왔다’라는 분위기이다. 
변화를 이끌어 가는 것은 결국 전체 구성원의 1% 정도다. 여기는 KAIST인데 왜 돈 걱정을 하게 놔둬야 하나. 특히 문제가 있어도 말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누군가 나서서 해야 한다면 우리가 해야 하지 않을까.
 
라이프스타일 연구소는 어떤 곳인가
말 그대로 학우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하는 곳이다. 회장단이 어떤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 결정자를 만나 문제가 있으니 이렇게 바꿔야 한다고 말해야 한다. 그때 문제를 나타내는 지표가 필요한데, 그것을 찾는 곳이 라이프스타일 연구소이다. 예를 들어 ‘퇴근 시간이 1시니까 운동기관은 2, 3시까지 운영해야 한다’와 같은 문제를 발굴하는 곳이다. 라이프스타일 연구소를 통해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해 나갈 것이다.
 
OLEV 운영범위 확대, 어떤 계획 가지고 있는가
부후보와 직접 쪽문 쪽으로 걸어가며 버스가 이쪽으로 들어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계속 생각했다. 쪽문 오른쪽에 있는 문을 개방하고 쪽문 근처의 자전거를 정리해야 버스가 다닐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학교 앞을 지나는) 604번 시내버스가 학교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방법도 있다. 대전 시 입장에서는 돈이 더 되는 입장이니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학교 입장에서는 안전 문제가 있을 것이다. 다음 주 쯤으로 총학과 얘기할 것이다.
 
기초생계 보장 관련 공약, 현실성은?
기성회비와 관련해서는 일단 부딪히는 수밖에 없다. 오늘 교학부총장과 만나서 연구환경 실태조사에 대해 토의를 했다. 당연히 돈 문제가 제기되었다. 월급은 재작년과 다를 게 없는데 실질적으로 학생들이 내는 돈이 20만원 정도 늘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지금 (금전적으로) 말도 안 되게 힘들다. 기성회비를 줄이는 쪽으로 가야한다.
 
사실 받는 돈의 액수는 학교에서 조정하기 힘들다. 연구실 마다 진행되는 프로젝트를 돈의 개념으로 보면 되는데, 교수님마다 프로젝트 개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는 돈을 조정해 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부총장님과도 공감대가 형성이 되었고 2개월 뒤 정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상대편 선본에서 벤치마킹 하고싶은 공약은
전반적으로 공약이 우리와 비슷했다.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다면 학생들 간의 학술교류란 공약이었다. 대학원생의 생활 자체가 자신이 맡은 책임만 해도 바쁘기 때문에 실현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가능하다면 방법을 찾아서 학우들간의 교류를 넓힐 것이다.
 
제40대 원총에서 반드시  이어가야 할 공약은?
가장 수요가 많았던 사업은 문화버스였다. 아무래도 눈에 보이는 사업이라 그런 것 같다. 일단 원생들이 원해서 꼭 이어나가야 할 사업이다.
 
그리고 나와 부회장이 생각하기에 꼭 이어나가야 하는 것이 라이프스타일 연구소와 인권 센터이다. 이 두 곳은 우리 이후에도 이어나갈 수 있게 법안을 마련할 생각이다. 서울대학교는 인권센터를 교수가 운영한다. 그래서 (교수의 행위에 대해) 신고가 들어오면 누가 신고했는지 교수가 알아내는 경우도 있다. 원총에서 독립적으로 운영하면 그런 문제가 안 생길 것이다. 또한, (앞서 말했듯이) 최고의 대우를 받는 KAIST에서는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이 두 곳은 (긴 호흡으로 해결하기 위해) 우리 이후에도 계속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화려하게 내세우는 것보다는 카이스트 역사의 한 획을 긋고 싶다. 진짜 필요한 일을 정당한 방법으로 하고 작은 욕심을 채우기 보다는 (큰 틀에서) 학우들이 정말 필요한 기초생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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