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대학원 총학생회(이하 원총)가 회장단에 출마하는 후보가 없어 구성되지 못하고, 그 대신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로 꾸려질 것이라고 한다. 우리 학교에서는 회장단에 출마하는 후보가 없어 원총이 꾸려지지 못한 선례가 몇 차례 있었고, 심지어 학부 총학생회에서도 그러한 선례가 있었다.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스스로의 권리를 스스로 보호하겠다는 자치 의식이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이다.

대학원 과정에서 학생들의 자치 활동에 여러 가지 제약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연구에 전력을 쏟아도 시간이 부족한데, 학생회 활동에 할애할 시간을 내기가 쉽지는 않다. 지도 학생이 학생회 활동을 하는 것을 꺼리는 교수도 적지 않다. 원총 활동 경력이 진학이나 취업에 큰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원총에서 활동한 여러 선배들의 희생과 봉사가 있었기에 우리 학교 대학원생의 권익이 이 정도나마 보호될 수 있었다.

원총이 정상적으로 꾸려지지 못하고,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면 올해는 원총 차원에서 새로운 사업이 추진되기 어렵다. 연구실 내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잘못된 관행을 고쳐 나가고, 대학원생이 최적의 환경에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누군가가 희생하고 봉사해야 한다면, 나부터 희생하고 봉사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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