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조절기술의 가장 대표적인 기술은 인공강우기술이다. 기상조절기술에는 안개 소산, 비구름 제거 등 다른 여러 가지 기술들이 있지만 이 기술들은 모두 인공강우기술과 같은 원리를 이용한다. 따라서 인공강우기술의 원리를 이해하면 다른 기술의 원리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구름 종류에 따라 다른 인공강우기술

인공강우기술은 구름입자를 뭉치게 하는 구름씨를 살포해 강수확률을 높여주는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구름은 상층부 온도에 따라 두 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구름 상층부의 온도가 섭씨 0도 이하인 한랭구름과 섭씨 0도 이상인 온난구름이 그것이다. 구름의 종류에 따라 빗방울 형성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인공강우기술도 달라진다.

빙정핵 이용해 구름입자의 응결 촉진

대기 중의 물방울은 미세한 핵이 있어야 결빙한다. 이 핵을 빙정핵이라고 한다. 한랭구름의 상층부에는 빙정핵으로 인해 생성된 빙정과 미세한 물방울이 공존하고 있다. 그런데 얼음 표면의 포화수증기압은 물방울 표면의 포화수증기압보다 작기 때문에 대기 중의 수증기가 얼음 표면에 응결하면서 빙정의 크기가 점점 커진다. 이 현상을 ‘균일 냉각’이라 한다. 균일 냉각으로 빙정이 크고 무거워지면 중력의 영향을 받아 밑으로 떨어진다. 구름에 빙정핵을 살포해 이를 촉진시키는 방법이 한랭구름에 대한 인공강우 기술이다. 빙정핵으로 이용하는 물질은 요오드화은과 드라이아이스다. 구름 속에서 요오드화은을 연소시키거나 드라이아이스를 살포하면 각각의 미세한 입자가 빙정핵, 즉 구름씨 역할을 한다.

흡습성물질도 비를 내리게 할 수 있어

온난구름에는 과냉각 물방울이나 빙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미세한 물방울 구름입자만 존재하는데, 이 입자들은 구름 속의 상승, 하강 기류를 따라 브라운 운동을 하며 서로 충돌하고 응집한다. 그 결과 응집한 물방울이 커지면 빗방울이 되어 지표로 떨어지는 것이다. 온난구름에는 한랭구름의 빙정핵과는 다른 구름씨를 살포한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흡습성 물질인 염화나트륨이다. 염화나트륨이 온난구름 속에 살포되면 이를 중심으로 미세한 물방울이 빗방울 크기로 급속히 커져 낙하한다.

구름씨를 많이 살포하면 오히려 사라지는 비구름

그러나 구름씨를 과도하게 살포하면 물방울이 분산해 응집하므로 강수확률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구름씨 살포 양을 결정하는 것이 인공강우기술의 핵심이다. 실제로 인공강우기술 시행 시 살포하는 구름씨 양의 약 5배 정도를 살포하면 비구름이 사라지는데, 이 기술을 ‘비구름 소산 기술’이라 부른다.

안개 소산 기술에도 인공강우기술 사용

인공강우와 함께 손꼽히는 대표적인 기상조절기술이 안개 소산 기술이다. 안개도 구름과 마찬가지로 차가운 안개와 따뜻한 안개로 나뉜다. 냉안개 소산 기술은 한랭구름의 인공강우 기술과 같은 방법이다. 요오드화은을 빙정핵으로 뿌려 아예 비나 눈으로 만들어 안개를 소멸시키는 것이다. 또 과냉각 강화 방법도 존재하는데 이는 드라이아이스를 이용해 안개의 온도를 급격히 하강시키는 방법이다. 급격히 온도가 떨어진 안개 역시 응결하면서 비나 눈이 된다.

여러 가지 온안개 소산 기술

우리나라에는 주로 따뜻한 온안개가 생성된다. 온안개 소산 기술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흡습성 물질을 투입해 비로 만드는 방법, 흡습성 물질을 과도하게 투입해 안개를 없애는 방법이 있으며 아예 안개 입자를 증발시켜버리는 방법도 이용되고 있다. 이는 주로 비행기의 엔진으로 안개 입자를 가열해 소산시키는 방법으로, 공항 활주로의 안개를 제거하는 데 많이 사용된다. 이 방법은 온안개 소산 기술 중 가장 효과가 확실하게 나타나는 방법이지만 연료의 소모가 많아 비경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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