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 인수위로 나아가 "총장 선출에 학생참여 보장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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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 인수위로 나아가 "총장 선출에 학생참여 보장해달라"
  • 김성중 기자
  • 승인 2013.01.24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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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당선인에 갈등 해결과 대학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
▲ 1월 24일 오후 12시 30분, 학부총학생회 회장단과 간부들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김성중 기자

계사년 새해가 밝았지만, 학내 갈등과 대학 정상화 방안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학부총학생회(이하 총학)가 차기 총장 선출을 일주일 남겨두고 학생의 목소리를 사수하기 위해 박근혜 당선인을 찾아가기에 이르렀다. 지난 24일 총학을 필두로 집행부 간부와 일반 학우 15여 명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 앞에서 총장 선출과정에 학생 참여권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윤석 총학 회장은 “학생대표가 새로운 리더십 선출에 참여하는 것은 대통합의 열쇠다”라며 박 당선인과 인수위가 중재해줄 것을 요청했다.

▲ 1월 24일 오후 1시경, 이윤석 학부총학생회장은 ‘박근혜 당선인께 보내는 편지’를 인수위 국민행복제안센터를 통해 접수했다/ 김성중 기자

 

“대화가 갈등 해결의 핵심”

총학은 기자회견에서 학내 문제 해결의 열쇠를 소통과 민주적 학생참여에서 찾았다. 이래환 총학 부회장은 "KAIST의 위기는 소통의 부재로 인한 갈등이 뿌리 깊게 박힌 현실에서 출발했다"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총장 선출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들의 민주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이 날도 인수위 앞에는 많은 시민들이 저마다 억울함을 토로하며 자신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줄 것을 호소했다. 기자회견 참석자, 시위 참가자, 취재진, 경찰 병력 등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한진중공업 고 최강서 노동자를 추모하는 1인 시위부터 서울지역대학생연합의 국가장학금 지원 현실화 요구 기자회견, 용산참사 유가족의 박 당선인 면담 촉구 기자회견 등 하루에만 수십 차례 집회와 회견이 인수위 앞 좁은 도로에서 벌어진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소통을 하고자 전쟁을 치르고, 사회 통합을 위한 진통을 겪고 있었다.

▲ 1월 24일, 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입주한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앞 도로에 많은 인파가 모여들어 각기 1인시위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성중 기자

 

총학, 새 총장상·학생 참여 묻는 설문조사

앞서 총학은 지난해 12월 ‘바람직한 차기 총장상’과 ‘차기 총장 선출과정 학생대표 참여’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총학은 총장선임위원회에 전달할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을 목적으로 설문을 진행했지만, 학생 참여가 거부당하자 전달을 보류해오다 이날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983명의 학우 가운데 506명(52.7%)의 학우가 차기 총장이 갖춰야 할 리더십으로 ‘소통과 경청의 리더십’을 꼽았다. 또한, 961명의 참여자 가운데 859명(89.4%)의 학우들이 ‘이사회의 총장 선출과정에서 학생대표 참여가 필요하다’라고 응답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학생 설문조사 결과 89.4%의 학생이 총장 선출에 학생대표가 참여해야 한다고 응답했다”라며 “총장 선출 과정에서부터 학내 구성원들의 민주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공감대가 있음을 증명한다”라고 강조했다.

학우들 역시 설문에서 신임 총장이 갖춰야 할 중요한 능력으로 ▲민주적 대학 운영 능력(34.26%) ▲비전 제시 능력(32.30%) ▲대학 운영의 민주화 및 투명화(22.45%) 등을 꼽았다.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서도 ▲학내 갈등 조속히 해결(30.07%) ▲경쟁 위주의 학사제도 완화(28.12%) 등을 제시했다.

 

학생들의 참여 요구에… 학교측, “이사회 고유 권한 침해”
반면, 학우들의 이같은 요구에 학교 본부와 이사회 측은 “총장 선임은 이사회의 고유 권한이다”라며 총장 선출 과정에 참여하고자 하는 일련의 학생사회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 입장임을 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렸다.

