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로 나선 안철수 전 기술경영대학원 석좌교수가 지난해 4월 우리 학교 재직 당시 학생들의 잇단 자살에 침묵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날선 공방이 벌어졌다. 안 후보는 이를 직접 해명했으나 이에 대한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지난 2일 한 박사과정 학우는 학내커뮤니티 ARA에 글을 올려, 안 후보가 학생 자살이 잇따를 당시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이는 <안철수의 생각>에서 ‘말보다 행동으로 사람을 판단해야 한다’라고 의견을 피력한 것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라고 말했다.

이 학우는 경쟁 위주의 교육체계를 비판한 안 후보가 정작 우리 학교를 재직할 때 서남표 총장에게 편지를 쓰거나 서 총장의 개혁을 비판하는 데 동참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며 안 후보를 비판했다.

이에 학우들은 다양한 입장을 보이며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지난 3일에는 복수의 언론매체가 ARA에서의 공방을 인용 보도하면서 논란은 일반 국민들로까지 확대되었다. 이 학우는 또다른 글에서 안 후보가 강조한 소통 역시 우리 학교에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안 후보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한 학우는 2008년 부임한 안 전 석좌교수는 우리 학교에 3년 남짓 지냈을 뿐이라며 문제를 해결할 위치나 상황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학교의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학생들과 교수를 두고 갓 부임한 석좌교수에게 문제의 해결을 바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른 한 학우는 안 후보가 공개 비판을 하면 “교수가 이미지 관리한다” 등과 같은 비난만 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 후보가 청춘콘서트를 열게 된 계기가 우리 학교 재학생의 자살이라고 말해 여론과 언론에 문제를 상기시킨 것만으로도 학교에 도움이 되었다는 견해도 있었다.

일부 학우들은 안 교수가 우리 학교 재직할 당시에는 학내에서 경쟁 위주의 교육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전남 목포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난해 KAIST에서 연이은 자살 사건이 터졌을 당시는 이미 서울대학교로 이직한다고 언론에 보도가 된 뒤라 떠날 조직인 우리 학교에 대한 비판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논란에 앞서 안 후보가 석좌교수로 재직할 당시 학교로부터 특혜를 받아 1억 원의 전세자금을 지원받고 3~4억 빌라에서 거주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이에 엄상일 수리과학과 교수는 “도룡동에 있는 교수아파트에는 당시 신임교수가 많아서 자리가 거의 없었다”라며 “학교에서는 사택을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 학교 이름으로 1억 원까지 전세계약을 해서 사택인 것과 같은 조건으로 쓰게 해준다”라고 전했다. 당시 임용된 교수 숫자에 비해 학교 제공 사택이 부족해서 전세를 선택해도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안 후보가 1억 원 가량을 지원받은 것은 학교 규정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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