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장학금과 같은 기준 적용한 것”

2008년 이래로 ‘연차초과자’ 감소정책을 펴온 학교가 최근 근로장학생 선발에서도 연차초과자를 배제해왔음이 일부 드러났다. 포탈 공지를 통해 올라온 몇몇 근로학생 모집 공고 중 ‘연차초과자 제외’라는 선발기준이 논란이 된 것이다.

연차초과자란 소정의 수업기간(학사 8학기, 석사 4학기, 박사 8학기, 석·박사통합과정 10학기)을 초과한 재학생을 일각에서 일컫는 말로, 기숙사 배정과 장학금 수혜에 불이익을 받는다. 연차초과자들은 기숙사 배정순위에 밀려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화암이나 문지생활관으로 주로 배정받는 상황이다. 

또한, 교내 장학금을 비롯한 대부분의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번에 문제가 된 근로장학생 모집에서 연차초과자가 배제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근로학생도 결국 장학금 명목으로 보수를 받는다는 것이다. 학생복지팀(이하 복지팀)은 일부 부서, 과사무실에 근로장학생 선발시 연차초과자를 배제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근로학생을 모집한 한 부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학생을 선호하기 때문에, 임의로 연차초과자를 제외했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학우들은 “학교는 다양한 경험을 쌓고 진로에 대한 충분한 탐색을 하라는 의미에서 전과 및 복수전공을 장려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4년 이상 공부를 하거나 대외 활동을 하고 학교에 돌아오면 연차초과자라는 꼬리표를 단다”라며 비판적인 견해를 보였다.

복지팀은 연차초과자에 대한 현 정책에는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오성권 학생복지팀장은 “근로장학금은 장학금의 일종으로 장학금을 주기 위해 근로를 시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즉, 연차초과자를 제외시킨 조치는 교내 장학금 수혜와 같은 기준을 일부 적용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본원 내 기숙사가 부족해 학우들이 불편함을 겪는 문제에 대해서는 오 복지팀장은 “새 기숙사가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가 빠르면 내후년 7월에 완공될 예정이다”라며 “학교도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학교에는 학사과정과 석사·박사과정을 통틀어 400여 명의 연차초과자가 재학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360여 명이 이번 가을학기에 생활관을 신청했고, 학교는 이들에게 제일 낮은 순위를 부여해 기숙사를 배정했다. 이에 대해 학우들 사이에서는 기숙사 수용인원을 고려하지 못한 학교의 무리한 증원 정책의 뒷감당을 연차초과자들에게 떠넘기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목소리가 있다.

혁신비상위원회에서 학생 측 위원으로 회의에 참석하며 연차초과자 차별 정책 완화를 이끈 곽영출 전 학부총학생회장은 “연차초과자 차별은 명분도 없는 말도 안되는 정책이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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