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8년 이 후 다 시 찾아온 독감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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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년 이 후 다 시 찾아온 독감의 공포
  • 강재승 기자
  • 승인 2009.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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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인플루엔자 A H1N1(이하 신종플루)가 유행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과 멕시코에서 첫 감염자가 확인된 이래 세계적으로 6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감염되었으며 260명 정도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플루가 돼지와 관련이 있다고 보도되면서 양돈 산업이 큰 피해를 입었으며, 항바이러스제인‘타미플루’는 공급이 모자랄 정도로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외국을 다녀온 여행객을 격리하기도 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환자가 발생했다. 올 상반기 많은 사람을 공포에 떨게 했고, 아직도 그 위세가 사그러들지 않은 신종플루. 그 원인과 정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이름도 길다, 신종 바이러스
 이번 신종플루의 원인은 인플루엔자 AH1N1 변종 바이러스이다. 이 긴 이름을 이해하려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특징과 분류 체계를 알아야 한다.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유전자와 그 유전자를 감싸는 단백질껍질로 이루어져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크게 A, B, C의 세 종류로 나누어진다. 이중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의 단백질막에는 헤마글루티닌과 뉴라미다아제라는 단백질이 존재한다. 헤마글루티닌은 가장 먼저 발견된 형태인 H1부터 가장 최근에
발견된 형태인 H16까지 모두 16가지 형태가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뉴라미다아제도 N1부터 N9까지 총 9가지 형태가 존재한다. 즉, H1N1은 가장 먼저 발견된 형태의 헤마글루티닌과 뉴라미다아제가 단백질 막 표면에 존재한다는 것을 뜻한다.
 변종 바이러스라는 이름은 H1N1 바이러스가 한 종류만 있는 것이 아니라서 붙여졌다. 같은 형태의 헤마글루티닌과 뉴라미다아제가 있는 바이러스라도, 다른 단백질에서 변화가 있으면 같은 이름의 변종이 되는 것이다. 예로부터 오랫동안 여러 H1N1 바이러스 변종들이 다양한 전염병을 일으켰다. 1918년에는 다른 변종 H1N1이 전세계에 독감을 유행시켰다. 이 전염병을‘스페인 독감’이라고 부른다.

 

 


1918년 스페인 독감
 스페인 독감은 1918년부터 1920년까지 세계의 거의 모든 곳에서 유행했다. 다른 독감과 다르게, 스페인 독감의 피해자 중에는 건강한 젊은이들이 많았다. 이유는 나중에 밝혀졌다. 변종 바이러스가 자기면역반응을 일으켰던 것이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아이나 노인들은 자기면역반응이 약해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 하지만, 젊은 사람은 면역력이 강해 격렬한 자기면역반응이 일어났다. 당시 세계 인구의 3분의 1에 달하는 5억 명에 가까운 사람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으며, 이 중 5천만에서 1억 사이의 사람이 사망했다. 10~20%의 치사율이다. 1천7백만 명이 인도에서, 2천3백만 명이 일본에서 희생되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60만명 이상이 사망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비슷한 수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는 제1차 세계대전 중이었고 질병관련 보도가 병사들의 사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정부가 보도를 통제했기 때문에 스페인 독감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에 비해 전쟁에서 자유로웠던 스페인 언론은 자국에서 발생한 질병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고, 스페인에서 심각한 전염병이 일어났다는 인상을 주었다. 스페인 독감이란 이름은 이 인상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바이러스의 시작은 야생조류
 많은 종의 야생조류의 몸 안에 원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가 존재한다. 야생조류의 몸속에서 다양한 변이를 일으킨 바이러스는 닭, 오리 등의 가금류나 돼지, 말,물개, 고래 등의 포유류, 심지어 사람에게도 전염된다. 야생조류에서 가금류, 가축을 통해 인간에게 차례대로 전염되기도 하며, 전염 과정에서 변이를 일으켜 새로운 변종이 출현하기도 한다. H1N1뿐 아니라 H5N1, H7N7 등 다양한 바이러스들이 세계 각지에서 조류인플루엔자를 비롯한 다양한 가축성 인플루엔자를 퍼트렸다. H1N1 바이러스는 총 4,400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지는데, 이 중 20~30개 아미노산만 바뀌어도 인간에게 치명적인 전염병을 유발할 수 있다. 이번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조류, 돼지, 인간에게 감염될 수 있는 유전자가 융합한 것으로, 돼지와 인간 또는 인간과 인간 사이에 전염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의 6단계 경보
 지난 12일,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이하 WHO)는 신종플루에 대한 경보를 6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6단계는 감염 경보 중 가장 높은 수준의 경보다. 1단계는 가장 낮은 경보 단계로, 동물 사이에서는 바이러스가 전파되지만, 인간에게 전염되지 않는 상태를 가리킨다. 2단계는 동물에서 인간에게 바이러스가 전염된 사례가 보고되어 앞으로 전염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을 때 발령된다. 3단계는 감염자 집단이 형성되는 경우를 뜻한다. 인간에서 인간으로 전염되는 사례가 상당수 보고되면 4단계 경보를 발령한다. 5단계는 한 지역에나 대륙 안의 국가 중 두 국가 이상에서 상당수의 감염자가 발생했을 때 발령되며, 그 후 다른 지역이나 대륙의 1개 이상의 국가에서 같은 질병이 발생하면 6단계 경보가 발령된다.

바이러스 치료제 타미플루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 내부에 자신의 유전자를 침투시켜 복제한 뒤, 숙주 세포의 소기관을 이용해 단백질 막을 합성, 증식한다. 시간이 지나 충분히 증식한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의 세포막을 통과해 나오게 된다. 이때, 뉴라미다아제가 바이러스와 숙주 세포의 세포막을 분리하는 효소로 작용한다. 뉴라미다아제가 제대로 작동해야만 한 숙주 세포에서 다른 세포로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시중에서‘타미플루’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오셀타미비르(Oseltamivir)는 이 효소의 작용을 억제한다. 즉, 새로 번식하는 바이러스들이 세포에서 분리되는 것을 막아 더이상 다른 세포로 퍼져 나갈 수 없게 한다. ‘릴렌자’라는 상품명이 있는 자나미비르(Zanamivir)도 같은 역할을 하는 항바이러스제다. 이 두 약품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와 B에만 효과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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