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선 총장이 민주시민 운운?” 서 총장 회견에 교수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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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선 총장이 민주시민 운운?” 서 총장 회견에 교수들 반발
  • 손하늘, 맹주성, 박효진 기자
  • 승인 2012.07.18 2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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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협의회 “해임 이유, 명백히 알려드린다” 정기총회 열고 성명 채택
교수평의회 “서남표 총장, 오만하고 시대착오적” 결의문 및 성명 발표

▲ 18일 오전, 교수협의회 총회가 열리기에 앞서 참석한 교수들이 명부에 서명을 하고 있다 /양현우 기자

교수평의회(평의회)가 서남표 총장의 퇴진을 재차 촉구하는 결의문과 퇴진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성명을 17일 이사들에게 전달했다. 교수협의회(교협)는 18일 정기총회를 열고 이사회에 서 총장을 해임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특히, 교협은 “물러날 이유가 무엇인지 알려달라”는 서 총장의 16일 기자회견 당시 발언에 대해 40가지 이유를 대며 해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또한, 서 총장의 16일 기자회견문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서 총장이 2년 전의 무리한 연임 운동 때와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 18일 오전, 교수협의회 총회가 열리기에 앞서 참석한 교수들이 명부에 서명을 하고 있다 /양현우 기자

평의회 “과대망상적 언론플레이, 즉각 중단하라”= 평의회(의장 강성호 교수)는 17일 결의문을 통해 ▲서 총장은 즉각 사퇴할 것 ▲서 총장이 자진사퇴하지 않는다면 이사회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서 총장을 즉각 퇴진시킬 것을 요구했다.

평의회는 결의문에서 “KAIST가 미래를 기약할 수 없으리라 우려될 정도로 심각한 난관에 봉착한 것은, 서 총장의 오만하고 독선적인 의사결정 방식과 시대착오적인 교육철학에서 기인한다”라며 “유일한 극복방안은 서 총장의 즉각적인 사퇴뿐이다”라고 주장했다. 서 총장이 “그들(교수들)이 내놓은 유일한 대안은 내 사퇴다”라고 일침을 놓은 것을 오히려 정면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 18일 오전, 교수협의회 총회에 참석하려는 교수들이 KI빌딩 퓨전홀로 입장하고 있다 /양현우 기자

평의회는 또한 ‘KAIST의 발전 위해 서 총장 물러나야’라는 성명에서 “보여주기식 개혁안이 모두 그렇듯, 서남표식 개혁의 허구가 드러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평의회는 그 근거로 ▲방만한 경영을 통한 막대한 투자손실 ▲징벌적 등록금으로 학생들의 창의력 말살 ▲단기적 연구성과만을 강조해 우수한 교수가 학교 떠나게 한 교수승진제도 ▲자신의 특허 관련 연구과제를 위해 수백억 원의 국고낭비 ▲실패 은폐 위해 연구성과 과장홍보 ▲학생과 교수 무차별적 고소고발해 민주적 의사표현 억압 ▲상시적인 거짓말과 약속파기 ▲국정감사 위증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평의회는 “학내가 피폐해지는 동안, 밖에서는 언론플레이와 정치권 기대기에 열을 올렸다”라고 비판했다. 평의회는 “자신이 정치인이라도 되는 양 방대한 비서실과 홍보실을 유지하면서, 언론에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는 데 학교의 자원을 낭비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청와대 출신 인사를 부총장으로 영입해 기존 행정조직을 변형해가면서까지 정치권 줄대기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 18일 오전, 교수협의회 총회가 시작되기에 앞서 참석한 교수들이 회의자료를 읽고 있다 /양현우 기자

서 총장의 최근 서신과 기자회견에 대해서는 “과대망상적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라고 일축했다. 평의회는 “총장의 명예를 존중하고자 이사회가 고육지책으로 용퇴를 권한 것인데, 오히려 서 총장은 이사장이 교수들과 짜고 음모를 꾸민다거나 정치권 고위 인사가 자신을 몰아내려 하는데 이름은 밝힐 수 없다는 식의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계약해지의 적법성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평의회는 “임기가 법적으로 보장된 것과 마찬가지로 ‘중도 계약해지’라는 조항 역시 법적으로 정당하다”라고 반박했다.