표삼수 이사(KT 기술전략실 사장)는 이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달 31일 있을 총장 선임에 학생 참여 여부 논의는 이사회 내부에서 더 이상 없을 것이다”라며 “학내 의견 수렴 역시 마무리한 단계다”라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차기 총장에 대한 대략적 윤곽이 그려졌으며, 학우들이 더 이상 새 총장 선출에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 임시이사회가 열린 지난 7월 20일,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들이 회의가 시작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양현우 기자

 

이사회, 오는 31일 총장 선출
한편 우리 학교 이사회는 내주 3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6층 아스토 스위트룸에서 총장 선임을 위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차기 총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총장후보선임위원회는 ▲강성모 전 UC Merced 총장 ▲백성기 전 POSTECH 총장 ▲테크노경영대학원 박성주 교수 ▲신소재공학과 유진 교수 등 4명의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31일 이사회에 배석해 이사들에게 소견 등을 발표할 자리를 가질 전망이다.

서남표 총장은 다음 달 22일 학위수여식을 끝으로 다음날 23일 총장직에서 물러난다.

 

 

다음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박근혜 당선인께 보내는 편지' 전문이다.

박근혜 당선인께 보내는 편지>
박근혜 당선인님, KAIST 학부 총학생회장 이윤석입니다.
당선인께서는 “과학기술을 국정운영의 중심에 두겠다”고 말씀하시며
창조경제의 새시대에 과학기술이 중요함을 강조하셨습니다.
또한, 차기 정부의 핵심 부처로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하시며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히셨습니다.
대한민국과 세계를 이끌어나갈 미래 과학기술인으로서,
KAIST 학생들의 어깨는 참으로 무겁습니다.

그런데 KAIST가, 무려 2년 동안 중병을 앓으면서 학교 발전이 멈추어 버렸습니다.
‘학내 갈등’ 이라는 중병입니다.
비민주적 운영으로 학문의 자유는 축소되었고, 꼭 지켜야 하는 약속도 자주 파기됐습니다.
원칙은 비참했고, 신뢰는 무너졌습니다. 정통성도 잃었습니다.
학교가 시끄러운데 학생들이 공부와 연구에 전념할 수는 없었습니다.

총장의 전횡으로 6년, 이사회의 책임회피로 2년을 갈등 속에서 보냈습니다.
해법은 바로, 총장 선출과정 학생대표 참여를 통한 투명성 확보와 신뢰 회복에 있습니다.
마침, KAIST 일부 이사님들께서도 학생대표 참여 보장을 약속했습니다.
세계의 여러 명문대학들이 총장 선출과정에서 학생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합니다.
지난해 12월 오명 이사장에게 서신을 보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올해 초에도 재차 전자우편을 보냈지만 아무런 답신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KAIST의 새로운 리더십이 오는 31일 이사회에서 선출됩니다.
선출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도 오명 이사장은 함구무언으로 일관했습니다.
갈등 봉합을 외치는 목소리는 높아지는데,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희는 서울에 올라와, 교과부 청사 앞에서 오 이사장이 대화에 나서길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오명 이사장은 “학생과 대화하면 공정한 선택이 어렵다”는 말을 남기고
출국해 버렸습니다.

그러는 사이, 총장 선출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KAIST가 시름을 앓고 있습니다. 갈등이라는 중병, 이제는 해결해야 합니다.
전횡 일삼는 총장과 책임회피 일관하는 이사회에 해결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새로운 리더십 선출 과정에서, 학생대표 참여를 지금이라도 보장해야 합니다.
구성원 간 신뢰 회복하고, 갈등 봉합하고, 투명성과 정통성 확보하는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박정희 대통령께서 심혈을 기울여 설립한 카이스트!
이제는 2년간의 갈등을 접고, 구성원 간의 통합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학생대표가 새로운 리더십 선출에 참여하는 것은, 대통합의 열쇠입니다.
박근혜 당선인께서, 꼭 해결해 주십시오.


서울 삼청동/ 김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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