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치러진 제41대 대학원총학생회(이하 원총) 회장단 선거에서 <두런두런>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의 최수용 정후보와 함주연 부후보가 <살맛할맛> 선본과의 경선을 통해 당선되었다. 원총 선거가 이처럼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나서야 치러진 것은 이미 보도한 바와 같이 지난 1월 말 실시될 예정이었던 원총 선거에서 회장단에 출마한 학생이 없어 선거가 무산되었기 때문이었다. 늦게나마 원총이 구성된 것을 축하하며, 제41대 원총은 2014년 봄학기까지의 임기 동안 5,000여 대학원 학생의 권익과 연구 환경 보호를 위해 애써주기를 바란다.

대학원 학생은 학생이면서 생활인이라는 양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학부 학생들처럼 학점을 이수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조교(TA)로서 수업에 배치되기도 하고, 연구원(RA)로서 각 실험실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한다. 석·박사과정 학생 중에서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있는 학생도 적지 않다. 따라서 대학원 학생이 행복하게 공부하려면, 연구 여건이 좋아야 할 뿐만 아니라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라 할지라도 별다른 고민 없이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기초생활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우리 학교는 대학원 학생이 연구하기에 국내 대학 중에서는 최고의 환경을 갖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학생 개개인을 놓고 보자면, 연구 환경면에서나 장학금 혜택면에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지나친 연구 프로젝트 부담에 정작 자신의 연구를 할 시간을 내기가 어려운 학생도 있고, 반대로 연구 프로젝트를 맡지 못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도 있다.

지금까지 우리 학교 원총은 연구 환경 실태 조사 등을 통해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한국의 이공계 대학원생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학교 당국도 대학원생이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왔다. 학교와 원총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대학원생의 연구 환경과 기초생활 보호를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할 것이다.

원총이 학부 총학생회에 비해 참여 열기가 부족한 것은 어느 학교나 마찬가지다. 학과별, 실험실별로 너무나 다른 조직 문화를 가지고 있는 대학원에서 하나의 공통된 관심사를 끌어내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다른 학교와 달리 우리 학교는 대학원 학생 숫자가 학부 학생 숫자보다 많으며, 학부총학생회 못지않게 원총 주도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 적지 않다. 그러나 온라인 투표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은 고작 34%에 불과했다. 학생의 관점에서 우리 학교 대학원의 교육과 연구 환경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 남아 있다면, 원총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 원총이 진정한 대학원 학생들의 대표 기관으로 거듭나려면, 학생들은 최소한 공약을 검토하고, 투표를 하는 것 정도의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고, 원총은 대학원 학생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사업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검토해서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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