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대로 눈·비 내리게 하는 기술, 도입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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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 눈·비 내리게 하는 기술, 도입 가능할까
  • 이경은 기자
  • 승인 2012.09.2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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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에 기상 관측 이래 최악의 가뭄이 찾아오면서 이에 대한 대책으로 인공강우가 제시되었다. 작년부터 소규모로 인공증설 실험을 수행하는 대관령 구름 물리 선도 관측센터를 국제 수준의 연구거점 국립 기상조절 연구센터로 격상하는 논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018년에 있을 평창 동계올림픽에 인공증설을 시행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날씨를 조절하는 기상조절기술에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날씨를 마음대로 조절하는 기술

기상조절기술이란 날씨를 인공적으로 조절하는 기술을 말한다. ‘기상’이란 대기 중에 일어나는 현상을 지칭하는 말로, 특정 기간과 지역에 나타나는 대기현상의 통계적 확률에 주목하는 ‘기후’와는 구별된다. 비, 구름, 안개, 우박 등 대기현상 자체는 ‘기상현상’인 반면 여름에 우리나라에 비가 자주 오는 것은 ‘기후’인 것이다. 기상조절기술은 날씨를 조절하고자 하는 인간의 바람에서 비롯한다. 농경생활이 시작되면서 날씨는 인류 삶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고 이에 따라 날씨를 조절하고자 하는 바람이 생겨났다. 이 때문에 16세기 이후 기상학이 정착한 뒤 기상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자연현상 제어에 도전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인공강우로 가뭄 해소 가능해

기상조절기술 중 가장 먼저 주목 받은 것은 인공강우기술이다. 인공강우는 강수량을 늘려 가뭄의 피해를 직접 줄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명피해가 줄어든다면 이는 경제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가치를 지닌다는 것이 인공강우기술을 지지하는 단체들의 근거다. 또 인공강우와 같은 원리를 이용한 인공강설을 이용하면 겨울철 레저산업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양한 기상조절기술의 이점

우리나라는 봄, 가을철에 안개가 많이 발생한다. 지난 5월에 제주공항에서 항공기가 무더기로 결항한 것이나 2006년 서해대교에서 29중 추돌사고가 일어난 것도 짙은 안개가 주된 원인이었다. 한편, 지난 6월 경상북도는 우박으로 1,689ha에 해당하는 면적의 피해를 입었다. 지난달 20일 충주시도 우박으로 농가 427.6ha면적에서 106억 6,400만 원의 피해를 입었다. 안개 소산 기술과 우박억제기술을 이용하면 이 같은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환경에 큰 영향 주지 않는 화학물질 이용

인공강우를 비롯한 기상조절기술에는 요오드화은이 가장 흔히 사용되는데, 기상조절기술이 자주 이용되면서 요오드화은에 대한 환경오염문제가 대두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 물질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사례는 밝혀진 바가 없다. 인공강우나 인공강설에 사용되는 요오드화은은 아주 적은 양이다. 베이징 올림픽 당시 중국이 대규모로 요오드화은 살포 작업을 했을 때에도 대기 중의 요오드화은 농도는 0.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자연 농도의 오차 범위를 넘지 않는 값이므로 요오드화은은 자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기상조절기술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설명이다.

▲ 인공강설 실험 중 지상에서 구름씨를 살포하고 있다 /기상청 제공

부작용에 대한 이해 부족해

그러나 기상조절기술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인공강우를 연례적으로 사용하고 있음에도 강수량 조절에 실패한 경우가 있다. 하루 9mm 정도의 강수를 의도했으나 특정 지역에 하루 23mm 이상의 폭우가 내린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 때에도 개막식, 폐막식의 맑은 날씨를 위해 사용한 기상조절기술 때문에 야외경기가 있던 날 비정상적인 폭우와 돌풍이 일어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8년 인공강설 실험이 수행되었을 때, 같은 해 3월에 전국적인 폭설 현상이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는 실용화 어렵다

기상조절기술은 환경적 문제 이외에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기 어렵다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우리나라는 편서풍지대에 있어 구름이 빨리 지나가기 때문에 기상조절기술을 시행하기 어렵다. 기상조절기술은 구름이 적절한 온도, 습도를 가지고 있을 때 적절한 위치에 있어야 시행 가능한데, 구름이 빠르게 지나가면 이 순간을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분쟁을 불러올 수 있는 기상조절기술

기상조절기술이 실용화된 후의 문제점도 부상하고 있다. 1960년대 기상조절기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미국에서는 인공강우 문제가 법정으로 간 일이 있다. 한 과수원 주인이 농작물의 인공강우를 실시하자, 인근 지역 과수원 주인이 강수량이 줄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기상조절기술이 일반화되면 이 같은 분쟁은 자주 일어날 것이다. 그런데 기상조절기술은 효과를 검증하기가 어렵다. 인공강우기술을 예로 들면, 강수확률을 높이는 작업이기 때문에 기술 수행 후 내리는 비가 인공강우기술로 인한 비인지 자연적으로 내리는 비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이처럼 기상조절기술은 효과를 확실하게 검증할 수 없어서 기상조절기술로 인한 갈등을 해결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을 정복하려는 오만함은 아닌가

기상조절기술에 우려를 표명하는 사람 중에는 인문학적인 이유를 가진 사람도 있다. 과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인간은 자연을 지배하려는 태도를 취하게 되었다. 오랜 시간에 걸쳐 흐르던 자연적인 물줄기의 방향을 틀고 제방을 쌓거나, 과도하게 산을 깎기도 했다. 이러한 태도가 일정한 선을 넘어 과도하게 자연을 훼손하면 제방이 무너져 주거지역이 침수되고 산사태가 일어나는 등 자연재해를 우리는 많이 겪어왔다. 기상조절기술도 이 같은 측면에서 인간의 오만함과 과도한 욕망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받는 것이다.

기상조절기술은 이미 세계적으로 실용화단계에 진입하는 추세다. 기상조절기술이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연구를 시작한 미국뿐 아니라 최근에는 중국 또한 기상조절기술 강국으로 등극했다. 러시아는 국가공식 승전기념일에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소나기가 온다는 예보가 있으면 공군 소속 항공기를 이용해 ‘비구름 제거 작전’에 돌입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상조절기술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국립기상학회 오성남 부회장(연세대학교 객원교수)은 “가뭄, 기근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인공강우와 같은 기상조절기술은 반드시 개발되고 활용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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