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출연해 '복지, 정의, 평화' 화두 제시
"전공 혼란 KAIST 제자들 봤다... 중요한 결정은 자신의 신념으로 해야"

[속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전 KAIST 석좌교수)은 23일 23시05분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우리시대 시대과제는 ‘복지’ ‘정의’ ‘평화’의 세 가지다”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복지’에 대해 “지난 50년 간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뤘다”라며 “먹고사는 문제는 산업화로, 자유에 대한 갈구를 민주화로 이뤘고 이는 자부심 느낄 만 하다”라고 말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불안’을 해결하는 것이다”라며 “사회안전망. 열심히 노력한 중산층이 몸이 아파 힘들어지면 그건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정의’에 대해서는 “마치 달리기의 비유를 들자면, 달리기를 할 때 선수들이 같은 출발선상에 서서 같은 총소리에 출발을 하고, 뛰는 과정에서도 다리걸기 하면 안 되며, 골인했을 때, 승자도 있지만 패자도 나오기 마련인데, 패자를 그냥 버려두기보다 한번 재도전 해보라 이렇게 격려하는 것이다”라며 “정의도 달리기와 마찬가지다. 같은 출발선상에 있고, 편법과 특혜가 없으며, 정부의 공정경쟁을 감시하고, 패자에게도 재도전 기회를 주며, 이런 것이 정의로운 사회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복지와 정의는 ‘평화’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며 “통일을 목표에 두고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카이스트에서 뒤늦게 전공 혼란을 겪는 제자들을 봤다"라며 "중요한 결정은 자신의 신념으로 해야 하며, 최종 결단은 본인의 몫이라는 생각을 한다"라고 밝혔다. 향후 행보에 대해 "책을 시작으로 제 생각을 보이고 소통을 시작하면 국민의 기대와 저의 생각이 합치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안 원장은 설명했다.
 

다음은 이날 방송된 일문일답.

대선 출마하나
= 책을 시점으로 해서 이야기들을 좀 더 많이 나누어보려고 한다. 제 생각의 방향을 말씀드리고 그러면 저를 지지하시는 분들이 본인과의 기대수준에 맞는가 판단하실 수 있으실 것.
정치인에 대한 지지와 저에 대한 지지는 다르다. 제 생각을 보이고 얼굴을 맞대고 소통을 시작하면 그 분들의 생각을 알 수 있지 않을까.
국민의 기대와 저의 생각이 다르다면, 제자리로 돌아가 제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것.

시대와 국민이 원한다면 출마하나
= 양쪽 가능성을 열어두겠다. 결론을 내려야 할 것이다.

안철수가 바라는 대통령은
= 앞으로 시대과제가 복지 정의 평화라고 말씀드렸다. 이를 이룰 수 있는 방법론은 소통과 합의라고 생각했다. 보통 복지국가 중 대표모델을 스웨덴이라고 꼽는데, 진보적 당이 집권했을 때 보수적 당과 화합해서 같이 이루어 나갔다. 독일은 보수적 당이 집권했는데 진보적 당과 화합해서 또 복지국가를 이루었다. 복지라는 것은 혼자서 이룰 수가 없다. 우선순위가 사람들마다 다 다르기 때문.

저는 항상 생각하는 것이, 문제 해결은 오히려 쉬운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 능력 있는 많은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방법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어려운 것은, 이게 문제라는 것에 대한 공통의 인식. 소통과 합의의 중심에 설 수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보수와 진보 이전에 상식과 비상식이 선행되어야 한다. 비상식적인 일을 하지 못하게 국민이 강제하고, 법의 준엄한 심판을 받도록 하는 정의가 구현되어야 한다. 굳이 나누자면, 저는 상식파다.

12월에 안철수는 뭐 할 것인가
= 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고, 공부를 하고 있는데, 주위에서 들어보니까 굉장히 많은 분들이 제가 열심히 하고 공부하는 모습을 쳐다보는, 들킨 느낌이라는 생각이 든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면 그 다음 일이 다가온다. 어떤 일을 하든지 의미를 느낄 수 있고 계속 열정을 가질 수 있고 제가 잘해서 다른 분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다.

정치과외 받는가
= 과외를 받은 적은 없다. 의견 교류는 많다. 전문가끼리의 동등한 위치에서의 의견 교환이지, 고등학생처럼 과외를 받는다는 것은 아니다.

청콘 비판의견에 대해
= 사람 모이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모이는 것을 싫어하면 안 되지 않나.

안철수 대세론이 있는데
= 정치를 한다고 이야기한 적도 없고 제 생각을 소상히 밝힌 적도 없는데 지지율이 모였다.
저에 대한 지지율은 정치를 하시겠다는 분들의 지지율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정치하라는 지지율로 오해하면 제 교만이라고 생각한다.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설, 그때 출마하려고 했나
= 그런 건 아니다. 시장출마 할까 하고 고민을 10%정도 했다. 청콘 끝난 뒤 치열하게 고민해보자 그 정도였다. 갑자기 신문기사가 떴다. 서울시장 출마 직전 단계라는 기사였다. 여러 혼란이 그때 왔다.

서울시장 출마, 전혀 생각이 없었나
= 보도 다음날이 서대문구청 청콘이었다. 제 생애에 플래쉬를 그렇게 많이 본 적이 없다. 기자가 시장의 역할을 물어봐서 제가 “시장은 도시를 바꿀 게 참 많다”라고 했더니 “안철수 출마결심 굳혀”라고 기사가 나갔다.

