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과 남창희 교수팀] 헬륨 원자에서 광이온화된 전자의 에너지 스펙트럼을 측정해, 시간에 따른 전자의 상태 함수 복원 성공

원자나 분자에서 전자의 움직임은 어떻게 관찰할 수 있을까. 원자나 분자에서 전자는 가진 위치에너지에 따라서 준위가 변하는데, 전자의 에너지준위 변화 시간은 아토초(10-18초) 단위로 매우 짧다. 수소 원자의 바닥 상태 전자가 원자핵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150아토초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원자나 분자에서 일어나는 전자의 운동을 측정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우리 학교 물리학과 남창희 교수팀은 아토초 펄스를 이용해 헬륨 원자의 광이온화를 계측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 결과는 물리학계에서 가장 수준 높은 연구가 게재되는 <Physical Review Letters> 3월 2일 자에 게재되었다.

측정할 수 없던 아토초 단위의 변화

전자가 에너지를 받으면 원자에서 떨어져 나가는데 이를 이온화라고 한다. 레이저 펄스와 같은 전자기파를 이용한 이온화를 광이온화라고 하는데, 이 반응은 아토초 범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기존의 측정 장치로는 시간에 따른 변화를 제대로 관찰할 수 없었다.

아토초 펄스 세계기록 경신해

남 교수팀은 헬륨 원자의 광이온화 현상을 계측하기 위해 고차조화파 아토초 펄스를 이용했다. 펨토초(10-15초) 레이저를 집속해 아르곤 가스에 쏘면 레이저의 전기장에 의해 전자가 이온화되었다가 돌아오면서 운동에너지를 얻는다. 이 전자가 원자와 재결합하면서 운동에너지를 다시 빛으로 방출해 고차조화파 아토초 펄스를 생성한다. 남 교수팀은 이 방법으로 2010년에 세계기록상으로 가장 짧은 63아토초 펄스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아토초 펄스로 헬륨 원자 광이온화

헬륨 원자의 전자 운동을 계측하기 위해서 남 교수팀은 고차조화파 아토초 펄스와 펨토초 펄스 레이저를 같이 이용했다. 고차조화파 아토초 펄스와 펨토초 펄스 레이저를 시간 지연을 두고 발진하면 시간 지연에 따라 이온화된 전자의 에너지 스펙트럼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고차조화파 아토초 펄스는 차수가 높을수록 에너지가 높은데, 17차 아토초 펄스는 헬륨 원자를 단번에 이온화시키지만 15차 아토초 펄스는 이온화시키지는 못하고 높은 에너지준위로 전자를 들뜨게 한다. 펨토초 펄스 레이저는 들뜬 상태의 헬륨 원자를 이온화하고, 이온화된 전자를 가속하는 역할을 한다. 이온화된 전자가 1미터를 날아서 검출기에 검출되면 이온화된 전자의 속력을 알 수 있고, 전자의 속력을 이용해 에너지를 구할 수 있다. 전자가 17차에서 이온화될 확률과 15차에서 들뜬 상태가 되었다가 펨토초 레이저 펄스에 의해 이온화될 확률은 스펙트럼에서 양자적으로 간섭무늬를 형성하는데 이 에너지를 스펙트럼으로 분석할 수 있다.

그림 2. (a) 헬륨의 전자가 광이온화 되는 경로 (b) 이온화된 전자의 에너지 스펙트럼 (c) 시간지연에 따른 에너지 스펙트럼 /남창희 교수 제공

시간에 대한 정보 복원해

남 교수팀은 고차조화파 아토초 펄스와 펨토초 펄스 레이저의 입사되는 시간 차이를 -100펨토초에서 100펨토초까지 다르게 한 1,000개의 전자의 에너지 스펙트럼을 측정했다. 스펙트럼은 주파수 영역의 데이터이기 때문에, 적분방정식을 풀어 전자의 시간에 따른 전자의 상태 함수를 복원할 수 있다. 전자의 상태 함수를 얻으면 이로부터 원자의 상태 변화를 시간에 따라 추적할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해 남 교수팀은 헬륨 원자에서 일어나는 초고속 광이온화 과정을 계측할 수 있었다.

원자나 분자에서 아토초 단위로 변화를 측정할 수 있다면, 원자나 분자에서의 전자의 운동을 규명할 수 있다. 전자의 운동을 규명할 수 있다면 전자의 움직임을 제어할 방법도 개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남 교수팀은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시도는 있었으나 대부분 실패했다”라며, “다른 분자나 원자에 대해서도 아토초 단위의 전자 운동을 규명해 나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연구 방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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