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시이사회가 열린 지난 7월 20일 오전 8시 40분 경,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들이 회의가 시작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양현우 기자

표삼수 이사를 필두로 한 ‘KAIST 발전을 위한 위원회(일명 ‘소위원회’)’가 지난달 24일 첫 모임을 가졌다. 이용훈 교학부총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소위원회를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기관’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소위원회가 서 총장의 거취를 결정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7월 이사회 직후, 오명 이사장은 “KAIST 정상화 및 발전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사회 내에 소위원회를 구성, 운영하기로 했다”라며 “이사 4~5명으로 구성해 1~2개월 동안 운영할 것이다”라고 보도자료를 통해 추후 방향을 밝혔다. 소위원회가 서 총장의 거취 결정을 전담할지는 불투명했다.

그 이후, 표 이사와 곽재원 이사는 최근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소위원회는 서 총장의 거취와는 별개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표 이사는 “서 총장의 퇴진보다는 학교 발전을 논의할 것이다”라며 “총장이라는 공인의 진퇴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은 위원회 성격상 옳지 않다”라고 표명했다. 곽 이사 또한 “일단은 잠정적으로 물러나시는 것으로 생각하고 논의 중이다”라고 하면서도 “서남표 총장의 거취는 이사장과 총장 사이에 이미 약속된 것이다”라며 상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더욱이, 오 이사장과 서 총장을 제외한 다른 이사들은 대부분 오 이사장과 서 총장 사이 ‘90분 대화’의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사들의 추가 설명이다. 실제로 이사들은 첫 모임에서 “원활한 의사 결정을 위해 오 이사장에게 서 총장과의 약속 내용을 밝혀 달라”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대한 설명은 아직 이사장에게 충분히 듣지 못했다고 한다.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표 이사는 “개혁적인 정책을 지속하는 것이 옳은지, KAIST의 총장상은 어떤 것이 되어야 할지에 대해 학내 구성원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며 “구성원들의 마음을 어떻게 화합할지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표 이사는 이사회 이후 약 두 달 동안 학부총학생회(이하 총학), 교직원, 우리 학교 총동문회 등을 만나 학내 주체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총학은 지난달 19일 ‘서남표 총장 거취 관련 보고’를 통해 “지난 8일 표삼수 KAIST 이사를 만나 이사회의 입장과 현재 상황을 듣고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했다”라며 “학내 상황이 얼마나 왜곡되어 전해지는지 알 수 있었다”라고 발표했다.

또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총장을 선출하는 데 학생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말씀드렸고, 이사회에서도 이에 공감했다”라고 설명했다. 경종민 교수협의회장 역시 “교수협의회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라고 밝혔지만, 그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오 이사장도 서 총장의 거취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난색을 보였다. 오 이사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모든 일이라는 것은 순리대로 해야 하고 조급하게 해야 할 일이 아니다”라며 “이사분들은 사회적으로 경험과 연륜이 있는 분들이니 일을 원만하게 처리하고, KAIST 발전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현명히 결정하실 것이다”라고만 밝혔다.

한편, 불확실한 것이 아직 많은 지금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수 일 안으로 임시이사회가 열릴 예정이다. 현재는 이사들의 일정을 고려해 날짜를 정하는 단계이며, 아직 정식 안건 상정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부 이사들은 다음 주 혹은 그 다음주에 이사회가 열릴 것으로 예측했다. 따라서 이번 달 안에는 임시이사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곽 이사는 “임시이사회에서 소위원회 운영 방향을 논의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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