간만 본다는 의견, 우유부단하다는 의견 있는데
= 사업가는 우유부단하면 성공할 수 없다. 그런 말은 제 삶과는 거리가 있다.

안철수-박원순 회동 무슨 얘기 오갔나
= 박 변호사의 생각을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박 변호사가 왜 시장에 출마하려고 하는지, 얼마나 의지가 굳은지, 본인을 둘러싼 주위환경들이 어떠한지 그런 것들을 다 들었다. 거기에 대해서 제가 충분히 공감을 하고 납득을 했다. 이유가 납득이 안 됐다면 그때 출마했을 수도 있다.

안철수 정치입문, 주위 반응은
= 제 아내뿐만 아니라 주위 모든 분들이 하지 말라고 한다. 지금 현재도 충분히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고, 많이 다치는 잘못된 경우를 많이 보아왔으니깐, 걱정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종 결정은 제가 하는 것이다.
카이스트에 있을 때 어떤 학생을 봤냐면, 공부도 굉장히 잘하고 부모님 말씀 잘듣는 착한 학생이다. 3학년 정도 되어서 주위를 돌아보니깐, 부모님이 선택한 전공이 자신과는 안 맞는 것이다. 그때와서 바꾸려고 하면 잘 바꿀 수가 없고, 굉장히 불행해지는 경우가 있다. 정말 중요한 결정을 주위 사람들의 판단으로 결정한다면 더 불행해질 수 있다. 결국 정말 중요한 결정을 하려면 자신의 신념과 판단에 의해서 해야 한다. 최종 결단은 본인의 몫이다 라는 생각을 한다.

청춘콘서트를 하면서 느낀 것
= 사회 여건이 젊은 세대의 선택을 박탈시킨다. 선택을 박탈당한 젊은 세대의 아픔을 이해하고 기성세대로서 미안하다. 세상이 바뀌려면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린다. 이런 상황에서 불평만 하지 말고 어떻게 노력하면 살아남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저 나름대로의 생각을 들려줬다.

요즘 나오는 기사들에 대해
= (기성)정치인들이 에둘러서 말하니까 기자들이 내용 자체가 아니라 왜 이런 말을 했을까 숨은 의도를 찾은 것 같다. 전혀 숨은 의도가 없는데 상상했다. 제가 보기에 안타깝다.

기억에 남는 경험은
= 의료봉사를 갔는데 무료로 알약을 제공했더니 소중함을 몰라 약을 먹지 않았다.
약값보다 훨신 작은 100원을 받았더니 소중함을 알고 약을 먹어서 사람들이 나았다.

경영에 뛰어들면서 생각
= 빵집의 목적이 이익 창출이 되는 순간 좋지 않은 재료를 사용해 이익은 많이 내겠지만
그 지역사회는 모두 건강을 잃게 된다. 이것은 사회악이고 범죄집단이다.

빌게이츠 방문해 기자회견, 언론플레이 아닌가
= 미국은 학교 일 때문에 갔다. 빌게이츠가 재단을 워낙 선구적으로 했기 때문에 그분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듣고 싶었다. 1시간 정도였지만 많은 것 배웠다. 외롭다고 그랬다.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모으지 않으면, 혼자서만 하다 보면 외롭다.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과 활동하면 좋겠다.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어떤 분들인가
= ▲제가 정치했으면 하는 분 ▲제가 직접 정치하지 않더라도 양당이 긴장했으면 하는 분 ▲모두 싫어서 그 불만을 저를 통해서 표현하는 분 등이 있다.
이 분들은 공통점이 있는데, 지금 이대로는 안된다. 이 오래된 체제가 바뀌었으면 좋겠다. 변화에 대한 열망이다. 사람들의 현재에 대한 불만 내지 변화에 대한 열망을 정치권에 전달하는 창구. 그 역할에 대한 열망은 공통적이다.
한나라당 새누리당 간판 바꿔달고 경제민주화 도입하려고 하시고, 민주당도 통합하면서 여러 노력들 있지 않았나. 그런 것들에 일부라도 역할을 한 것 같다.

총선 이후에 심경 변화 있었나
= 야당이 승리하면 야당의 대권후보가 부각되고, 저는 제 자리에 돌아가 열심히 하는 줄 알았는데, 여당의 압승으로 나오자 저한테 다시 열망이 몰렸는데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고민에 빠졌다.
지금까지 제가 했던 결정들은 저만 책임지면 된다. 이쪽 공적 영역에서는 국가와 사회를 위한 정말 중요한 문제다. 대선 출마전 세가지 생각해야 한다.
▲과연 제 지지층의 분들의 생각이 무엇인가 ▲제 생각이 그분들의 기대수준에 맞는가 ▲정말 능력과 자격이 있는가 이렇게 세 가지다.
제 생각의 방향을 밝히는 것이 우선이겠다 생각해 책을 쓰게 되었다. 미리 계획을 했었으면 총선이 끝나자마자 책을 썼을 것이다. 책의 주제는, 결국은 우리 모두가 바라는 우리나라의 모습과 과제가 어느 것일까에 대해 저의 생각을 쓴 것이다.
나라를 나타내는 두 가지 지표가 하나는 자살률, 하나는 출산율이다. 자살률은 우리가 얼마나 힘들게 살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현재의 지표, 출산율은 내 아이가 얼마나 잘 클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미래의 지표라고 생각한다. 불행하게도 자살률은 가장 놓고 출산율은 최하위권이다. 우리나라는 굉장히 불행하고 미래가 밝지 않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대다수다. 이를 어떤 방법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면 바꿀 수 있을까. 10개월 정도 고민했고 이를 책으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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