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문제는 매 학기마다 어김없이 학우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느린 인터넷 속도로 학우들이 줄곧 답답함을 토로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끊김 현상까지 자주 발생하면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심지어 지난 10일 학내 식당은 인터넷 속도가 크게 저하되어 카드결제가 불가능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과학기술대학의 캠퍼스 안에서 무선인터넷의 끊김 현상과 느린 인터넷 속도 등이 지속적으로 문제시되고 있지만, 학교 측은 별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느린 원인은 헤비유저… 제재는?

정보통신팀은 학내 인터넷망의 속도가 느린 주된 원인으로 과도하게 다운로드를 하는 헤비 유저를 꼽았다. P2P 사이트를 통한 지나친 다운로드는 인터넷 게임이나 검색에 비해 훨씬 많은 데이터를 요구한다. 상당량의 데이터는 인터넷 트래픽에 문제를 야기하며 인터넷 속도의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

정보통신팀에 따르면 특히 문제가 되는 밤 10시부터 12시 사이에 헤비 유저들이 주로 활동해 인터넷의 속도가 크게 느려진다는 것이다. 학교 측은 “22시부터 24시 사이는 정보통신팀이 이미 학교를 벗어나 있을 시각이다”라며 “과다한 데이터를 분배하지 못해 속도가 느려져 불평이 나오는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예산을 확보해 교대 근무 등을 실시해서 낮 시간뿐 아니라 밤에도 데이터 사용량을 적절히 분배토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보통신팀은 느린 인터넷 속도 문제를 해소하고자 과다한 데이터의 사용을 규제하려 했다. 그에 따라 재작년에도 학부총학생회(이하 총학)와 논의해 헤비 유저들의 제재 방안을 마련하려 했지만, 논의가 끝나기 전에 총학이 바뀌며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이후 사실상 이들에 대한 관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인터넷 재정비에도 인터넷은 오히려 그 전보다 더 느려졌다. 이때에도 학교 측은 헤비 유저들을 원인으로 꼽았으나 이들에겐 결국 아무런 제재도 가해지지 않았다. 또한, 올해도 헤비 유저들에 자제를 요청했을 뿐 후속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인터넷 속도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자 정보통신팀은 총학과 다시 논의해 제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낡고 부족한 AP, 학교 해법은 돌려막기?

낡고 부족한 AP 역시 기숙사망의 인터넷 속도가 느린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AP는 각각의 단말기들과 무선으로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장비다. 10년이 넘은 모델의 사용과 턱없이 부족한 AP로는 학우들이 만족할 만한 인터넷 환경을 제공하는 데 분명 한계가 있다. 기숙사 내 무선랜의 경우, AP는 물론 그것을 제어하는 제어기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정보통신팀은 이달 성실관과 진리관, 지혜관 등에 AP를 교체 및 추가 설치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학기 중 사랑관과 소망관 등에도 AP를 전반적으로 교체 및 증설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전했다. 교체는 이전에 기숙사 외 건물에 설치된 조금 더 최신의 기기를 기숙사에 배치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북측 기숙사에 있던 교체 이전의 AP들은 서측 기숙사에 추가적으로 배치된다. 서측과 동측 기숙사 또한 AP의 수가 부족하고 낡은 모델을 사용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AP를 교체하는 작업은 유보한 상태다. 정보통신팀은 “예산을 확보해 개선해 나가는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달라”라고 덧붙였다.

보안 위해 느린 속도 감수?

무선 네트워크가 IPv4_KAIST에서 Welcome_KAIST로 전환되면서 인터넷 속도는 더욱 느려졌다. 이에 많은 학우들은 “네트워크를 왜 교체했는지 모르겠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정보통신팀은 보안 때문에 네트워크를 교체했으며, 이 과정에서 속도가 느려졌다라고 설명했다. 보안을 위해서 어느 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존에 있었던 무선 네트워크인 IPv4_KAIST는 정보보안이 취약해 해킹 위험도가 높았다. 무선 네트워크를 Welcome_KAIST로 전환하면서 전산 자료를 암호화했고 보안이 한층 강화되었다. 최근에 보안 점검을 몇 차례 거치면서 인터넷 이용에 제한이 있었지만, 그 전보다 보안 문제는 현저히 줄었다고 정보통신팀은 밝혔다.

속도가 느려진 원인은 보안을 강화하는 인증 방식 때문이다. Welcome_KAIST 네트워크는 각각의 사용자를 인증하는 과정이 있다. 하나의 AP에서 다른 AP가 신호하는 영역으로 이동할 때마다 기기가 매번 인증을 받아야 하기에 인터넷 속도는 자연스레 전보다 느려진 것이다.

정보통신팀은 AP기기의 모델을 교체함으로써 이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형 AP 모델을 사용하면 단말기로부터 인증을 받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산 부족으로 학내에서 대대적인 AP 모델의 교체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식당 결제기마저 먹통… 이유는?

지난 10일뿐만 아니라 여름학기 중에도 종종 식당에서 불통 인터넷이 말썽이었다. 학우들은 먹통 인터넷 때문에 카드 결제를 못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이 문제에 대해 정보통신팀이 조사한 결과 문제는 네트워크가 아닌 엉망인 공유기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몇몇 공유기는 전원이 꺼져있기도 했다. 공유기의 설치 상태가 불량해 네트워크와는 상관없이 인터넷이 불안정한 것이다.

개별 IP를 부여받으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일정 금액의 사용료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학내 식당 업체들은 공유기를 설치해 이용하고 있다. 정보통신팀은 이들 업체에 각각의 IP를 부여하는 대책을 마련했다.

네트워크 끊김 현상, 원인파악 아직 못해

무선랜 연결이 간간히 끊기는 현상은 정보통신팀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 단말기마다 신호를 받는 정도가 다른 점과 AP 수의 부족이 원인인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그러나 휴대전화와 노트북 컴퓨터의 기종에 상관없이 모두 공통적으로 끊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지정된 자리에 있어도 Wi-Fi의 연결 상태가 불안한 현상 등을 미루어 볼 때 간헐적 끊김 현상의 원인을 AP 갯수의 부족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