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KAIST식 소통을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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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KAIST식 소통을 생각하다
  • 카이스트신문
  • 승인 2012.01.19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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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없는 음해와 비방”, “근거 없는 모략과 중상이 일상화된 뒷 담화 관행”, “특정파벌에 의한 선후배 줄 세우기 문화”, “비상식적, 비윤리적, 시대착오적 폭력적인 주장에 침묵해 버리는 암묵적 카르텔 문화”. 지난 12일 우리 학교 포털 게시판에 게시된 ‘KAIST 현안 관련 서남표 총장 주요발언 요약 자료(이하 주요발언)’에서 나타난 교수협의회에 대한 서 총장의 비판에 사용된 표현들이다. 같은 날 교수협의회는 ‘KAIST 이사회에 드리는 서남표 총장 해임 촉구 결의문(이하 결의문)’을 채택(회원 536명 중 383명 참여 75.5%인 289명 찬성)했다. ‘결의문’에서 교수협의회는 “부정직, 무책임, 사익 추구, 독선, 파행 경영”등의 표현으로 서남표 총장을 비판했다. 같은 날 동시에 발표된 ‘주요발언’과 ‘결의문’은 보도자료로 출입기자단에 배포되었고, 주요 언론에 게재되어 전 국민에게 알려졌다.

이제 우리 학교의 리더십을 둘러싼 9개월여의 갈등은 더 이상 당사자들 사이의 은밀한 비밀이 아니다. 이사장은 총장의 자진 사퇴를 권유했고, 총장은 이사회 자리에서 이를 거부했으며, 교수협의회는 이사회에 총장 해임을 촉구했고, 총장은 공개적으로 자신 사퇴를 거부했다. 우리 학교의 리더십 위기와 관련해 본지는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거나 잘잘못을 따질 위치에 있지 않다. 다만, 우리 학교를 위해 이 문제가 어떤 방향이든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란다. 또한 현재의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우리 학교의 소통 방식에 대해 당사자들의 근본적인 반성을 요구한다.

어느 조직이든 갈등이 없을 수는 있지만, 성공하는 조직은 그 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나간다. 그러나 2012년 1월 우리 학교는 갈등의 조절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느낌이다. 총장은 언론에다 교수들을 비난하고, 교수들은 이사회에다 총장 해임을 촉구하는 대학이 세계 초일류 대학은커녕 정상적인 대학일 수조차 없다. 안타깝지만 2012년 1월 우리는 그 사실을 인정해야만 하는 처지로 내몰렸다.

학내 갈등이 외부에까지 공개된 이상 우리는 하루속히 갈등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 이해당사자들의 요구는 이제 명확해졌다. 이사장은 총장의 자진 사퇴를 권고했고, 교수협의회는 이사회에 총장 해임을 촉구했으며, 총장은 자진 사퇴를 거부했다. 총장의 자진 사퇴로 갈등을 해결할 수 없다면, 절차에 따른 방식만이 남은 셈이다. 우선 이사회는 서남표 총장이 더 이상 우리 학교를 운영해 나가지 못할 만큼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면, 공식적으로 총장을 해임하면 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총장을 재신임하면 될 것이다.

이사회의 결정과 상관없이 서남표 총장은 KAIST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하는 데 왜 자신의 리더십이 꼭 필요한지, KAIST의 무엇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 학내외에 천명하고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사람들을 설득해야 할 것이다. 서남표 총장은 재작년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지금이야말로 바로 그 소통의 리더십이 무엇인지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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