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내 다양한 문제점 여실히 드러나

대학원총학생회(이하 원총)의 연구환경 실태조사 결과 대학원의 열악한 연구환경이 드러났다. 
지난해 원총은 ‘2012 KAIST 연구환경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770명의 우리 학교 대학원생이 연구환경에 대한 설문에 응답했다. 

최저시급의 절반도 안되는 임금
한 달 평균 임금으로 석사과정은 342,486원, 박사과정은 734,657원을 받는다. 대학원 학우들은 평균적으로 2,353원의 시급을 받는 셈이다. 이 수치는 최저임금법상의 시급인 4,86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대학원생들은 부족한 생활비를 메우기 위해 과외, 아르바이트 등에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 
임금이 낮은 이유는 지도교수의 납입금 보조 비율이 평균 21.1% 밖에 되지 않는 것과 관련이 깊다. 납입금의 절반 이상을 지원받는 KAIST장학생에 비해 국비장학생과 일반장학생은 각각 14.4%, 11.3% 만큼만 받고 있다고 답했다.

연구에 방해되는 불공평한 환경
업무량과 기여도에 따라 분배되는 인건비에 대해서도 각각 31.8%, 32.8%가 불공정하다고 응답했다. 7.7%는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이 논문 저자로 포함되었다고 답했다. 9%는 저자 순서를 정할 때 불이익을 받았다고 답했다.
대학원 학우들이 교수의 사적인 일에 동원된 비율도 9%에 달했다. 강의 및 발표 준비와 같은 일에서부터 교수 자녀 돌보기까지 부당한 요구에 응했다는 답변도 있었다. 이밖에도 30.5%는 연구비 계정처리에 동원되어 연구에 지장이 있다고 응답했다.

인간답지 못한 삶을 사는 학우들
대학원생들의 인권 문제도 심각했다. 주간 근무 시간은 평균 64.4시간으로 우리나라 평균인 43.9시간을 초과한다. 뿐만 아니라 18%의 대학원생은 주말에 의무적으로 연구실에 출근해야 한다. 
연구실 내 폭력도 여전하다. 교수와 선배로부터 폭언(16%), 폭행(1%), 성폭력(2%)을 당했다. 대부분 대응하거나 신고하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간혹 원총 인권센터에 신고한 예도 있었다.

연차초과자의 고충은 더 심해
대학원 연차초과자(예상자 포함)를 대상으로 힌 본지 설문조사 결과 168명의 답변을 받았다. 까다로운 연구로 논문 작성 지연, 과도한 프로젝트, 지도 교수의 졸업 연기, 학생의 개인 사유 순으로 연차초과의 원인을 꼽았다. 재정적인 상황을 묻는 질문에 86%의 연차초과자가 ‘힘들다’라고 답했다.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학교 본부는 “설문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학생들이 제시한 문제에 대한 진상을 정확히 조사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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