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4시간 토의 끝 ‘사임’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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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4시간 토의 끝 ‘사임’ 마침표
  • 김성중 기자
  • 승인 2012.11.0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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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5일 이사회장을 방문한 교수들이 총장 즉각 해임을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김성중 기자
지난달 25일, 제219회 임시이사회가 열려 서남표 총장의 내년 2월 23일 자 사표를 수리했다. 이사회는 당초 알려진 대로 ▲서 총장 계약해지안 ▲총장 사임서 처리에 관한 사항 ▲차기 총장 선임 개시안 ▲총장 후보선임위원회 위원 선출안 등의 의결안을 논의했다. 그 결과 서 총장은 오는 2월 22일에 있을 2012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을 끝으로 ‘KAIST 총장’으로서의 임기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이사회 전 국감·총학·교협 압박 높여

이번 이사회는 개회 전부터 상정될 안건 내용과 그 전망을 놓고 학내 안팎으로 긴장감이 높아졌다. 7월 20일 임시이사회 이후로 서 총장 거취에 관해 입을 닫았던 이사회가 3개월 만에 서 총장 퇴진을 공식적으로 논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달 19일 우리 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의 우리 학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서 총장이 질타를 당하기도 했고, 오명 이사장이 양해를 구했던 3개월의 유예기간이 시기적으로 맞물려 이사회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학내에 드높았다.

지난 16일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는 ‘이사회가 서 총장 퇴진을 결정하지 않으면 총장실 점거를 실시한다’라는 안건이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되었다. 교협 또한 지난달 18일 서 총장 긴급기자회견에 반발하며 “(총장은) 그간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하고 KAIST를 즉시 떠나야 한다”라고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긴장 속 이사회, 7·20 합의 내용 논란

이러한 맥락 속에서 경종민 교협회장을 비롯한 교수 20여 명과 김도한 학부총학생회(이하 총학) 회장을 위시한 수 명의 총학 간부들이 이사회장을 찾았다. 교수들은 이사회가 시작되기 전인 오전 7시 10분경 이사회장에 도착해 피켓을 들며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사들이 속속 회의장에 도착했다. 경 회장은 회의장으로 입장하는 이사 모두에게 악수를 청했다. 오전 7시 20분에 입장한 오 이사장도 경 회장과 악수를 나누었으나 무표정으로 일관했고 별다른 대화는 없었다.

김도한 총학 회장과 김승환 부회장, 김강인 정책국장, 이래환 정책국 간부 등 총학 간부들은 오 이사장에게 이사회에 보내는 서신을 전달했다. 서신은 차기 총장 선출 과정에서 총장후보선임위원회에 학생 대표를 포함하는 등 학생들의 참여를 제안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오 이사장은 서신을 받은 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끄덕이고 입장했다. 이사회장 밖에서는 교수, 학우, 취재진, 학교 직원 등 수십 명이 촉각을 곤두세운 채 결과를 기다렸다.

한편, 이사회장에 입장하는 서 총장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던 중, 사진기자의 이사회장 스케치 중 서 총장이 이미 배석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사회장의 앞문과 뒷문에는 일찍부터 병풍을 쳐 놓은 상태로, 서 총장이 어느 쪽으로 입장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날 이사회장에서는 평소와 다르게 이사회 관계자들도 병풍 밖으로의 출입을 자제하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사회에는 허동수 이사(GS칼텍스 회장)를 제외한 15명이 참석했다.

