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일, 우리 학교와 ICU가 하나의 대학으로 통합되었다. 통합된 학교 명칭이 우리 학교의 명칭을 그대로 따르고, 통합 후 학교 운영도 우리 학교의 제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므로 통합 전 우리 학교의 구성원으로서는 큰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통합으로 구(舊) ICU 구성원들은 학교 이름은 물론 익숙했던 제도가 대부분 사라지는 큰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우리는 두 학교가 통합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성장을 도모하는 통합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두 학교의 통합 작업이 순리대로 서둘러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ICU라는 이름은 비록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설립 이후 ICU의 업적과 성과는 우리 학교의 역사에 통합돼 이어질 것이다. 자산과 구성원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 1일 이후 구 ICU 구성원들도 구 KAIST 구성원들과 똑같이 우리 학교의 구성원이 되었지만, 진정한 통합 작업은 이제부터라 할 수 있다. 통합 이전 학생들이 모두 졸업하기 전까지 통합을 위한 진통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제도와 문화를 지닌 조직이 하나가 되는 과정에 진통이 따르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통합을 위한 태도와 자세에 따라 그 진통은 얼마든지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통합 이후 가장 큰 혼란을 겪을 구성원들은 누구보다도 구 ICU 학우들일 것이다. 구 ICU 학우들의 학사 제도 운영은 통합 전 충분히 준비된 것으로 보이지만, 문지캠퍼스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본 캠퍼스로 수업을 들으러 다니는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지속되어야 하리라 본다. 공강 시간에 머물 수 있는 공간 확보라든가 셔틀 버스의 운행 횟수 확대 등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문제는 서둘러 해결해야 할 것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과거‘출신’을 따지지 않고 진정으로 하나의 구성원으로 거듭나는 일이다.

과거 KAIST와 ICU는 다른 학교였지만, 이제는 하나의 학교다. 두 학교가 통합돼 새로 출범한 우리 학교는 정보통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통합으로 두 학교 모두 큰 혜택을 본 것이다. 제도적인 통합이 실질적으로 어떠한 효과를 볼 것인지는 전적으로 구성원들의 통합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느냐에 달린 문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성원의 통합이 순리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리라 본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