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와 지난 17일 우리 곁을 떠난 학우들을 추모하기 위해 지난 18일 교양분관 앞에 학우 분향소가 마련되었다. 분향소는 지난 23일까지 운영되었다 /최홍범 기자
지난 17일 새벽 4시 30분 경, 전산학과에 재학중인 4학년 김아무개(23, 남) 학우는 자신이 살던 미르관 기숙사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 이후 5시 40분 경, 김아무개 학우가 잔디밭에 떨어져 있는 것을 근처를 지나던 한 학우가 발견해 사감실과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원들이 출동해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며 인근 을지대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김 학우는 끝내 숨졌다.

이후 경찰이 현장 감식을 진행, 10시 20분 경 철수했다. 김지수 도룡지구대 경감은 “엘리베이터를 탄 뒤 14층에서 내리는 CCTV 화면과 방에 있던 2장의 유서를 확인했으며, 현재 둔산경찰서에서 조사 중인 상태다”라고 말했다. 유동하 둔산경찰서 형사과장은 “‘열정을 내 보려 해도 힘이 나지 않는다, 요즘 그저 눈물이 하염없이 흐른다’는 내용과 함께 진로에 대한 고민 등이 담긴 짤막한 유서가 발견되었다”라고 밝혔다.

김 학우의 빈소는 을지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었으며, 서남표 총장, 김도한 학부총학생회장 등을 비롯해 많은 학교 관계자들과 학우들이 빈소를 찾았다. 발인은 18일 정오께 진행되었다. 학내커뮤니티 ARA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는 많은 학우들이 고인을 추모하는 글을 남겼다.

학교본부는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비상대책팀을 가동하며 긴급 브리핑을 하는 등 극단적인 선택이 재발하는 것을 막고자 분주히 움직였다. 학부총학생회(이하 총학)와 대학원총학생회(이하 원총), 교수협의회 등도 회의를 소집하고 호소문을 발표하는 등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비보 발생 당일 오전 8시, 서남표 총장은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소집하는 등 수습 대책 마련에 발빠르게 나섰다. 이 자리에서 서 총장은 “학교의 책임자로서 가슴아픈 일이 발생해 유가족들께 죄송하고 비통한 마음이다”라며 “이러한 일이 재발하는 것을 막고자 대책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고 두원수 홍보실장이 대신 전했다.

정오께에는 두 실장을 비롯한 학교본부 관계자들이 긴급 브리핑을 열어 비보와 관련해 학교본부의 입장을 발표했다. 두 실장은 “다각적인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불행한 사건이 발생해 심히 유감스럽고, 정말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라고 밝혔다.

오후 1시 30분께는 김도한 총학 회장, 김승환 총학 부회장, 박찬 원총 회장, 경종민 교수협의회장 등이 만나 수습 대책을 논의했다. 이어서 2시 30분께 소집된 비상대책팀 회의에서는 교학부총장, 학생지원본부장, 학생생활처장, 학생부장, 상담센터장, 홍보실장, 총학 회장과 부회장, 원총 회장과 정보국장 등이 배석해 구체적인 대책 마련 방향을 의논했다.

밤 11시에는 총학 중앙운영위원회가 열려 경과를 보고하고 4시간 30분에 걸쳐 대책을 논의했으며, 이튿날 오전 9시에는 비상대책팀 2차 회의가 열렸다.

과학고를 졸업해 2007년 우리 학교에 입학한 김 학우는 3학년을 마치고 입대했으며, 복무를 끝내고 이번 학기에 복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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