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표결서 과반 달성

 

▲ 강성모 차기 총장(왼쪽)과 이윤석 총학생회장(오른쪽)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양현우 기자
강성모 전 UC 머시드대 총장이 우리 학교 이사회에서 과반수의 표를 획득했다. 이로써 향후 4년간 우리 학교의 방향타를 잡을 새 총장이 결정되었다.
 
새 총장 선임절차의 최종단계인 제222회 KAIST 이사회는 31일 오전 7시 30분 서울 롯데호텔에서 시작되었다. 이날 이사회에는 15명의 이사 중 해외 출장 중인 황준명 이사를 제외하고 총 14명이 배석했다. 표결에서는 재적수인 15명을 기준으로 하므로 과반이 넘는 8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학교 측의 한 관계자는 “예년과는 달리 첫 표결에서 과반을 확보한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예측하며 단독 유력후보가 아닌 경선이 치러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표결에서 강성모 후보가 과반수의 표를 득표하면서 이사회는 일찍 막을 내렸다. 
 
▲ 오명 이사장(맨 오른쪽)이 나로호 발사 성공을 축하하며 이사회를 개회하고 있다 /양현우 기자
 
총장 후보 4인의 면접은 8시 10분부터 30분 간격으로 강성모, 박성주, 백성기, 유진 후보 순서로 진행되었다. 도착한 후보들은 자기소개 10분과 정견 발표 10분, 총 20분으로 이루어진 면접 후 곧바로 이사회장을 떠났다.
 
이윤석 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12월부터 진행한 설문조사에는 차기 총장이 갖춰야 할 리더십으로 70% 이상의 학우들이 소통과 경청의 리더십, 화합을 이끄는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라며 “강성모 총장님은 소통의 리더십으로 카이스트를 이끌어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또한 “학내 갈등을 조속히 해결하고 민주적인 학내를 만들기 위해 면담을 할 것을 요청드린다”라고 전했다.
 
강 후보는 지난 2006년 전 러플린 총장 후임 선출 당시에도 후보로 올랐었다. 강 후보는 경신고등학교와 연세대를 거쳐 페어래이 디킨슨대 전기전자공학과 학사, 뉴욕주립대 전자공학 석사, UC버클리 전기전자공학 박사를 수료했다. 그 외에도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초빙석좌교수 ▲BK21 프로그램 국제자문위원회 위원 ▲스위스 국립 기술원 과학자문위원 ▲서울대학교 공대 기술자문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UC머시드대 총장직을 수행했다. 현재 미국 시민권자이지만 한국에서 공군으로 근무한 특이한 경력이 있다.
 
면접 당시, 강 후보를 포함한 네 후보 모두 우리 학교의 개혁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강 후보는 UC머시드대에서 갈등을 봉합한 사례를 들며 소통을 강조했다. 총학이 발행한 ‘총장 보고서’에 따르면 강 후보는 UC머시드대 부임 첫날부터 “학생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대화를 나누겠다” 며 총장실을 개방하는 등 소통을 위한 행보를 이어나갔다.
 
총학, “총장 선출 과정에 학생 참여 거부당한 것은 유감..”, 이사회 내내 대기
학부총학생회(이하 총학) 간부들을 비롯한 20여 명의 학생도 이사회장에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총장 선출과정 학생 참여가 거듭 거부당하자 직접 이사회장을 찾은 것이다. 오전 7시경 일찌감치 도착한 학우들은 ‘이사회는 총장 선출 고정에 학생 참여를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지켜라’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이사회장 앞에 자리 잡았다. 학우들과 기자들, 호텔 직원들, 학교 직원들로 이사회장 복도가 혼잡을 이루는 가운데 서 총장을 비롯한 이사들이 속속 입장했다. 오명 이사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며, 추후 이사회장 스케치를 위해 들어간 사진 기자가 이미 입장 완료한 것을 확인했다.
 
▲ 학부총학생회가 이사회장 앞에서 학생들의 참관을 촉구하고 있다 /양현우 기자
 
잠시 후 7시 45분경, 이사회 측은 이윤석 총학 회장과 비공개 면담을 했다. 이 회장은 작년 12월에 진행한 차기 총장 선출 관련 대학우 설문조사 결과를 전달하고 참관을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오 이사장은 이 회장의 발표에 “알겠다”라고 대답했으며, 그 외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 지난 25일, 인수위 앞 기자회견 당시 배포했던 보도 자료를 제외하면 이사회 측에 직접 차기 총장 선출 관련 설문 결과가 전달된 것은 처음이다.
 
그 후, 학교 측은 식사를 위해 학우들의 퇴장을 권유했으며, 이사회 후 오 이사장과 회장단과의 면담을 약속했다. 간부들의 퇴장으로 이사회장 앞 혼잡은 일시적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이사회 후 면담은 추후 취소되었다.
 
앞서, 서 총장의 거취를 둘러싸고 안팎의 갈등이 거셌던 작년 10월 김도한 전 총학 회장은 표삼수 이사로부터 “총장 선출 과정에 학생 대표 참여를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작년 12월 이윤석 현 총학 회장은 표 이사로부터 학생 참여가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총학 측은 학내 설문조사를 통해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오 이사장에게 만나서 면담해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총장 후보 4인의 행적과 면담 결과를 담은 ‘총장 후보 보고서’를 배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사회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 회장은 지난 22일과 23일 서울 정부청사 앞 1인 시위를 벌이며 오 이사장을 기다렸지만 결국 면담은 무산되었다. 그 후 총학은 학생 설문 조사를 공개하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박근혜 당선인께 보내는 편지’를 제출해 학생 참여 보장을 촉구했다.
 
이윤석 총학 회장은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큰 틀을 유지하는 선에서 학생 참여를 요구한다”라며 “이사회 측을 신뢰했기 때문에 실망을 많이 했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사회 측의 편의를 최대한 존중하며, 다만 학생 참여만을 보장해 달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서남표 총장은 오는 2월 23일 자로 사퇴 후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MIT로 돌아가 연구를 계속할 예정이다. 새 총장은 교윢과학기술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취임할 것이며, 오는 2월 23일부터 4년간 총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 서남표 총장이 이사회장에 입장하며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양현우 기자
 
2013년 1월 31일
서울 소공동 = 박효진 양현우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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