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 남쪽만을 따라 자리 잡은 벨기에는 북해에 ‘벨기에의 11번째 주’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만큼 바다와 해안이 그들의 생활 전반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2만여 개의 아름다운 섬과 풍부한 해양자원이 자랑이다. 그들은 해양과 연안을 ‘신의 선물이자 후손들에게 남겨야 할 유산’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해양 산업과 환경 자원이 앞으로 호주의 안녕과 번영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여수엑스포에 참가한 국가들은 바다와 연안의 소중함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소중한 바다를 건강히 유지해야

하지만 소중한 바다는 인류의 무분별한 이용으로 크게 훼손되고 있다. 해양생태계는 어류 남획, 각종 오·폐수 유입, 유류 유출 등으로 몸살을 치른다. 어패류를 섭취하는 인간의 몸에 중금속이 축적되는 것도 문제다. 그뿐만 아니라 해수면이 상승해 국토가 잠긴 투발루와 키리바시의 사례 또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여수엑스포는 우리의 삶과 행복을 영위하려면 바다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바다와 연안을 지키는 일이 곧 지구 생태계를 위협하는 환경오염에 대항하는 해법이 될 것이라고 역설한다.

그림/ 송채환 기자

해양 보존과 복원을 위한 여러 대안

여러 전시관에서는 각 정부, 기업 등의 주체가 어떤 대안을 가지고 바다와 연안을 지키고자 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태국은 국왕과 왕비의 주도로 해양자원과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몇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해양림이 훼손되어 홍수 피해가 심해지자 나무를 심어 이를 복구하라고 직접 지시하는 태국 국왕의 모습이 인상 깊다. 아르헨티나는 상업적 어업으로 발생하는 환경 충격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소개한다. 미래 세대를 배려해 환경 보존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기업관 중 포스코관은 광석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비금속 광물 찌꺼기로 만든 인공어초를 홍보하고 있다. 실제로 여수 앞바다에 설치된 이 인공어초는 수중 어초 생육을 촉진하고 어류 남획을 방지하는 등 해양생태계 보존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보존과 개발이 함께해야

바다와 연안을 보호하기 위해 무작정 보존과 복원에만 힘쓰는 것이 유일한 해답은 아니다. 싱가포르관에서는 육지 공간부족과 환경오염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싱가포르가 어떻게 개발과 보존을 동시에 구현했는지 보여주고 있다.

쓰레기 위에 생명을 피워낸 셈마카우 쓰레기 매립지가 그 좋은 예다. 셈마카우 매립지는 쓰레기를 소각한 재로 바다를 메우고 그 위에 조성한 공원이다. 이 공원은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져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처가 될 수 있었다.

북극해에 접한 러시아 역시 풍부한 자원을 지속 가능하게 이용하기 위해 북극 연안을 어떻게 개발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 관람객들이 '나의 바다'라는 주제의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미국전시관 제공

우리의 바다를 위한 새로운 협력이 필요

여수엑스포는 바다를 위한 보다 넓은 의미의 대안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생각은 해안가를 배경으로 찍은 미국관의 영상을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이 영상에는 바다를 ‘나의 바다’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영상의 하이라이트는 이 사람들의 모습이 한 데 모이는 부분이다. 그 순간 ‘나의 바다’가 ‘우리의 바다’로 확장되며 영상은 ‘우리는 바다와 연결된 존재’라는 주제 의식을 표출한다.

여수엑스포는 바다가 누구의 것도 아닌 ‘우리의 바다’이기 때문에 모두가 해양 수호 활동에 동참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것이 여수엑스포가 세계에 요구하는 새로운 협력이자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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