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장 추천 전형 시행이 가장 큰 차이, 2차 전형도 변화 있어

2010학년도 신입생 선발이 시작되었다. 학교장 추천 전형의 신설로 예년보다 4개월 빨리 시작된 올해 입시는 입학사정관제의 도입으로 인해 외부에서도 화제다. 현재 입학사정관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학교장 추천 전형은 무엇인지, 오는 9월부터 진행되는 2차 전형은 작년과 비교해 어떤 점이 바뀌는지 알아보았다

2010학년도 신입생 선발 시작
 2010학년도 신입생 선발에서 예년과 가장 큰 차이점은 1차 전형으로 학교장 추천 전형이 신설된다는 점이다. 5월 22일 서류 접수를 시작한 학교장 추천 전형은 지난 10일까지 우리 학교가 임명한 입학사정관이 직접 일반계 고등학교를 찾아다니며 시행한 방문면접을 마무리했고 16일 방문면접 합격자를 발표했다. 방문면접 합격자는 23일 우리 학교에서 심층면접을 치른다. 오는 8월 7일에는 150명 내외의 최종 합격자가 발표된다. 전국 졸업예정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2차 전형은 9월 중 서류접수를 시작하고 서류평가와 11월 심층면접을 거쳐 12월 11일에 합격자를 발표한다. 3차 전형은 외국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하며 내년 1월, 서류접수를 받아 4월에 합격자를 발표한다. 마지막 4차 전형은 한국과학영재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하며, 내년 7월 면접을 통해 8월에 합격자를 발표한다. 1, 2차 전형 합격자는 내년 봄학기부터 3, 4차 전형 합격자는 내년 가을학기부터 우리 학교에서 수업을 듣게 된다.

학교장 추천 전형으로 사교육 억제
 학교장 추천 전형은 특수목적고등학교(이하 특목고)나 자립형사립고등학교(이하 자사고)를 제외한 인문계 고등학교의 학교장이 ▲수학ㆍ과학 분야의 영재성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리더십과 봉사정신 ▲우리 학교에 입학했을 때 수학 가능성 등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학생을 한 명씩 추천해 우리 학교에서 선정한 입학사정관들이 평가, 선발하는 제도이다. 올해 이 전형에는 전국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총 651명의 학생이 지원해 4: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김도경 입학처장은“올해 신설된 학교장 추천 전형은 사교육을 줄임으로써 대학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라고 취지를 밝혔다. 내신이나 경시대회 성적 등 사교육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을 배제한 전형을 새로 만들어 고등학생들의 사교육 과열 현상을 막는 데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김 처장은 “사교육을 통해서 성적을 올린 학생이 아니라,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해 대학교에 진학해서도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학생을 선발할 것이다”라며“이 학생들 대부분 우리나라의 현행 입시제도로는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어렵다. 하지만, 이런 학생들을 발굴해내야 대학이 발전한다”라고 말했다.

KAIST식 입학사정관제로 잠재적 역량 평가
 방문면접은 ‘KAIST식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이루어졌다. 지원자의 학교를 직접 찾아가는 입학사정관은 전임 입학사정관 6명, 위촉사정관인 우리 학교 교수 33명, 사회저명인사인 명사 입학사정관 5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입학사정관들은 지난 5월 사전교육에서 추천서, 자기소개서, 우수성 입증자료 등에서 학생의 어떤 역량을 평가해야하는지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입학사정관들이 지원자의 학교를 방문해 학교장, 담임교사, 추천교사 등을 면담한 후 해당 학생과 한 시간 정도 면접을 진행했다. 학생과의 면접은 수학, 과학 관련 지식보다는 잠재적인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김 처장은“학생과 직접 면담하면 학생이 과학자가 될 준비를 하고 있는지, 학문에 대한 진정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방문면접을 치른 양지훈(분당고등학교 3년) 군은“성적만으로 평가받는 것보다 나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KAIST에 맞는 인재인지 평가받는다는점이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8월 7일 발표될 최종 합격자는 가을에 ‘Academic Bridge Program’에 참여한다. 이 프로그램은 본래 외국 고등학교를 졸업해 우리나라에 익숙하지 않은 후기 입학생을 대상으로 시행하였으나 이를 학교장 추천 전형으로 입학할 학생들에게 변형해 적용한다는 것이 입학처의 계획이다.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들에 비해 수학, 과학에 대한 심층적 학습이 부족할 수 있는 1차 전형 합격생에게 사전 교육을 통해 학업 격차를 줄이는 한편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2차 전형은 추천서 비중 늘고 경시대회 비중 줄어
 2차 전형부터는 몇 가지 세부적인 사항을 제외하고는 예년과 비슷한 형태로 진행된다. 변화된 내용으로 우선 경시대회 반영 정도가 대폭 축소되어 여타 우수성 입증 자료와 같은 수준으로 취급된다. 김 처장은 “일부 지방 학생들이 경시대회 성적을 내기 위해 KTX를 타고 서울의 올림피아드 학원까지 통학하며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라며“경시대회 성적이 학생의 능력을 평가하는 데 좋은 지표가 될 수 있지만, 대회 성적의 점수화로 인해서 결국 사교육이라는 부작용이 생긴다”라고 꼬집었다. 작년까지 시행되던 경시대회 금상 수상자 및 국제대회 출전자는 서류전형을 무조건 통과시키는 제도 또한 같은 취지에서 폐지되었다.
 경시대회의 비중이 축소된 대신 추천서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올해부터 2차 전형 지원자들은 두 장의 추천서를 제출해야 한다. 심사위원들은 두 명의 교사에게 받은 추천서를 통해 학생의 인격과 실력을 각각 평가한다. 김 처장은“추천서를 통해 입시를 진행하는 선진국형 입시 제도가 우리나라에도 자리 잡도록 우리 학교가 앞장설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서 앞으로는 과학고 등을 중심으로 다년간의 추천서 정보를 바탕으로 추천서를 쓴 선생님들의 신뢰도 정보를 수집, 정리해서 보다 정확한 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대와 동시 진행 가능성 높아
 올해 우리 학교의 2차 전형은 하루 동안 진행되는데 서울대학교의 전문성 면접과 같은 날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관련해 일부 언론에서‘정면대결’등의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해 김 처장은“대결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 학교에 대한 목표가 뚜렷한 사람을 뽑겠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일부 수험생이“입시에 있어서 선택의 자유가 줄어들었다”라고 불만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자신이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열정이 뚜렷하다면, 진로를 분명히 하고 과학기술 분야로 특수화된 우리 학교에 올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면접을 하루에 진행함으로써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던 면접 날짜에 따른 형평성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김 처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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