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총장, 내년 2월 23일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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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표 총장, 내년 2월 23일 사퇴
  • 맹주성 기자
  • 승인 2012.11.07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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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임시이사회서 사표 수리… 내년 졸업식 직후 사임키로

▲ 서남표 총장이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3월 사퇴’를 발표했다(우) 오명 이사장이 25일 이사회 직후 서 총장의 사임서를 공개했다(좌) /김성중 기자, 홍보실 제공
서남표 총장이 내년 2월 23일 자로 사퇴한다.

이는 지난달 25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서 총장이 제출한 내년 2월 23일 자 사임서를 이사회가 최종 수리하기로 의결한 것이다. 애당초 거론되었던 해임이나 계약해지가 아닌 자진사퇴의 형태다. 이는 지난 2006년 7월 13일 취임 당시 서 총장이 “여러분의 의견과 우려를 신중히 새겨듣겠다”라며 임기 첫 번째 약속을 한지 정확히 2,418일 만이다.

이날 이사회는 애당초 서 총장의 거취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전망되어 많은 이목을 모았다. 만약 사퇴가 결정된다 하더라도, 그 형태와 시기에 대해 학교본부의 견해와 교수사회, 학우들의 의견 차이가 크게 벌어져 이를 놓고 첨예한 갈등 양상이 펼쳐지기도 했다. 교수협의회(이하 교협)과 학부총학생회(이하 총학)는 지난 7월 20일 이사회 이후‘총장의 3개월 후 (10월 20일) 사퇴’를 강하게 요구하되, 표면적인 촉구보다는 추이를 지켜보는 자세를 견지했다.

교협은 “당장 10월에 자진사퇴가 되지 않으면 이사회가 해임이라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면서도 “10월 이사회까지는 총장이 스스로 결정할 시간을 줄 생각이다”라며 표면적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총학은 임시이사회 약 일주일 전인 지난 10월 16일에서야 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소집해 ‘이번 이사회에서 서남표 총장 퇴진이 결정되지 않을 경우 총장실 점거를 실시한다’는 안건을 의결, 이사회 결과에 따라 큰 움직임을 일으킬지 말지를 결정하겠다고 공표했다.  

반면, 서 총장은 10월 1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3월 자진사퇴’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서 총장은 오명 이사장을 사퇴 종용파로 지칭하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나아가 서 총장은 우리 학교의 나은 미래를 위해서라도 오 이사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또한, 이 자리에서 서 총장 측은 7월 20일 오 이사장과 협의한 ‘7개 합의사항’을 공개하면서, 오 이사장이 먼저 협약을 파기했으며 합의 사항 이행이 전제되지 않고는 사임서는 효력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그동안 학내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련의 사건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이사회 당일 회의장 앞에서는 우리 학교 교수 22명이 일렬로 늘어서 ‘사표 즉각 수리’ ‘누구 맘대로 3월 사퇴’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교수들은 버스를 대절해 아침 일찍 이사회장을 방문, 교수사회의 강한 뜻을 전했다. 총학 또한 오 이사장에게 미리 준비한 서신을 전달했다. 서신에는 서 총장의 퇴임을 이사회에 촉구하는 내용과 함께, 차기 총장 선출에 학생 참여 보장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오전 7시 30분부터 진행된 이날 이사회는 정오가 조금 넘어 폐회했다. 오 이사장은 이사회 직후 결과 발표에서 “이사회는 내년 졸업식이 끝난 직후인 2월 23일 자 서 총장 사표를 수리했다”라고 밝혔다. 기존의 10월이나 서 총장이 발표한 3월이 아닌 2월 말에 사임하는 것이 최종결론임을 확정지은 것이다.

자리에 있던 교협 및 교수평의회 소속 교수들과 총학은 강한 불만을 표했다. 특히, 10월 당장 해임을 보류하고 이전에 논의되지도 않았던 2월에 사퇴하는 안이 왜 통과되었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질의응답을 맡은 표삼수 이사는 “사임을 오늘 날짜로 수리할 것이냐, 아니면 학교의 원만한 운영을 위해 이번 학기까지로 정할 것이냐를 가지고 토론했다”라며 “결국 2월 졸업식까지는 서 총장이 마무리 짓는 것이 학교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표 이사는 왜 서 총장의 명예만을 위해 주고 서 총장의 기간 연장을 계속 수용하는 것이냐는 교수들의 항의에 “오늘 결정은 총장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이사회가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서 총장에게 이를 요구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서 총장의 사퇴시기가 확정됨에 따라 총학과 교협은 이를 수용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동시에 서 총장에 대해 여전한 불신을 거듭 드러냈다. 총학과 교협은 서 총장이 사퇴 약속을 어기려는 움직임이나 정치적 시도를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강력한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교수들와 학우들은 서 총장의 퇴임을 시작으로 더욱 투명한 이사회의 운영과 동시에 총장 선출에 구성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종민 교협 회장은 “이사회에서 총장, 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을 의결하는 과정은 반드시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총학은 “11월에 시작될 차기 총장 선출 과정에 학내 구성원들이 참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라며 “이사회와 학교본부는 지난 6년의 갈등이 학내 민주주의의 부재로 인해 발생한 사태임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총학은 “대학평의회의 설립을 위한 한국과학기술원법 개정과 함께 총장후보선임위원회에 학생대표가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총동문회는 서 총장의 사퇴 결정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총동문회는 지난달 29일 ‘서남표 총장 사임 결정에 대한 입장’을 통해 “서 총장이 KAIST의 화합과 미래를 위해 자진사퇴하기로 한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신임총장 선임 절차에 대해, “갈등은 뒤로하고 이사회를 중심으로 개혁과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을 차질없이 준비해야할 때다"라고 덧붙였다.

후임 총장 선임 절차는 ‘현재 진행 중’이다. 이사회는 이미 지난 1일 주요 일간지와 학교 누리집을 통해 초빙공고를 냈다. 오는 30일 까지 지원자를 공모하고, 후보를 물색한 후 추후 구성이 완료될 총장후보선임위원회가 이 가운데 3명을 이사회에 추천하게 된다. 이미 학교 안팎에서는 유력한 후보로 5~6명 정도의 인사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말, 교협의 공식적인 사퇴 요구로 시작된 서 총장 거취 를 둘러싼 1년의 공방은 결국 서 총장이 자진사퇴하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다만, 아직 서 총장의 임기가 4개월가량 남아 있고, 후임 총장의 윤곽도 아직은 드러나지 않았다. 우리 학교가 갈등을 성공적으로 봉합하고 통합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지, 아니면 서 총장 임기나 후임 총장 선임 문제로 새로운 갈등이 시작될지, 학교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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