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멕시코에서 처음으로 신종 인플루엔자 A H1N1 바이러스가 발견되었다. 그 뒤, 불과 두 달 만에 미국, 캐나다를 비롯해 6월 26일 기준 전 세계적 59,814명(사망자 231명)이, 우리나라에서는 멕시코 자원봉사를 다녀온 수녀를 최초로 128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우리나라의 신종 인플루엔자A(이하 신종플루) 대비 현황과 질병관리본부의 역할, 신종플루 감염여부 판별 방법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본래 신종플루 등 전염병 관리 및 대책 수립은 질병관리본부에서 담당한다. 그러나 이번 신종플루처럼 범국가적인 질병 사태가 있을 때는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대책본부로 업무가 이관된다

우리나라 질병관리 중심, 질병관리본부
 질병관리본부는 전염병에 대한 진단, 예방, 조사연구 및 관리와 만성질환에 대한 예방, 진단 및 조사를 기본적인 목표로 한다. 이뿐만 아니라 유전체 실용화 사업을 통한 맞춤형 치료기술연구와 검역소 지원 및 관리도 맡고 있다. 현재 1개 연구원, 6개 센터, 13개 검역소에서 950여 명의 전문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분석부터 예방, 치료까지 인플루엔자 대유행 시 예상되는 외래환자 수, 입원환자 수, 중환자 수, 사망자 수는 대유행대비계획을 세우는 데 가장 핵심이 되는 자료이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신종플루에 감염된 환자의 유행을 분석하고 현황을 총괄적으로 보고하며, 인플루엔자 대유행 피해를 추계한다. 오 연구원은“인플루엔자 대유행의 피해와 영향 정도는 바이러스의 특성에 의하는데, 이는 대유행이 시작되기 전에는 알 수 없어서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덧붙여 “하지만, 추계를 함으로써 사전 대비가 가능해지므로 필수적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다가오는 가을ㆍ겨울철 신종플루 2차 확산에 대비해 관련 지침 개발 및 항바이러스제, 국가지정 격리병원 운영 등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통계뿐만아니라 항바이러스제와 N-95 마스크 등을 시ㆍ도 보건과에 의료자원을 지원한다. 또한, 국외로부터 유입되는 신종플루 H1N1 환자사례를 차단하기 위해 공항마다 입국자에 대해 발열감시를 시행하고 검역 질문서를 받는 등, 환자 조기 발견을 위한 감시체계를 강화했다. 더불어, 필수적인 인플루엔자 예방수칙을 홍보하고, 외국을 여행하는 여행자에게 국제SMS 등을 통해 알리고 있다. 현재 환자 치료를 위해 국가지정 격리 병원 5개에 197개의 격리병상을 운영하고 있으며, 신종플루 확진환자들을 완치 후 퇴원조치 하고 있다. 또한, 1만 병상의 지역거점병원을 지정하는 등, 대량 환자 발생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추정 및 확진 환자의 접촉자에 대해서도 역학조사를 시행해 유증상자가 있는지 관찰하고 관리한다.

계절 인플루엔자와 신종플루
 계절 인플루엔자는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감염증으로 매년 겨울 주기적으로 사람에게 인플루엔자를 유행시킨다. 계절 인플루엔자의 유행 정도는 항원의 변이 정도에 따라 다른데, 항원의 소변이(antigenic drift) 때는 인구의 10~20% 내외를 감염시킨다. 이 때문에 노약자와 만성질환자의 호흡기 질환과 그에 따른 사망이 증가한다. 항원의 소변이는 대체로 수년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오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 B가 모두 가능하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는 대략 10~40년 간격으로 항원의 대변이와 세계적인 대유행을 일으키는 독특한 특성이 있다. 또한, 바이러스 항원의 대변이가 일어나면, 이 신종 바이러스는 기존에 인체가 보유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면역과 다른 항원을 갖게된다. 만약 항원의 대변이가 일어난 신종 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효율적인 전파 능력을 가지고, 임상적으로 인플루엔자를 발현시키게 되면 전체 인구의 20~50% 이상이 감염되고 전염율과 치사율이 높은 대유행을 유발한다. 항원 대변이는 바이러스가 조류로부터 직접 인체로 침입해 적응 변이를 일으키거나 돼지와 같은 제3의 숙주를 통해서 바이러스 유전자 재배열과정을 거쳐서 일어난다고 밝혀져 있다.


신종플루의 감염 여부, RT-PCR로 판단
 먼저, 인플루엔자를 감식하기 위해 신속 진단 키트를 이용하는데, 키트를 이용하면 30분 안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항바이러스제 투여 여부를 결정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신속 진단 키트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해 70%정도의 민감도를 보이지만, 2일 이상 지나서 검사하는 경우는 진단율이 50% 이하로 급격히 감소한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키트는 제품에 따라서 일부는 인플루엔자 A와 B를 감별할 수 있지만 일부는 구분이 불가능하므로, 바이러스의 아형(subtype)을 확인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계절형 인플루엔자와 신종플루를 감별하기 위해 역전사-중합효소 연쇄반응(Real Time, RT-PCR: RealTime, Re-verse Transcriptase Polym-erase Chain Reaction) 등의 검사를 반드시 추가로 실시해야 한다.
 실시간 역전사-중합효소 연쇄반응은 특정부위의 RNA를 주형으로해 이에 상응하는 cDNA(complementary DNA)를 합성한 다음 이를 이용해 PCR 증폭을 시행하는 기술이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유전자 염기서열을 결정할 수 있으므로 신종플루의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항바이러스제 비축, 아직 많이 모자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의하면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오셀타미비르(Oseltamivir, 상품명 타미플루)와 자나미비르(Zanamivir, 상품명 릴렌자)가 신종플루 치료제로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었다. 모 방송사에 따르면, “신종플루가 점점 더 확산하면 인플루엔자 A 항바이러스 치료제로 알려진 타미플루와 릴렌자의 국내 비축량이 현저히 모자라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항바이러스제 278만 명분(타미플루 127만 명분, 릴렌자 151만 명분)의 구매계약을 체결해 현재 비축량 250만 명분을 포함한 인구의 10% 정도인 500여만 명분의 항바이러스제 물량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는 WHO가 권장하는 전체 인구의 20%분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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