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DTU 협력 1주년] DTU 현장을 가다

유창동 글로벌협력본부장, 이태억 에듀케이션 3.0 추진단장으로 구성된 우리 학교 대표단은 6일 오전 9시(덴마크 현지시각) 덴마크공과대학(DTU)를 방문했다. 12시간 가량 쉼없이 진행된 이번 방문에서, 대표단은 융합적 수자원 관리기술(Integrated Water Technology)과 신개념 교수-학습법 등과 관련해 양 대학의 상황을 확인하고 방향을 논의했다.
 

▲ 유창동 글로벌협력본부장(맨 왼쪽)과 이태억 에듀케이션 3.0 추진단장(맨 오른쪽)이 온라인을 활용한 신개념 교수-학습법과 관련해 덴마크공과대학(DTU) 수학과(Mathematics)의 Steen Markvorsen 교수, Karsten Schmidt 교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정진훈 기자

DTU 환경공학과의 화두는 ‘물’

우리 학교 EEWS대학원 등과 협력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DTU의 환경공학과(Environment)에는 25명의 교수가 148명의 학부생과 95명의 석사과정 학생을 지도, 연구하고 있다. 매년 140만 유로(한화 20억 원) 규모의 연구 자금을 대학과 정부, 기업으로부터 받는다. ▲도시 치수관리 ▲환경화학 및 미생물학 ▲잔존자원 관리 ▲수자원 관리 등 총 4개의 분야로 나누어 연구를 하고 있다.

6개의 중점 협력분야에서 공동연구

특히, 우리 학교와는 ▲인공위성 등 항공우주기술을 이용한 수자원 관리기술 ▲지하수의 수질 유지기술 ▲하수를 관리하는 혁신적 환경·생명기술 ▲수요-공급 조절 및 저장, 홍수 대비 등 도시 치수기술 ▲기후변화의 영향과 그에 대한 대응 ▲모래를 이용한 필터 등 식수의 생산과 관리 등 6개의 중점 협력분야를 선정해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바이오 및 나노 분야에서 우리 학교 신항식, 이우진, 정유성, 한종인 교수 등이 DTU와 공동 연구팀을 꾸렸다. 이들 연구팀에서는 3대 집중연구과제(Three Intensive and Signature Projects)에 대한 연구를 지난 1일 시작했다.

앞으로, 5월 14일 경부터 사흘 간 DTU에서, 9월 12일 경부터 사흘 간 우리 학교에서 세미나가 열린다. 장기적으로는 수자원 관리 외에도 다른 학문 분야로 공동 협력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이미 구성되어 연구 중인 연구팀에서도 새로운 과제를 발굴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태억 교수는“100년 만의 홍수와 서울 침수 등으로,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 굉장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라며 “홍수 예측기술의 중요성은 앞으로 굉장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덴마크의 수도인 코펜하겐도 지난해 100년 만의 집중호우로 도심이 물에 잠겼었다.


대표단이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DTU의 수학과(Mathematics) 건물이었다. 이곳에서 대표단은 수학과 교수들이 수학 1 (Mathematics I, 우리 학교의 미적분학에 해당) 강의에서 ‘E-Math’를 사용하는 모습을 살펴보고, 우리 학교가 시범 운영에 들어간 ‘아이-포(I-4)’ 교육과 비교분석하며 새로운 교수-학습법이 나아갈 방향을 논의했다.

DTU, ‘수학 1’ 강의에 큰 비중

‘수학 1’은 신입생들이 입학하면 필수적으로 첫 2개 학기를 연속 수강해야 하는 과목이다. 커리큘럼은 우리 학교의 미적분학과 비슷하지만, 그 중요성은 훨씬 무겁게 본다. 다른 과목의 4배인 20학점(우리 학교의 12학점에 해당)을 할당하며, 한 주에 한 번은 하루 종일 이 과목만을 듣는다. ‘수학 1 데이’인 셈이다.

이처럼 기초 수학과목에 큰 비중을 두는 이유를 Steen Markvorsen교수는 ‘신입생 구성이 차이나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Markvorsen 교수는 “KAIST는 상위 2%의 학생을 선발해 교육시키는 것으로 아는데, DTU는 상위 40%의 학생 중에서 선발한 뒤 이들을 탑 클래스로 키워낸다”라며 “그러다 보니, 기초과목에 대해 세밀한 부분까지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E-Math, 치밀하게 구성된 교수법의 걸작

이어서 Karsten Schmidt 교수가 ‘DTU의 아이-포’인 E-Math를 직접 시연하며 설명했다.

E-Math를 이용한 학습은 유머 요소를 가미한 재미있는 동영상으로부터 시작한다. 학생들은 이로부터 막연한 수학 지식을 ‘어떻게 써먹을 수 있는지’를 이해한다.

학생들은 E-Math를 이용해 7권의 무거운 교과서를 e-Note 하나로 줄였다. 모두 무료이며, 들고 다닐 필요도 없다. 유기적으로 페이지를 넘기며 학습할 학생은 HTML 버전을, 인쇄할 학생은 PDF 버전을 선택하면 된다.

예제 문제를 만들기 위해 다른 학과의 교수들까지 개발에 참가했다. 학생들은 예제 문제를 풀 때, 자신이 지망하거나 관심이 있는 학과의 교수가 낸 문제를 풀면 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지금 배우는 수학 지식이 실제 자신이 하게 될 연구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자연스레 습득할 수 있다.

문제 풀이에는 ‘Pencast’를 이용한다. 풀이 과정과 음성, 영상 파일이 함께 제공되는데, 풀이 과정의 중간 지점을 클릭하면 그 지점의 설명으로 이동할 수 있다. 지식 습득 속도가 서로 다른 학생들이 자신만의 페이스로 따라갈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인터넷을 이용한 강의 수강 및 학습과 함께, 전통적 방법의 칠판 강의도 매일 오전 시간대에 강의실에서 제공된다. 또한, 조별 학습과 멘토링 제도를 통해,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도록 안전망을 짠다.

이태억 교수와 Schmidt 교수는 “이러한 컨텐츠들이 영어로 번역 제작된다면 함께 공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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