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총장 선임은 남은 구성원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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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총장 선임은 남은 구성원 몫”
  • 맹주성, 박효진 기자
  • 승인 2012.11.17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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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표 총장 단독인터뷰
▲ 서남표 총장이 본지와 단독인터뷰를 갖고 학내외 시국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설명하고 있다 /한연승 기자

2006년 7월 14일, 서남표 총장이 우리 학교 제13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서 총장은 취임사에서 세계 최고 대학으로서의 KAIST를 역설했다. 그로부터 6년이 흘렀다. 임기 초, 서 총장은 '대학개혁의 전도사'로 불리며 여러 혁신적인 제도를 학교에 도입했고 국내외적 인지도와 세계 랭킹이 상승했다. 이와 동시에 우리 학교는 큰 내홍을 겪기도 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6년을 뒤로한 채, 서 총장은 내년 2월 23일 사임한다. 서 총장을 직접 만나 그동안의 일들에 대한 견해와 지금의 심경에 대해 물었다.

사퇴하기로 결정하셨다. 지금 심경은

지금 당장 답하지는 않겠다. 다만, 취임 이후 나와 학교의 6년 간의 기록과 대학개혁에 대한 나의 생각을 담은 책을 현재 쓰고 있다. 책의 주된 내용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한국 대학의 방향성이다. 사실 대학교육 시스템은 비단 우리 학교만의 고민거리가 아닌 어느덧 세계적인 관심사가 되었다. 몇 주 전 만남을 가졌던 일본 대학의 총장들도 이에 매우 공감하며 나에게 질문을 했다. 학생들이 최근의 여러 일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을 알고 나 또한 하고 싶은 말이 참 많다. 그러나 지금 당장보다는 내 생각이 많이 정리되고 임기가 끝나갈 2월 초쯤 학생들과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그 때쯤 내 심경에 대한 얘기도 할 것이다.

‘서남표식 대학개혁’의 이면에는 ‘소통부재’라는 꼬리표가 계속 따라다녔다. 지적에 동의하나

KAIST 구성원이 일만 오천 명을 넘는다. 그 중에는 학부생이 있고 대학원생이 있고 교수들도 있을 것이고 교직원들도 있다. 개개인이 당면한 문제점이 다르고, 나이가 다르고, 직분이 다르고, 목표가 다를 것이다. 모든 사람을 다 이해하고 만나보는 것은 어렵겠지만, 최대한 많은 사람을 격려해주고 그들의 목표를 함께 바라봐주는 것이 대학 총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임기 동안 이것에 조금 더 충실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솔직히 있다.

남은 4개월 간 중점을 두고 추진할 일은, 또 이것만큼은 마무리했으면 하는 일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공동으로 ‘이산화탄소 연구센터’를 설립하려고 한다. 에너지 문제의 큰 돌파구로 기대되는 이산화탄소의 산소로의 변환에 대해 연구하는 시설로 우리 학교의 기술력과 회사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연구소를 세우려고 협의 중이다. 모바일하버 사업 또한 북미에 진출시키기 위해 역점을 두고 있다. 다국적 기업 규모의 회사가 대학에 와서 같이 일하자고 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우리의 기술이 외국의 대형 기업들을 상대로 협상을 맺는 도구가 되고 또 이것이 상용화의 성공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단순히 우리 대학의 성공이 아니라 나라의 성공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큰 사안이다.

서 총장이 떠난 KAIST, 개혁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사람이 오기를 바라는지

그것은 학교 내에 남아 있는 분들이 고민해야 할 문제다. 재임기간 동안은 총장으로서 앞으로의 큰 방향은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개혁과 발전은 남은 우리 학교 구성원들이 책임지고 고민해야 할 일이다.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일하던 과학재단을 떠난 다음 3년 동안은 한 번도 그곳을 찾아가지 않았다. 전임자가 더 이상 현안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좋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차기 총장 선임에 자신의 개혁을 계속 추진할 인물이 선임되도록 이사회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것이 후보 선출에 직접적으로 관여한다는 뜻인가

그것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뿐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7개 합의사항 중 하나인 그 내용은 오명 이사장이 나에게 먼저 약속한 것이었다. 우리가 공개한 합의문에 나와있듯이 7개 사항 중 하나인 ‘차기 총장의 공동인선’은 내가 요구한 것이 아니라 오명 이사장이 먼저 제안한 것임을 분명히하고 싶다. 나는 합의사항대로 7월 기준으로 3개월 이내인 지난 17일, 총장직에 대한 사의를 밝히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 자리에서 내년 3월 사퇴라는 의사를 표명함으로써 이사장과의 약속을 이행했다. 차기 총장 선임 절차에 내가 개입할 의사도 없을뿐더러, 제도적으로도 불가능하다. 총장후보발굴위원회는 이사장이 4명, 교과부 장관이 3명 추천하게 되어있다. 또한, 총장후보선임위원회는 이사장이 3명, 교과부 장관이 1명, 교수 대표 1명이 간다. 총장은 개입할 수도 없다. 이사회에서 11월 1일 자로 후임 총장공모가 나갔다. 그것으로 총장 선임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KAIST가 발전해야 하니 나를 뛰어넘는 사람이 왔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그러나 그것을 수용하든 안 하든 이사회의 선택에 달린 문제다.

두 차례의 기자회견에서 공통으로 ‘낡은 대학문화를 뿌리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보면서 대학문화 개혁의 필요성을 느꼈나

무엇보다 서로 인정하는 문화, 뒤에서 말하지 않는 문화가 필요하다. 서로 편을 가르고 카르텔을 만드는 행태도 없어져야 한다. MIT도 교수들 간의 학견 차이로 충돌이 생기고 언성이 높아지기는 하지만 서로 뒤에서 욕을 하는 문화는 없다. 최근에 생긴 것인지 옛날부터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서로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문화는 현재 우리 학교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이사회에 ‘7.20 합의’ 7개항 이행과 오명 이사장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이는 계속 유효한가

결론만 말하자면 현재 전부 무효하다. 오 이사장이 먼저 합의 사항을 어겼기 때문이다. 이는 계약 자체가 자동적으로 파기됨을 의미한다. 오 이사장과의 7월 합의 당시, 어차피 이미 사퇴를 각오한 상황이었다. 그 와중에 오 이사장이 자기가 요구사항을 들어줄테니 사임서를 좀 써 달라고 제안했다. 나는 약속을 이행한다는 차원에서 10월 20일 자 사임서를 써준 것이 맞고, 오 이사장은 9월 17일 이사회 전까지 심지어 다른 이사들에게도 그 합의사항을 감췄다. 다만 외부로는 그 사임서만을 앞에 내걸어 보여줬다. 그러다 보니 언론에서 말이 많았다. 앞의 내용은 감추고 뒤로 다른 것만 보여주면서 “서 총장이 10월달에 나가기로 했다”라며 자꾸 주장하니까 이는 명백히 오 이사장의 계약파기다. 10월 사임서는 그때 이미 사문서화 되어버린 서류에 불과하다.

퇴임 후 바로 미국으로 돌아가나. KAIST 이외의 한국 과학기술계에서 봉사할 생각은 없는지

미국으로 갈 것이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큰 것이 가족이다. 딸 넷과 손주들이 전부 미국에 있다. 아내가 혼자 공관에서 쓸쓸히 지낸 지 어느덧 6년이다. 한국에 친구가 있겠나, 뭐가 있겠나. 혼자서 퍼즐을 하도 많이 연습해서 이제는 고난도의 퍼즐도 곧잘 한다. 아내에게 진 빚이 많다. 이제는 아내를 위해서라도 가족이 있는 미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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