평의회는 “무엇보다도 서 총장이 지닌 개발독재식, 밀어붙이기식 교육철학은 더 이상 창의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21세기 대한민국 대학교육과 맞지 않다”라며, “정확하게는 서남표식 교육철학이 죽어야만 대한민국 대학교육이 살고, KAIST의 혁신이 지속될 수 있다”라고 주장해 “KAIST 개혁을 계속할 수 없을 것 같아 사죄드린다”라는 서 총장의 전날 기자회견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평의회는 이 같은 내용의 결의문과 성명서를 17일 이사들에게 전달했다.

▲ 18일 오전, 교수협의회 총회가 시작되기에 앞서 참석한 교수들이 회의자료를 읽고 있다 /양현우 기자

교협 “기득권에 맞서 민주사회 구현? 정반대로 말하면 정확하다”= 서 총장이 16일 기자회견에서 “어떠한 얘기도 들은 적이 없으며 물러날 사유를 분명하게 밝혀달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교협(회장 경종민 교수)은 “그동안 객관적인 사실에 입각해 퇴진 근거를 밝혀왔는데 이러한 질문을 하다니 경악스럽다”라고 말했다.

교협은 18일 정오 KI빌딩 퓨전홀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KAIST의 진정한 혁신과 발전을 위한 이사회의 고뇌에 찬 결정을 적극 지지하며, 서 총장의 즉각적 퇴진을 재차 촉구한다”라는 내용의 성명을 재석 교수 306명(위임장 208명)의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교협은 특히 “임시이사회에서 총장에 대한 문책성 인사결정이 내려진다면, 측근으로서 총장을 잘못 보좌한 학처장 이상의 보직자들은 반드시 즉각 사퇴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설령 계약해지를 통해 3개월의 (퇴임)유예기간을 받더라도, 그 3개월을 다 채울 필요가 없다”라며 “3개월을 원칙과 반하는 용도로 사용하거나 새로운 일을 벌이는 데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3개월이 주어진 이유가 무엇인지에 답하는 마음으로 시간을 사용하기를 바란다”라고 요구했다.

▲ 18일 오전, 교수협의회 총회가 시작되기에 앞서 참석한 교수들이 회의자료를 읽고 있다 /양현우 기자

아울러 교협은 이날 서 총장이 해임되어야 하는 40가지 이유를 발표했다. 지난 6년간의 갈등을 9가지 분류로 나누어 정리한 이 문건에서 교협은 ▲합의서·국정감사 등 거짓말 ▲말바꾸기 등 위선적 행동 ▲구성원에게 비전을 강요하는 독선적 리더십 ▲사업·특허 등 철저한 사익추구 ▲학교조직 사유화 및 방만운영 ▲교수·학생·이사 등 무차별 공격 ▲재정경영 실패 ▲구성원의 불신 및 학내 혼란 가중 ▲형식과 외양에 치중해 지속적 개혁 실패 등의 근거를 들고 있다.

교협은 총장의 16일 기자회견문 내용에도 강하게 반발했다. 교협은 “서 총장이 기자회견에서 던진 질문에 일일이 답할 가치조자 없지만, 너무나도 비이성적인 것들 몇 개에 대해 반론을 제시한다”라며 서 총장의 발언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 18일 오후, 교수협의회 총회가 끝나고 참석한 교수들이 KI빌딩 퓨전홀을 빠져나오고 있다 /양현우 기자

