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가슴 앓은 30여 년… “우리는 쓰레기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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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가슴 앓은 30여 년… “우리는 쓰레기가 아닙니다”
  • 김성중 기자
  • 승인 2013.02.18 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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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노조, 근로 개선-평등한 노사 관계 요구해
학교-업체, “모든 요구 수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 지난달 15일 우리 학교 청소노동자 70여 명이 교육지원동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양현우 기자

우리 학교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70여 명이 근로환경 개선과 평등한 노사 관계를 요구하며 첫 단체행동에 나섰다. 이에 학교와 용역 업체 측은 이들의 의견을 일부 수용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요구도 있다”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청소노동자들이 크게 반발한 것은 올해 새로 학교와 계약을 맺은 용역 업체 ㅇ사가 불평등 조항이 포함된 부당한 서약서를 요구하는 등 불합리한 노사관계를 설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억눌려있던 감정이 폭발한 청소노동자들은 지난해 8월 설립된 노동조합(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대전일반지부 KAIST지회, 이하 청소노조)을 통해 그들의 요구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청소노조는 지난달 15일 교육지원동 앞에서 중식집회를 갖고 같은 달 22일에는 본관 앞 기자회견을 열어 “업체 측이 노예적 노사관계를 강요한다”라며 ㅇ사를 강력히 규탄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고용안정 쟁취하자”를 연호하며 ▲서약서 및 신원 보증 요구 공식 철회 ▲근로 조건 개선 협상 ▲평등한 노사관계 구축 등을 업체 측에 요구했다. 대전 본원의 전신인 한국과학기술대학(KIT)이 1984년 설립된 이래로 처음있는 일이었다.

현재 학내외 환경미화 업무는 직접 고용이 아닌 외부 업체에 용역을 맡기는 간접 고용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십여 년간 우리 학교에서 근무해온 청소노동자들도 학교 소속 직원이 아니다. 이들은 학교가 1년 단위로 수의계약을 맺는 용역 업체 소속 파견근로자로 학교 정규직 직원들과 같은 수준의 대우를 받기 어렵다.

부당 서약서 철회 등 근로 조건 일부 개선

이러한 상황이 언론에 보도되는 등 논란이 일자 ㅇ사는 ‘회사 명령에 대해 절대 불평 없이 순종’, ‘부득이 회사에 불필요할 시 즉시 퇴직’ 등의 조항이 포함되었던 서약서 요구를 공식 철회하기로 했다. 또한,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3개월 수습기간(최대 3개월) 적용은 노동자 대부분이 장기간 학교에서 근무한 숙련자임을 감안할 때 불합리하다는 청소노조의 의견을 수용했다. 운행 중단으로 마찰을 빚었던 통근 차량은 업체 측이 차량 이용자에게 5만 원만 받고 나머지 비용을 부담해 계속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학교 측도 그동안 지적받아온 열악한 휴게 공간 확보·개선을 약속했다. 시설팀은 기존 건물의 쉼터 리모델링을 실시했고, 새로 건립된 IT융합센터와 기초공학동에는 건물 내에 장판과 냉난방기가 설치된 공간을 마련했다. 있으나 쓰지 못해 유명무실했던 연차휴가 제도 역시 앞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시정 조치했다고 밝혔다.

근무시간-임금 문제는 아직 해결 안돼

하지만 청소노동자들이 주장한 근로환경 개선 요구가 모두 수용된 것은 아니다. 점심시간을 2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이는 대신 1시간 일찍 퇴근하게 해달라는 청소노조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교양분관을 맡아 청소하고 있는 한 청소노동자는 “점심에 휴식을 2시간이나 줄 바에야 1시간으로 줄이고 1시간 일찍 퇴근하는 것이 낫다”라며 “학교에 오랫동안 붙잡아두려는 것이 아니겠느냐”라고 지나치게 긴 점심시간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했다. 이들의 근로시간은 중간에 포함되어있는 2시간의 휴게시간을 제외한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급여를 법정최저임금 수준보다 높게 큰 폭으로 인상해달라는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청소노조 장영순 지회장은 “KISTI나 충남대학교, 출연연들에 비해 우리 학교 청소노동자 임금이 낮다”라며 “기본급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교통비를 제하면 실질적으로 8만 원 남짓 올랐을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시설팀 윤재성 직원은 “자체 조사해본 결과, 그래도 우리 학교가 배재대, 대전대, 한밭대, 목원대 등 타 대학보다 사정이 많이 나은 편이다”라며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학교도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 예산이 부족해 쉽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대신 재활용품 판매 수익금은 청소 노동자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장 지회장은 “폐지 판매금은 청소 노동자들이 관례적으로 사용해왔다”라며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밖에도 청소노조와 학교 측은 여성 청소노동자의 업무 공간 범위, 주5일 근로, 추후 소통 방법 등에 대해 대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학부총학생회가 중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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