이사회가 진행되는 동안 총장 측 이성희 변호사는 이사회장 앞에서 취재진에게 7·20 합의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논란이 된 10월 20일 자 사임서에 대해 “오 이사장이 9월 17일 이사회까지도 7·20 합의사항을 이사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라며 “이사장의 독선적 판단으로 서 총장 거취 대부분이 결정 되었고, 이마저 오 이사장이 협약을 파기함으로써 효력이 없어졌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변호사는 논란이 된 본인의 법적 지위에 대해 “특허 사건에 대한 계약은 끝났지만, 지인의 소개로 순수히 이사장과 총장 사이에서 사건을 중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와 경 회장 간의 설전도 벌어졌다. 두 사람은 ▲이 변호사의 법적 지위 논란 ▲모바일하버 관련 특허 공방 ▲7월 임시이사회 직후 기자회견 당시 이 변호사의 발언 진위 등을 놓고 대화를 다소 과격하게 주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 변호사는 7월 20일 임시이사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 중 사실과 다른 점이 있음을 시인했다. 당시 이 변호사는 오 이사장과 서 총장 간의 합의 중 서 총장 거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자진 사퇴, 해임과 관련한 어떠한 논의나 결정도 없었음을 재차 강조해 드린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추후 7·20 합의문 등에서 서 총장의 10월 20일 자 사임서와 같이 거취에 관한 직접적인 사항이 포함되어 있음이 확인되었다. 경 회장이 이를 추궁하자, 이 변호사는 “비밀을 전제로 한 합의였기 때문에 본인의 판단하에 (직접적인 거취 논의가 없다고) 말했다”라고 인정했다.

내년 2월 사임서 수리에 학생-교수 반발

오전 10시 40분경 이사회는 한 차례 정회되었다. 한 이사는“회의가 좀 오래 걸릴 것 같다"라며 “거취 문제는 여러 방향으로 열어두고 논의 중이다”라고 말해 치열한 토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사회는 무려 4시간 반에 걸쳐 진행된 끝에 12시경 폐회했다. 그 후 오 이사장은 서 총장의 2월 23일 자 사임서를 공개하며 계약해지안 대신 사표가 수리되었음을 공표했다.

이후, 대변인으로 지목된 표삼수 이사는 “한국 대학교육을 위해 기여한 부분을 이사회가 존중해 총장이 가장 명예롭게 퇴진하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라며 계약해지 대신 사임서를 받아들인 까닭을 설명했다. 이어서 “그동안 이사회의 역할에 굉장히 의문이 일 수 있는 일련의 행동이 있었다”라며 “총장의 기자회견은 유감이며 이사회와 논의하지 않고 총장의 말만 한 것을 엄중히 경고했다”라고 전했다.

이사회에서 서 총장의 ‘즉각 사퇴’가 결정되지 않자 이사회장을 찾은 교수와 학우들은 격노하며 크게 항의했다. 교수들과 학우들은 “지난번 사표는 왜 수리하지 못했나”라며 “4개월을 더 기다리라는 것은 학교를 망치려고 하는 것이다”라고 거센 어조로 항의했다.

이에 표 이사는 “학교의 미래를 위해 시간을 두고 정리하는 것이다”라며 “대승적 차원에서 이사회 결정을 존중해, 학교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7·20 합의문에 대해서는 “(오늘 날짜로 사표 수리를 하더라도) 이는 법적인 하자가 하나도 없다고 이사회는 내부적인 의결을 했다”라며 “서 총장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이사회가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이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들의 흥분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경 회장은“서 총장의 잘못을 드러내지 않고, 서 총장의 개혁을 칭송해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며 이사회를 규탄했다. 이어서 언론에 보도된 서 총장 인터뷰 내용과 사과할 용의가 없다는 발언을 언급하며 “어떻게 이사회 결정을 믿고 또 4달을 기다릴 것을 기대하나”라고 말했다.

격론이 이어지자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이혜숙 이사까지 나서 “여러 가지 의견이 있겠으나, 총장이 없는 것보다는 총장이 있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이사회가) 선택한 것 같다” 라고 이날 이사회 결과가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표 이사와 이 이사는 앞으로 신임 총장 선임 절차가 분명히 이루어질 것임을 밝히며 서 총장의 2월 사임을 못박았다.

한편, 표 이사는 총장 선출 과정에서 학생대표의 참여에 관해서는 “구체적 논의는 없었지만, 학교의 구성원들,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 동문들의 의견이 수렴될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하다 고 이야기되었다” 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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