서 총장이 오명 이사장에게 “교수들이 테뉴어 제도를 폐지하라고 다음 총장에게 요구하면 받아들이고, 학생들이 영어강의 폐지하라고 하면 들어줄 것인가”라고 반문한 것에 대해 교협은 “서 총장이 해임되더라도 어느 누구도 세계적 대학이 되기 위한 노력을 덜 하자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오히려 서 총장의 독선적 대학운영이 세계적 교육과 연구에 장애가 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관행과 관성에 근거한 낡은 문화’를 언급하며 이를 바꾸는 개혁을 저지한다면 ‘역사의 죄인’으로 남을 것이라고 주장한 서 총장에 발언에 대해서는 “서 총장의 개발독재식 교육철학이야말로 낡은 문화다”라며 “자신의 독선과 무능으로 인해 피폐해진 KAIST 문화를 인정하지 않고 그러한 독선을 계속하겠다는 서 총장이야말로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다”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서 총장이 “국민이 주인인 KAIST를 그 누구라도 사유화해서는 안 된다”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KAIST는 물론 이사회까지 자기 것으로 사유화해 마음대로 다루고, 그 과정에서 청와대 출신 부총장을 이용해 정치권에 기대고자 했던 인물이 바로 서 총장이다”라며 역공을 폈다.

“한국에 있는 마지막 날까지 대학개혁의 주춧돌을 놓기 위해 소임을 다하겠다”라며 “KAIST 발전을 위해 여생을 바치겠다”라고 서 총장이 말한 것에 대해, 교협은 “그 누구도 KAIST 발전을 위해 서 총장이 여생을 바치기를 희망하지 않는다”라며 “서 총장은 한국대학 개혁의 주춧돌이 아닌 장애물이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교협은 “서 총장의 개발독재식 교육철학과 운영방식은 대학교육을 질식시키고 학생들의 창의성을 말살한다”라며 “대한민국 대학의 진정한 혁신은 서 총장의 개발독재식, 밀어붙이기식 교육철학이 사라질 때 비로소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 18일 오후, 교수협의회 총회가 끝나고 참석한 교수들이 KI빌딩 퓨전홀을 빠져나오고 있다 /양현우 기자

교협은 “서 총장은 지난 6년 간 언론플레이와 정치권력에 밀착해 ‘서남표식 개혁이 곧 KAIST의 진정한 개혁’이라는 거짓된 등식을 세웠다”라며 “자신이 마치 미국의 우수한 제도와 철학을 한국이라는 미개한 사회에 전파해 변화시켜야 하는데, 한국의 문화와 의식이 아직도 미천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식의 하소연을 하고 있는데 그만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또한 “서 총장의 생각만큼 대한민국과 KAIST가 어리숙하지 않다”라며 “교수와 학생을 소위 ‘철밥통’과 ‘문제학생’으로 매도하면서까지 총장이기를 바라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 18일 오후, 경종민 교수협의회장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교협 총회 결과를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양현우 기자

경종민 회장 “서 총장에 반대하면 능력 모자란 사람인가”= 경 교협 회장은 교협 정기총회가 끝난 오후 1시 경 기자간담회를 갖고 총회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경 회장은 지난해 5월 서 총장이 ‘Vision 2025’를 선포했을 때를 언급하며 “서 총장은 마음대로 학교의 비전을 선포하고, 교수들은 이를 언론보도를 보고 알았다”라며 “교수들을 철통속에 가둬 놓고 6년 동안 난폭운전을 한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경 회장은 “창의성을 가지고 연구를 하는 젊은 학생들의 마음에 불을 질러야 하는 그런 교수들에게, 내가 비전을 선포할테니 당신들은 몰라도 되고 그냥 알아서 따르라고 한다”라며 주요 사안에 대해 학내 의견수렴이나 사전통보 없이 언론홍보만 집중되었다고 비판했다.

