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부 기자로서 일을 하다보면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캠퍼스를 거니는 학우들, 직원분들, 강의를 마치신 교수님을 만나뵈어 인터뷰하고 국회의원과 타대학 총장님, 국외인사가 나의 취재 대상이 되기도 한다.

각자 전해줄 정보가 다르고 서있는 위치가 다르지만, 우리 학교와 관련된 소식을 들고 올 사람들을 만날 생각에 질문을 준비하고 사전조사를 하는 과정부터 흥분을 감출 수가 없다. 하지만, 직접 만나서 얘기할 때는 되도록 이런 흥분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사적인 일로 만났더라면 즐겁게 어울릴 수 있을 것만 같은 사람이라도 기자는 항상 묵묵히 듣고 신중하게 질문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많은 인터뷰를 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까지도 기자로서 기계적 중립을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참 많다.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자신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취재원들을 보며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그들에게서 풍기는 ‘아우라’ 때문이다. 그런 이들에게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그들 한명 한명이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과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는 것이다.

한순간의 폭발이 아닌, 차분히 고민하고 준비한 끝에 나온 확신일수록 그 아우라는 더욱 예리해진다는 것을 느낀다. 오랜 기간 빚어진 예리함. 이는 무덤덤함이 만연한 요즘, 어쩌면 가장 빛나는 매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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