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 쏟아지는 학식, 개선할 점은

지난달 24일부터 나흘 간 학부총학생회가 벌인 긴급설문조사에서 학우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표출했다. 직영이 아닌 위탁업체가 운영하는 우리 학교 식당의 질은 어떤 업체를 선정하느냐, 학생과 식당간 피드백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 업체가 도의적 책임감을 가지고 운영하느냐에 달려있다. 하지만 지금의 학생식당은 세가지 부분 전반에 걸쳐 문제를 보이고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우리 학교 학식의 3,600원 짜리 저녁식사 /이경은 기자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대전 우송대학교 학식의 2,000원짜리 백반 /박효진 기자

“너무 비싸서 맛없게 느껴져요”

학우들이 가장 불만을 표한 것은 역시 북측 학생식당(이하 학식)의 ‘가격’이었다.

현재 학식에서 팔고 있는 식단의 가격은 밑반찬이 400원, 고기반찬이 1,400원, 과일과 샐러드가 600원 가량이다. 특히, 학우들은 고기 반찬 가격이 가장 불만족스럽다. 학식에서 반찬을 고르던 한 학우는 “고기반찬 한두 개만 올려도 금방 4,000원이 넘어서 반찬을 고르기가 두렵다”라고 말했다. 다른 학우도 “맛이나 양에 비해 너무 비싸서 상대적으로 더 맛없게 느껴지는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학내커뮤니티 ARA에서 학우들은 “비싼 반찬은 리필도 되지 않고 양도 적은데, 이렇게 먹으면 밥이 모자라는 경우가 많다”라며 불평했다.

또한 학식에서는 기존의 매점에서도 파는 빵과 삼각김밥을 포장도 뜯지 않은 채 그대로 판매한다. 심지어 가격도 평일은 매점보다 비쌌다. 한 학우는 “솔직히 이건 학생들에게 폭리를 취하려는 게 아니냐"라며 볼멘소리를 냈다.

하지만 신세계푸드에서는 ARA에 댓글로“저희는 식사의 품질을 높이려고 했다”라고 답변하며 가격을 낮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2,000원 학식, 우리는 가능한가

그렇다면, 신세계푸드가 제공하는 우리 학교 학식의 가격은 정말 내려갈 수 없는 것일까.

현재 신세계푸드가 영업 중인 대전 우송대학교의 학내 식당을 찾아가보았다. 우송대에서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학내 식당은 백반세트, 양식세트, 비빔밥과 찌개가 나오는 뚝배기세트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녁 백반세트를 주문해보았다. 가격은 2,000원이었으며 밥과 국, 김치, 무말랭이, 미트볼, 만두강정이 나왔다. 우리 학식 기준으로 약 3,500원정도 되는 식단을 1,500원 가량 싼 값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게다가 학생이 반찬 양이 적다고 하자 반찬을 좀 더 제공해 푸짐한 식사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적자가 나기 때문에 학식의 가격을 지금보다 싸게 제공할 수 없다는 신세계푸드측의 입장이 과연 진실인지 의심이 되는 대목이었다.

“가격, 맛 비롯한 전체적 개선 필요해”

가격과 맛 이외에도 식단 구성, 서비스 등 여러 측면에서 학식의 개선을 요구하는 학우들의 목소리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먼저 학우들은 반찬 수를 늘리길 원했다. 한화호텔앤리조트의 경우 아침식사 때 누룽지를 포함해 2~3가지의 죽을 준비했고, 빵도 3가지 이상을 준비했다. 또한 밥을 먹는 학우들을 위해 반찬의 가지 수도 3가지 이상 준비했다. 하지만 지금 신세계푸드는 죽을 하루에 한 종류만을 준비한다. 빵이나 반찬의 수도 예전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 학우들의 선택권이 예전보다 좁아진 것이다.

학우들은 신세계푸드의 불친절한 서비스도 문제로 지적한다. 반찬이 떨어졌을 때 빨리 보충되지 않아 불편을 겪었던 학우들이 많았다고 한다. 지난 1일, 식판을 깨끗하게 닦지 않아 식판 위에 잔여물이 남아 있는 사진이 ARA에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신세계푸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앞으로 좀 더 신경쓰겠다”라는 답변으로 일관할 뿐 별다른 가시적인 개선책을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신세계푸드측은 식당운영 자체를 떠나 고객과의 피드백 과정에서도 잡음을 만들고 있다. 특히 ARA에 제기된 문제를 대처하는 방식에도 학우들은 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신세계푸드가 학우들이 제기한 문제의 핵심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엉뚱한 사과를 하는 점, 그동안 남긴 답변들이 비슷한 말만 반복하고 있는 점 등이 성의가 없어 보인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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