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2012 여수엑스포가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전라남도 여수시에서 열렸다. 전 세계가 바다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바다의 문제는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열린 이번 엑스포는 바다와 연안에 관련된 인류 공동과제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총 104개 국가가 참여한 이번 엑스포는 CNN이 꼽은 ‘2012년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위에 뽑히는 등 세계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 14일, 여수엑스포가 제시하는 바다의 미래를 알아보고자 시원한 바닷바람이 부는 여수로 출발했다.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꿈의 고래

엑스포 입구를 들어서자 국제관 천장 LED 화면에서 다채롭게 빛나는 고래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관람객들이 사진을 촬영해 여수엑스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송하면, 그 사진들이 모여 고래의 이미지가 완성된다. 많은 사람이 벤치에 앉아 자기 사진 찾기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이 ‘꿈의 고래’의 모티브는 멸종위기 동물인 흑동고래다. 이 동물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개체 수를 점점 늘려나가고 있다. 흑동고래는 바다와 인간의 공생이라는 여수엑스포의 주제를 담고 있으며, 바다의 ‘꿈’을 상징하기도 한다.

▲ 국제관 천장 스크린의 고래가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여수엑스포 조직위원회 제공

바다를 사랑하는 세계인의 전시관

고래를 쫓아가다 보면 설산 융프라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스위스관 입구 통로에는 사람과 물의 대화가 글자로 적혀 있다. 손바닥을 스크린 삼아 펼쳐지는 물의 이미지 덕분에 물과 실제로 대화하는 듯하다. 물과 끊임없이 소통하려는 스위스인의 마음이 느껴진다. 이어서 푸른빛이 감도는 얼음이 있는 영하의 방으로 이동한다. 이 얼음은 한반도와 비슷한 시기에 생성된 빙하로, 융프라우의 두꺼운 만년설에 덮여 오염되지 않은 태초의 순수함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싱가포르관에는 인형, 유리병, 키보드, 선풍기, 로봇 등으로 만든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이들은 모두 싱가포르 인근 바다에서 건져낸 쓰레기들로, 사람들이 재활용해 예술적인 작품으로 변모시킨 것이다. 작품의 외적인 아름다움 속에는 더 깊은 뜻이 있다. 싱가포르는 작은 섬나라다. 그들은 쓰레기로 만든 작품을 통해, 효율적인 폐기물 관리로 주위 해양을 오염시키지 않고도 도시 발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돌고래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로고가 인상적인 중국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중국관은 여수엑스포의 주제를 독특한 무용으로 표현한다. 공연은 중국인 소녀 ‘니니’와 중국흰돌고래의 우정을 보여준다. 이 우정을 통해 바다와 인간이 공생할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바다와 한 마음되어 발전하는 우리나라

국제관을 빠져나와 주최국전시관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유려한 곡선으로 태극 문양을 형상화한 한국관이다.

한국관에 들어서자 우리나라 바다의 풍광이 파노라마 영상으로 펼쳐진다. 남해의 갯벌, 다도해, 몽돌해변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든다.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한국인의 역사가 소개되고, 한복을 입은 여성들이 방을 돌며 강강술래를 시작한다. 처음에 같이 하길 꺼리던 관람객들도 흥겨운 장단에 맞춰 강강술래를 외친다.

높이 15m, 지름 30m 돔 스크린이 있는 방으로 들어선다. 바다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배의 영상과 웅장한 엔진 소리가 미래 한국의 해양 비전과 함께 돔 스크린에서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스크린에 떠오른 문장이 한국관의 주제를 아우른다. ‘인류를 위한 바다의 미래, 대한민국이 열어갑니다’

지구 온난화가 위협하는 환경과 기후

한국관을 나와 가까운 기후환경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진행 요원은 “전시관 안의 극지방 체험실은 기온이 -15℃입니다. 옷을 단단히 여미세요”라고 말하며 추위에 민감한 노약자는 입장을 삼가라 부탁하고 있다.
복합상영관에서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재앙과 지구멸망의 시나리오가 흘러나온다. 지구 온난화로 해류가 뒤바뀌어 지구 곳곳에서 이상기후가 나타난다. 영상 속에서 빙하가 녹아 살 곳을 잃은 새끼 북극곰은 굶어 죽는다. 극지방 체험실의 매서운 추위가 우리 미래의 기후변화를 엄중하게 경고하고 있었다.

바다와 인류의 만남을 주선하는 주제관

거대한 바다(The Big Ocean)을 모티브로 만든 거대한 원형 구조물 The Big-O(이하 빅오) 뒤로 주제관이 보인다. 주제관은 바다 위에 지은 세계 최초의 전시관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건물의 디자인이 다르게 보인다. 바다에서 보면 하나의 작은 섬, 육지에서 보면 물 위의 향유고래처럼 보이는 주제관은 육지와 바다를 연결하면서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바다는 지구의 파란 심장으로서 모든 생명의 요람이다. 주제관의 전시물들은 위협받고 있는 바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입구에 전시된 성인 2배 크기의 대왕조개는 멸종위기에 처한 어패류 중 하나로서 고통받는 해양생물을 대표한다. 주제관의 마스코트이며, 서식지가  파괴되어 살 곳을 잃은 ‘듀공’은 바다를 이용하고 보호하는 일이 사람들의 손에 달려있음을 강조한다.

기업관이 선보이는 해양적 디자인

여수엑스포가 성공전략을 ‘디자인 박람회’로 세운 만큼, 기업관들도 해양과 관련된 디자인을 전시관에 포함했다. 기업관으로 이동하니 독특한 건축물이 보인다.

삼성관은 유선형의 둥근 모양으로, 생선의 비늘 같은 구조물이 감싸고 있다. 이 독특한 디자인은 지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래를 향해 떠나는 배를 상징한다. 앵무조개를 모티브로 디자인된 포스코관은 어찌 된 영문인지 해안 방면 벽면에 커다란 구멍이 나 있다. 안내 요원은 이 구멍을 “바다를 향해 열어놓은 ‘귀’의 모습으로 자연의 소리를 경청하고자 하는 포스코의 의지를 상징한다”라고 설명한다.

▲ 빅오에 거대한 바다의 아름다움이 수놓아진다 /여수엑스포 조직위원회 제공

세계 해양 시민의 축제 빅오쇼

여수 엑스포의 비장의 무기 빅오쇼가 시작하려 한다. 발꿈치를 들고 봐야할 정도로 관람객들로 붐빈다. 레이저와 물줄기가 공중에 떠오르고, 빅오에서 엄청난 양의 물이 폭포처럼 쏟아진다. 다양한 색깔의 빛줄기가 인류와 공존하는 바다, 개발과 보존이 어우러진 연안을 빅오에 수놓는다. 빅오가 내뿜는 불꽃이 여수 밤바다를 멋지게 장식하며 여수엑스포에서의 하루가 저물어간다.

 

여수엑스포
개최지  전라남도 여수 신항 일대
개최기간  2012.5.12 ~ 2012.8.12
관람시간  주중 9시 ~ 23시
             주말 8시 ~ 23시
관람료  20세 ~ 66세 : 33,000원
          (오후 20,000원 / 야간 10,000원)
          14세 ~ 20세 : 25,000원
대표전화  1577-2012
홈페이지  www.expo2012.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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