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구름이 공진하는 나노 표면 플라즈몬 현상 이용해 형광체 광 효율 개선

우리 학교 전기및전자공학과 최경철 교수팀이 나노 표면 플라즈몬 효과를 이용해 투명 디스플레이의 광 효율을 높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 분야에서 세계적인 학술지 <스몰> 3월 호에 실렸다.

투명 디스플레이 개발에 필수적인 투명 형광체

공상과학영화를 보면, 종종 투명한 유리 위에 화상이 비추어지는 장면이 나오곤 한다. 이때 화상이 비추어지는 투명한 장치를 ‘투명 디스플레이’라고 한다. 투명 디스플레이 상용화를 어렵게 하던 난제 중 하나가 ‘투명 형광체’다.
투명 디스플레이를 제작하려면,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모든 부분이 투명해야 하는데, 이는 빛의 색깔을 조절하는 형광체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현재까지 개발된 투명 형광체는 대부분 광 효율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투명 디스플레이는 상용화하기에는 밝기가 너무 어두웠다.

퀀칭이 형광체의 광 효율 감소시켜

형광체는 활성제(activator)와 공활성제(coactivator)로 구성되어있다. 형광체에 빛을 쬐면 공활성제가 빛을 흡수해서 활성제에 전달해  활성제가 형광을 낸다. 투명 형광체는 이 과정에서 퀀칭(quenching)으로 인한 에너지 손실이 커 발광 효과에 한계가 있었다. 퀀칭이란 에너지가 열로 발산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 그림 1. (좌) 기존의 LCD (우) 은 나노 입자 증착한 LCD 오른쪽 LCD는 왼쪽의 LCD 구조에서 은 나노 입자를 추가한 것으로, 밝기가 더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최경철 교수 제공

전자구름의 공명 현상, 나노 플라즈몬

최 교수팀은 투명 형광체의 낮은 광 효율을 극복하기 위해 나노 표면 플라즈몬 현상을 이용했다. 나노 크기의 금속 입자에 전자기파를 쪼이면 금속 입자의 전자 구름은 이에 반응해 진동한다. 이 때, 특정 파장의 전자기파를 쪼이면 전자 구름이 준 입자처럼 공진하게 된다. 이렇게 전자 구름이 공진하면 전기장이 강화되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를 나노 표면 플라즈몬 현상이라고 한다.

강화된 전기장이 에너지 전달 속도 높여

이 나노 표면 플라즈몬 효과를 디스플레이에 적용하면 발광 강도가 향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공활성제에서 활성제로 에너지가 빨리 전달되기 때문이다. 아직 실험적 증명은 뒷받침되지 않았지만, 최 교수팀은 나노 표면 플라즈몬 현상에 의해 강화된 전기장이 공활성제에서 활성제로 에너지를 전달하는 속도를 높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그림 2. 금속 나노 입자에 의해 강화된 전기장 / 최경철 교수 제공

퀀칭 감소시키는 빠른 에너지 전달 속도

에너지 전달 속도를 높이면 형광체에 에너지가 공급되어 들뜬 상태가 되었다가 빛을 발생시키면서 안정 상태로 돌아가는 주기가 빨라진다. 이 주기가 반복되는 속도를 ‘발광 재결합 속도’라고 하는데, 발광 재결합 속도가 빨라지면 퀀칭으로 인해 손실되는 에너지가 줄어든다. 열에너지가 발산될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최 교수팀은 2008년에 나노 표면 플라즈몬 현상으로 OLED (Organic Light Emitting Diode, 유기발광다이오드)의 발광 강도를 향상하는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간단한 투명 디스플레이 구현해

최 교수팀은 투명 전극 위에 진공 증기증착법으로 짧은 시간 동안 금속을 증착시켜 나노 입자를 생성한 후, 수십 나노미터의 공간을 띄어 투명 형광체 층을 쌓으면 투명 디스플레이의 광 효율을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때 금속 나노 입자와 형광체 사이의 간격을 ‘나노 갭 스페이서’(Nano Gap Spacer)라고 하는데, 이 간격은 금속 나노 입자에서 일어날 수 있는 퀀칭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 연구는 기존의 투명 형광체를 이용해 투명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기술적 진보를 가져왔다는 점과 투명 형광체의 효율을 증대해 형광체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희토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최 교수는 “이 연구는 나노 표면 플라즈몬 현상을 투명 PDP(Plasma Display Panel)의 경우에 대해서 적용한 연구로, 이후에는 투명 OLED에 적용한 연구를 하고 있다”라며, “최종 목표는 투명하고 유연한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연구의 방향을 드러냈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