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학 박사의 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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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학 박사의 건강칼럼
  • 김은희 기자
  • 승인 2009.04.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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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2 - 비트(Beet)

100세 이상의 러시아인들이 즐겨 먹는다는 볼 시트(borscht, 러시아 비트수프)나 피클 형태의 비트는 장수 식품으로 알려졌다. 요즘 한국에서도 비트는 생소한 채소가 아니다. 주로 샐러드에 이용되거나 별식요리에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날 것으로 소량을 섭취하는 정도로는 러시아 노인들이 즐기는 건강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비트는 시금치, 사탕무, 근대와 함께 명아주과에 속한다. 또한, 비트 잎을 데쳐서 시금치 무침처럼 만들면 맛이 거의 비슷하며, 사탕무처럼 비트도 단맛이 강하다. 이는 설탕 함량이 당근보다 높기 때문이다. 영양소면에서는 시금치, 근대처럼 카로티노이드 계열과 엽산, 비타민과 미네랄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비트는 뿌리와 잎 모두 강한 약성을 보여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져서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거나 고열이나 변비 치료에 주로 사용되었다. 유럽에서도 오래전부터 간 질환과 암 치료에 비트가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왔다. 일반적인 영양소 외에 붉은색을 내는 베탈레인 계열과 비테인이 들어 있기 때문에 높은 약성을 띤다. 비트의 붉은색은 오랜 세월 동안 주로 식용 색소로 사용되어 온 물질이지만 이 중에 베타사이아닌은 강력한 항암작용을 하는 물질이다. 비트의 항암효과는 여러 암 조직에서 확인되었지만, 특히 대장암에 대한 연구 결과, 예방과 치료 효과가 매우 탁월했다. 이러한 효과는 대장암에 대한 백혈구 중 T세포의 공격력이 강화되고 세포 수가 증가하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소시지나 베이컨과 같은 가공 육류를 먹을 때는 비트와 같이 먹는 것이 좋다. 가공 육류의 방부제나 음식 색소 및 식수 등을 통해 들어오는 질산염은 그 자체가 독성은 아니지만 강한 위산의 산성 환경에서 위암을 유발하는 나이트로사민과 같은 발암물질로 변환된다. 이 때, 비트는 나이트로사민의 작용을 막아 위암을 예방한다. 심지어 질산염이 많이 들어 있는 화학비료가 채소 재배에 과다하게 사용되고 있어 대부분의 진청색 채소에 질산염 함량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비트는 우리 식탁에서 더 자주 보는 채소가 되어야 할 것이다.

명아주과 식물에 주로 많이 들어 있는 비테인은 원래 식물이 가뭄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삼투압을 조절해주는 작용을 통해 세포조직을 보호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물질이다. 이러한 성질은 포유동물에게도 소변의 수분 함량을 끊임없이 조절하는 신장 수질의 건강을 지켜준다. 이 물질은 메틸기를 세 개나 가지고 있어 세포 내에 많은 단백질의 변형을 안정시키고 무엇보다 DNA의 돌연변이 발생을 억제해준다. 간세포 내에서도 여러 해독 작용을 강화시키고 유해 활성산소로부터 손상을 막아준다. 간에서 콜레스테롤의 과다 생성을 막아주어 비트를 많이 먹인 쥐는 30% 이상의 콜레스테롤 감소가 일어나는 것으로 발표됐다. 이러한 효과는 비테인이 간의 건강을 강화시키는 새미(SAMe, (S)-아데노실-L-메티오닌)라는 단백질의 합성을 증대시키는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비테인은 지방 대사를 촉진하는 카니틴의 합성을 도 와주어 지방간을 막아주며 혈중 중성지방 을 60%나 감소시킨다. 따라서, 비트는 간세포를 독소로부터 보호하고 간암을 예방하며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완화하고 지방간을 없애주는 역할을 하는 현대인에게 매우 중요한 식품이다. 더욱이 새미에 대한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새미가 우울증, 자폐증에도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는 비테인 함량이 높은 비트나 시금치 같은 명아주과 식물의 섭취를 늘려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된다.

비트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동맥경화나 혈전생성, 골다공증을 유발하는 호모시스테인의 혈중 수치를 감소시킨다. 호모시스테인은 단백질과 결합을 잘 해 단백질의 변형을 유도함으로써 혈관 내벽이나 뼈 안의 콜라겐을 변형시키며 혈액 내 헤모글로빈이나 알부민의 기능을 파괴시키는 해로운 물질이다. 이러한 이유로 제약회사는 시스타데인이라는 합성 비테인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또한 비테인의 이러한 기능은 엽산, 비타민 B6과 함께 작용해야 하는데 비트에는 이들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비트에는 1kg당 1.9g의 비테인이 들어 있다. 언급된 약성을 얻으려면 보통 하루 1.6g 정도가 필요하다. 이제 약을 복용할 것인지 아니면 비트를 쉽게 많이 섭취하는 방법을 찾을 것인지 한번 생각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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