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 368호 2면 '본관 앞 문화시위, 학우들 반응 엇갈려' 제목의 기사 중 '총학, 서 총장 사퇴 후 발전 위해 노력' 부분에 대해 김도한 학부총학생회장은 "강한 목소리를 내는 학우들과 더불어 그렇지 않은 학우들까지도 모두 함께 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며, 이는 어느 한 쪽의 의견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알려왔습니다.

▲ 지난 6일 본관 앞 잔디밭에서 '애니웨-이 굳나이트 크럽'이 열린 가운데, 참가한 학우들이 밴드 '와이낫'의 공연을 즐기고 있다 /양현우 기자

지난 5월 ‘공부 시위’를 시작으로 학생사회에서 꾸준히 강한 목소리를 내 왔던 자발적 학생 모임이 최근 ‘애니웨-이 굳나이트 크럽’을 끝으로 소강상태다. 한편 학부총학생회(이하 총학)는 한달 동안 서 총장 퇴진을 전제로 추후 학교 발전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좋은 선례지만 참여 부족 아쉬워"

학우들의 의견 표출은 지난 5월 ‘카이스트의 미래를 걱정하는 학생들의 모임’이 주최한 ’공부 시위’에서 시작해 ‘서남표 총장의 퇴진을 위한 학생모임’, ’애니웨-이 굳나잇 엔터테인먼트’에 이르렀다. 특히 ‘서 총장 퇴진’에 무게를 실어 온 학우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일련의 운동은 기존의 ‘시위’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들은 학생 전체의 의견을 대표해야 하는 총학과 달리 자신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피력할 수 있다.

그 일원인 곽민욱 학우(생명과학과 10)는 ‘애니웨-이 굳나이트 크럽’에 대해 “일반 학우들이 적극적으로 학내 문제에 대한 의견을 표현했다”라며 “학생들이 필요할 때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좋은 선례가 되었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행사 결과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곽 학우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라고 밝혔다. 학우들의 행사 참여가 기대만큼 많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행사에는 본지 추산 100여 명, 주최 측 추산 300여 명의 학우들이 참가했다. 이는 지난 5월의 ‘공부 시위’ 참여자와 비슷한 수치다.

곽 학우는 “행사를 알차게 진행하지 못한 점과 홍보에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이들이 목표한 것은 학내 사회와 외부 언론에 학내 문제를 알리는 것이다. UCC ‘남표 스타일’은 조회 수 15만 건을 돌파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행사를 취재해 보도한 외부 언론은 서너 곳에 불과하다. 

서 총장 반대나 지지를 막론하고, 학내  문제에 대해 의견을 가지고 있는 학우도 그리 많다고 할 수는 없다. 학부식당과 기숙사 희망·다솜관 로비에서 임의의 학우를 대상으로 “‘애니웨-이 굳나이트 크럽’에 대해 관심은 십 점 만점에 몇 점 정도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결과 대부분의 학우는 6점 이하의 점수를 내놓았다.

이들 대부분은 ‘행사가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라는 대답을 했다. “학내 문제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다”라고 말한 학우도 있었으며, “취지는 좋지만 참여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라고 한 학우도 있었다. 그러나 일부 학우는 10점을 매기며 “참여도 했고, 관심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학생 모임의 다음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 ‘애니웨-이 굳나이트 크럽’의 대표직을 맡은 허현호 학우(산업및시스템공학과 09)는 “(어떻게 학내 문제를 알릴 것인지) 고민이 많다”라며 “계획은 없지만 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총학 "서 총장 퇴진 후 발전 위해 노력"

지난 5월 학내 갈등이 최고조로 치솟자 총학은 대학우 설문조사를 진행해 ‘서남표 총장 퇴진’을 공식 입장으로 채택했다. 김도한 총학 회장은 “설문조사 결과 75%의 학우들이 (총장 퇴진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왔고, 다들 옳다고 믿는 것을 하고 있는 것이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라고 견해를 제시했다. 김 총학 회장은 학생모임과 그 외의 학우들에 대해 “애니웨-이 굳나이트 크럽을 진행하는 분들은 강한 목소리를 내는 학우들이다”라며 “일부 강한 의견을 내는 학우들(의 말을 듣기)보다는 다 같이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총학 행보 평가를 부탁하는 질문에는 “서 총장을 지지하는 학우는 불만이 있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학우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것이다”라며 “그렇지 않은 학우도 (서 총장 정책에) 문제의식이 있는 학생들을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총학은 지난 19일 배포한 여름방학 활동보고에서 서 총장 거취 관련 활동을 ▲이사회 및 기자회견 참석 ▲보도자료 및 성명서 배포 ▲언론인터뷰/신문 글 기고 ▲서남표 보고서 발행 ▲표삼수 이사 면담 ▲국회의원 면담 ▲애니웨-이 굳나이트 크럽 후원 등으로 정리했다. 김 총학 회장은 “일단 다음달 20일까지 물러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라며 “그래서 서 총장이 물러난 이후의 우리 학교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행보로는 현재 ‘대학 평의회 구성’과 ‘차기 총장 선출에 학내 구성원 참여’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후자에 관해서는 우리 학교 이사들로부터 어느 정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알려졌다. 

대학평의회 건설을 위한 ‘한국과학기술원법 개정안’은 작년 총학 <우리누리>부터 <올인원>으로 이어지며 꾸준히 노선을 유지하고 있는 안건이다. 총학은 국회의원들과 논의를 계속하며 한국과학기술원법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다만, 오는 28일 국회 관계자들과 이에 관련된 토론을 개최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지만 미뤄졌고, 그 시기는 다음달 19일 국정감사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김 총학 회장은 총학 행보의 영향력을 묻는 질문에 “대외적 행보가 아직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아 (총학이 주장하는 바가) 국민에게 어떻게 전해졌는지 잘 알 수 없다”라고 평가했지만 “이전과 달리 국회의원과 협력 차원의 공감이 생겼다. 당장 바뀌지 않더라도 인수인계를 통해 다음 총학에서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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