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 과정 8학기를 초과한 ‘연차 초과’ 학생에게 근로장학생 지원 기회를 박탈해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 학교는 2008년부터 ‘연차초과자’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연차를 초과한 학생들에게는 대부분의 학내 장학금 지원 기회가 박탈되며, 기숙사 배정 시에도 문지나 화암 등 재학생이 기피하는 기숙사에 주로 배정된다. 연차 초과 학생을 연차 이내 학생과 차별하는 것이 제도적으로 고착되고 있는 것이다.

대학이 교육기관인 한, 지나치게 대학에서 오래 머무는 것은 문제가 있다. 가능한 한 지정된 연차 이내에 과정을 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충분히 교육받을 기회다. 학생들이 연차 이내에 과정을 수료하고 졸업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 학교는 단지 학점을 높이기 위한 재수강을 억제하기 위해 이미 재수강을 3과목으로 제한하고 있다. 대부분의 연차 초과 학생이 부전공·복수전공을 이수하기 위해 학교에 한두학기 더 머물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연차 초과 자체에 대해 징벌적인 제약을 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연차 초과 학생은 등록금을 부담해야 하고, 장학금 지원에서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근로장학생 선발 기회마저 박탈하면, 과외나 다른 형태의 아르바이트를 위해 학교 바깥으로 떠돌 우려가 있다. 타 대학과 비교하면, 우리 학교의 연차 초과 문제는 어쩌면 심각하지 않을 수 있다. 연차 초과 학생의 처우에 대해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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