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을 대표하는 기념일로 자리 잡은 발렌타인데이. 발렌타인데이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가게마다 초콜릿으로 가득하다. 일부 백화점에서는 초콜릿으로 만든 작품들을 전시해놓았다. 이렇게 단순한 먹거리에 불과한 초콜릿을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사람을 쇼콜라티에라고 한다. 국내 쇼콜라티에 1호 김성미 씨에게 쇼콜라티에와 초콜릿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쇼콜라티에란
사전적인 의미로는 초콜릿을 만들고 판매하는 초콜릿 장인과 미술 작품까지로 영역을 넓히는 초콜릿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어요. 제가 다시 덧붙인다면 초콜릿이란 주제만 다르지 요리와 아트와 상업적인 비즈니스가 결합한 종합 예술적인 영역이에요. 그만큼 다양한 경험과 공부가 어울려져야 하는 멋진 일이죠. 다시 말하면 초콜릿을 기술적으로만 다루는 직업이 아니라 이를 예술의 영역으로 승화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쇼콜라티에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제 학부전공은 사회학이에요. 사회학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졸업 후 일본으로 유학을 갔어요. 일본에서 경험한 우리보다 훨씬 앞서있는 디저트, 초콜릿 문화가 흥미로웠죠. 일본 유학 시절, 영국으로 연수를 가게 되었어요. 그곳으로 연수를 가서 얼마간 머물렀을 때 유럽의 초콜릿 문화를 제대로 체험하게 되었죠. 다만 그 시기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다’라는 인식이 없을 때라 좋아하는 것과 미래의 직업은 별개라고 생각했어요. 결혼 후 다시 직업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을 때 평생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어야지 행복할 것 같았어요. 하지만 당시 국내에서는 초콜릿을 전혀 배울 수 없었기에 다시 유학을 가게 되었고이 길을 걷게 되었죠.

▲ Pas de deux 김성미 대표

한국에서 펼치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전 세계 초콜릿 시장규모는 100조원에 이르러요. 하지만 국내의 초콜릿 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라 보면 돼요.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하게 초콜릿을 접하고 인식하는 시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급속도로 성장하리라고 봐요. 제가 운영하는 초콜릿 스쿨 ‘빠드두’에는 10대부터 50대까지 수업을 듣고 있어요. 다양한 세대가 초콜릿 문화를 서로 다양하게 전파하게 될 거예요.
다음 학기부터는 전문대학과 협력해 산학 연계 초콜릿수업이 진행할 예정이에요. 또 체계적으로 전문대학별 학과 수업에 초콜릿 과정이 추가될 예정이에요. 더욱 대중화되고 다양한 계층별 수업도 확대될 수 있겠지요. 국내에 한국만의 독특한 초콜릿 문화의 전파를 통해 젊은 친구들을 국내외에서 쇼콜라티에로 활동시키는 것이 저의 소망이고 꿈이었어요. 이제 곧 전 세계에 활동하는 한국 쇼콜라티에들이 배출되리라 생각해요. 그건 서로 같이 꿈을 공유하고 함께 이뤄가는 멋진 일이 되리라 봐요.

초콜릿 스쿨 '빠드두'의 오너로써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쇼콜라티에의 교육과 쇼콜라티에들의 세계화를 계획하고 있어요. 2학기부터 진행되는 미국, 일본 직업대학과의 연계 프로그램, 국내의 전문학교와의 초콜릿 수업교육, 빠드두의 국내 분교 설립 등. 현재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가 곧 빠드두 초콜릿 스쿨의 시작이고 미래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일을 하면서 가장 행복한 때는
항상 지금 이 순간 가장 행복을 느낍니다. 지금 제가 선택한 일을 하고 있잖아요. 사실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죠. 그건 제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 날마다 하기 위해서는 이 과정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위기들을 넘기고 그 시간들을 즐겁게 맞이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모든 일이 전부 좋고 행복하고 즐거운 일만 있을 수 있나요? 다만 그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되면 모든 것이 지나가기 마련이에요.

초콜릿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다크초콜릿 바를 만드는 과정을 소개할게요. 다크초콜릿 200g, 생크림 100g, 헤이즐넛, 피스타치오, 아몬드 등의 견과류 60g 정도가 필요해요. 다크 초콜릿 바를 만들려면 우선 다크 초콜릿과 생크림을 40도로 중탕으로 각각 녹인 후 함께 혼합해요. 준비한 견과류를 함께 넣어 사각 틀에 넣어 굳히면 돼요. 초콜릿 바 사이즈는 직사각형으로 고르게 잘라 초콜릿에 디핑*해요. 디핑한 초콜릿 바에 견과류 빻은 것을 장식하면 끝나요.
*디핑 : 초콜릿의 내용물이 굳은 후 ‘온도 조절을 통해 초콜릿 내부에 안정적인 카카오버터 결정을 이룬’ 초콜릿에 담갔다가 건져내 얇은 초콜릿 코팅을 만드는 작업을 뜻한다.

매력있는 초콜릿이란 어떤 것인지
초콜릿이란 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자국의 독특한 음식재료를 배합하면 전혀 다른 새로운 맛과 모양이 창출돼요. 오늘 이후에 만들어지는 초콜릿, 그 다음 그리고 그 다음…. 항상 다음번 초콜릿이 기대되고 매력있지요. 한국재료를 배합한 우리 입맛에 맞는 그것이 세계에 통하는 가장 매력있는 초콜릿인 것 같아요. 이 초콜릿들은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지겠지요.

쇼콜라티에를 꿈꾸는 이들에 해주고 싶은 조언이나 충고가 있다면
어떤 직업을 갖게 되든 열정을 다해 삶의 어떤 순간이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일을 찾아내는 노력을 꾸준히 하기를 바라요. 그중에 쇼콜라티에가 선택된다면 그 길을 마음먹은 대로 가면 돼요. 열정을 갖고 그 일을 포기하지 않는 대가를 치르는 사람에겐 그만큼의 대가가 반드시 주어지게 되요. 

▲ 초콜릿으로 만든 벽걸이 장식

초콜릿 아트, 식지않는 열풍

유럽에서는 400년 이상 쇼콜라티에와 초콜릿 문화가 존재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고작 10여 년이 지났을 뿐이다. 이 새로운 문화는 최근 막을 내린 ‘동화 나라 초콜릿 이야기 전’과 ‘달콤한 상상, 달콤한 아트’ 등 초콜릿 아트에 대한 전시들이 줄을 잇는 것만으로도 그 파급력을 실감할 수 있다.

제1회 ‘서울 살롱 뒤 쇼콜라’는 특히 국내외 주목을 받은 전시다. 이는 지난달 17일부터 20일까지 67개국 35,000여 명이 참여하며 호황리에 막을 내렸다. 초콜릿 공예품 전시뿐 아니라 경연행사들도 열렸는데 특히 초콜릿 의상을 이용한 패션쇼가 주목받았다. 매년 개최한다니 내년에 이 세계 최대의 초콜릿 전시행사에 참여해 그 분위기를 맛봐도 좋을 듯하다.

평창에서는 상설 전시장의 설치도 활발히 논의되었다. 작년 활발히 논의되었던 평창 초콜릿 체험전시관은 초콜릿 공예품 및 공연 감상 등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사진 제공/ Pas de deux 김성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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