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깊은 학내 갈등, 어떻게 봉합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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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 학내 갈등, 어떻게 봉합할 것인가
  • 카이스트신문
  • 승인 2012.07.02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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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 시작되었지만, 가뭄과 일찍 찾아온 무더위가 무색하게 우리 학교 교정은 여전히 면학 열기가 뜨겁다. 몇 년 만에 여름학기가 부활해 수업을 듣는 학부 학생들도 있고, 아침 일찍 도서관이나 연구실로 나가 밤늦게까지 학업과 연구에 매진하는 학부, 대학원 학생들도 상당수다.

학교본부로 일컬어지는 학교의 행정 조직은 이처럼 연구와 학업에 매진하는 교수, 학생, 연구원들이 더 뛰어난 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첫 번째 임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근래 학교본부는 학생, 교수, 연구원들의 학업과 연구를 지원하고 후원하기는커녕 평상시 같으면 그들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일 때문에 걱정하고,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봄학기 종강을 앞두고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이 서남표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카이스트의 미래를 걱정하는 학생들의 모임’ 소속 학생들을 비롯한 많은 학생들은 기말고사 기간 본관 앞에서 공부 시위를 벌였다. 학부 총학생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서남표 총장의 퇴진을 희망하는 학생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은 우리 학교 개교 이후 처음 일어난 사건이다.

서남표 총장의 특허 도용 논란을 둘러싼 논란은 학교의 고소로 학교 구성원들이 고소인과 피고소인으로 갈려 경찰의 수사를 받는 불행한 사건으로 확대되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된 이상 진실이라도 하루빨리 가려지기를 바랐으나, 경찰 수사가 끝난 현재까지도 진실이 밝혀지거나 논란이 종식되기는커녕 논란과 갈등은 더 확대되고 있다. 양측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립하는 한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대법원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갈등은 종식되지 않을 것이다.

모든 학내 구성원들은 하루빨리 이러한 혼란이 수습되고, 학교 행정이 정상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총장파’ ‘반총장파’라는 용어가 버젓이 사용되는 학교가 정상적인 학교라고 볼 수는 없다. 서남표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교수와 학생들의 시위도 하루빨리 학교가 정상화되기를 바라는 애교심의 표출일 것이다. 총장을 비롯한 보직교수와 행정 조직이 학교의 발전을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을 학내 구성원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고소라는 극단적 방법을 사용한다고 해서 학내 불신과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해졌다.

학교본부는 토론회와 소통위를 열 것을 제안했지만, 교협은 총장의 제안에 진정성이 없다며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형식적으로 대화를 거부한 교협의 책임이 큰 것 같지만, 지금까지 소통을 명분으로 다양한 임시조직이 만들어졌지만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소통 거부 책임이 전적으로 교협에만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른 것의 궁극적인 책임은 우리 학교의 리더인 서남표 총장에게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서남표 총장이 우리 학교의 미래를 위해 사퇴를 거부한다면, 신뢰의 위기에서 비롯된 학내 갈등을 어떻게 해소할지 그 대안이라도 제시해야 한다.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불신과 갈등은 더 깊고 심각해질 것이다. 사퇴가 최선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대로 갈등을 방치하는 것 역시 최선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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