서 총장이 ‘자신의 퇴진에 교협이 앞장선 이유’라며 지목하고 있는 테뉴어 제도에 대해서도 경 회장은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경 회장은 “실력이 없기 때문에 잘려나가는(테뉴어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을 반대하는 교수들은 없고, KAIST는 교수하기 힘든 학교이며 KAIST 교수들이 그 정도의 각오와 자존감은 있다”라며 “그런데 교수들을 반개혁세력으로 매도하고, 테뉴어 못 받은 실력없는 교수와 늙은 교수가 서 총장을 반대한다고 호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핵심 관계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2년 거래설’에 대해 경 회장은 “당시 굉장히 많은 분들이 총장으로부터 2년만 하겠다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라고 못박았다. 경 회장은 “이사들 중 적지 않은 숫자의 분들이 ‘총장이 2년 하겠다는 말을 듣고 재임에 찬성해줬다’라는 발언을 저에게 직접 했다”라고 전했다. 경 회장은 “이는 서 총장이 연임을 하기 위해 ‘개혁을 마무리하려면 최소한 2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얘기를 해 다른 사람들이 수용한 것으로, 누군가 ‘2년만 하겠다고 밝히면 총장으로 밀어주겠다’라고 했다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라고 말했다.

서 총장은 현재까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데,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된 총장을 사퇴시키려 하는 근거가 너무 주관적이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경 회장은 “총장을 하려면 법적으로는 당연히 문제가 없어야 하는 것이다”라며 “총장은 도덕적인 자격요건이 굉장히 높은 자리로, 이를 만족하지 못하면 총장을 할 수 없다”라고 답했다.

16일 서 총장이 기자회견 질의응답에서 “교수들이 2년 임기를 부탁한 것 같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 경 회장은 “그런 적이 없다”라며 “당시 교수협의회장이 아니라서 자세히는 모르겠는데, 그런 부탁을 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경 회장은 “정치권에 연줄이 전혀 없어서 그런 부탁 자체를 할 수가 없다”라며 “정치권에 아는 분이 있으면 취재진 여러분께서 소개해 달라”라고 자신의 결백을 강조했다.

학교본부 관계자가 지난 5월 21일 ‘공부 시위’의 배후로 교협을 의심한 데 대해 경 회장은 “터무니없는 발언으로, 전혀 관계가 없다”라며 “학생들이 어떻게 시위를 하고 있는지 구경하고 싶었는데, 오히려 안 좋게 보일 것 같아서 일부러 멀리서만 보고 지나갔을 정도다”라고 밝혔다. 경 회장은 “특허의혹도 짰고, 이사들과도 짰고, 학생들과도 짰다니 제가 무슨 기름이냐”라며 “그런 식으로 매번 몰아가는 것을 그만두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 18일 오후, 경종민 교수협의회장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교협 총회 결과를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양현우 기자

경 회장은 서 총장이 계약해지될 경우 오게 될 다음 총장의 모습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KAIST에서 개혁은 굉장히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라며 “서 총장식 개혁에 반대하면 반개혁파, 수구세력, 철밥통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무식한 발언이다”라고 주장했다.

경 회장은 “KAIST 학생들은 굉장히 어려운 학문을 하고 있기 때문에 창의성이 필요하다”라며 “개혁은 똥개훈련 시키듯이 교수들을 자르고 네 편 내 편을 나누어서 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 회장은 KAIST 교수와 학생들 스스로의 동기부여가 굉장히 강하고, 또한 적어도 그런 사람으로 키워야 한다며 “인자하게 웃어주고 밥을 함께 먹으며, 때론 술 한 잔 마시면서 얘기를 들어주고 학생들의 어깨를 두드려주는 총장만 있어도 KAIST 교수와 학생은 해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경 회장은 “웬만큼 방해받지 않으면 자기 할 일만 하는 그런 교수들이 지금 일어났다는 것에 주목해 달라”며 “거창한 개혁가가 오지 않아도 된다. 같이 일하고, 함께 대화해주는 그런 총장만 와 준다면 KAIST는 굉장히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교수들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학교본부는 입장을 발표하지 않는 등 대응하지 않는 분위기다. 학교본부의 한 관계자는 “교수들의 주장에 대해 학교본부는 별도의 참고자료를 내놓지 않았으며, 서 총장은 자진사퇴는 없다는 기존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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